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
박태이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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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났다.
나의 기억 속 마지막의 기억 하나가 떠오른 것이다.
22살의 어느 날 엄마와 통화를 하는데 엄마가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오늘 우리 00이가 왜이리 기분이 좋아? 기분 좋게 웃는 목소리에 엄마도 기분이 좋네."
난 그날 뭐가 그리 좋았을까?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종종 생각한다.
그날 내가 웃으며 엄마와 통화를 할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고 행복했다고.
웃으며 말하던 엄마의 그 목소리가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엄마의 웃음기 묻은 그 목소리가 기억이 날 때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
자주 인생은 우리를 예상치 못한 곳으로 데리고 간다. 우리는 그 무엇도 예측하기 어려운 인생을 살고 있다. 약속이 지켜지는 날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무탈할 수 있을까. 치과 치료를 마무리하고 맛있게 고기를 먹으러 가자는 약속도, 피부과에 가서 젊어지자는 약속도 모두 다 지켜질 수 있다. 반대일 수도 있다. 지켜지지 않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 약속이 평범한 가족의 평범한 오늘을 지탱할 수 있는 비빌 언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말들을 가만히 듣는다. 지켜울 때까지 듣는다. 너무 일상적이라 사랑하는 걸 몰랐던 말들은 문득 사랑이라 깨달을 수 있을 때까지.
- 프롤로그 중에서 -

인생을 살다보면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삶의 파도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지금 내가 이곳에서 무얼 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조차 막막한 순간들이 있다.
그런 순간에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을 알아들으세요?'
이 문장을 보는데 문득 엄마가 나에게 속삭이던 사랑들이 떠올랐다.
그땐 알아듣지 못했었다.
난 오로지 나에게만 관심이 있었고, 엄마가 속삭이는 사랑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였고 공기처럼 내 곁에 있는 것이였다. 없으면 당장에 숨조차 쉬지 못할텐데 말이다.
이제는 알겠다.
그 모든 순간이 사랑이였음을.
내가 알아듣지 못하고 흘려보낸 모든 순간이 엄마가 나에게 들려주는 사랑이였다.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알겠다.

작가님이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사랑을 듣는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일상을 이야기하고, 평범을 이야기 한다. 매일 당연하다는 듯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한다. 이 모든 것에 담긴 사랑을 이야기 한다.
나의 이야기인 듯 공감이 되어 더 귀를 쫑긋 세워 듣기도 하고,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하며 작가님의 등을 토닥여주고 싶기도 하다.

어제를 살았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으며, 내일도 살아갈 것이다.
사랑을 전하고 나누고 받으며.
마음 한 켠이 따스하고 포근해지기도 하도 뻐근하게 아리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 모든 순간에 '사랑'이 함께 할 것이다.
그걸 잊지 말고 매일을 살아가면 좋겠다.

📖
🏷 부모가 사랑을 주는 사람인 것만은 아니다. 부모가 되어서도 때론 기댈 곳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하고 돌아온 내게 안아달라며 온 아이들에게 나는 안긴다. 자식에게서 사랑을 받으며 밖에서 부단히 싸울 힘을 얻는다는 걸 알고 나면 아이들을 껴안는 일에 주저함이 없어진다. 내가 가서 먼저 안아달라고 하게 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은 무한정이어야 하는지 몰라도 아이가 부모에게 내민 사랑은 아주 실낱같아도 충분하다. 가느다랗고 작은 아이의 한마디로도 부모는 수많은 날을 먹고 산다. (p. 77-78)

🏷 사랑하기에, 짧은 말로도 전해지는 진심이 있기에 이 무수한 말들을 '힘내'라는 두 글자에 담을 용기를 낸다. 이 두 글자로 안부와 희망과 감사를 대신하며 써도 써도 불어나는 사랑을 번다. (p. 119)

🏷 나는 새벽에 일어나서 고요히 마음을 돌보고, 글을 읽으며 좋은 힘을 받으며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을 집중해서 도모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넣는 데에서 오는 긍정적인 착각이 아니었다. 이 새벽에 하늘과 거리는 컴컴하고 내 방의 불빛은 밝다. 이대로라면 나는 오늘 하루도 빛나게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늘 하루도 불안하지 않다. 안녕하다. (p. 249)
-본문 중에서-

-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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