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어린이들이 마주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동화집 <감추고 싶은 폴더>아이들과 지내다보면 '이런 문제는 우리 아이들이 몰랐으면 좋겠는데...'하는 것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린데 이런 걸 꼭 알아야 할까?''이런 건 어른들의 일이잖아?''어린 애들이 뭘 알겠어?'등등의 생각을 하며 내 안에 있는 '감추고 싶은 폴더'안에 담아놨던 것들이 있었던 것 같다.그 안에 담긴 문제들을 차근히 다시 생각해보면 어른으로써 부끄러워 도저히 말할 수 없었던 문제들도 많았던 것 같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써 우리가 사는 사회가 고작 이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 문제들을 다섯 편의 동화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범주의 모습에서 벗어나면 얼마나 외면받는지를 이야기하는 <행복한 가족 사진 대회>.부동산 문제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차별들을 이야기하는<아파트 놀이터>자영업의 위기와 그로 인해 아이들이 마주하는 경제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응규네 과일 가게>디지털 성폭력 앞에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는 나래의 이야기를 다룬 <감추고 싶은 폴더>.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쾅>.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문제들을 콕 집어 담담히 이야기하는 동화를 보며 나는 담담 할 수 없었다. 책장을 넘길 수록 화가 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얼굴이 확 달아올라 무슨 말부터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책 속의 이야기이지만 현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디선가 어떤 아이는 이런 문제 앞에서 숨죽여 울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우리 집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해 지기도 했다.이러한 문제들을 어른인 우리가 나서서 모두 다 해결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며 관심의 끈을 놓치 않는다면 조금씩 해결해 나갈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가 한명이라도 줄어들게 될 지도 모르겠다.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아이들을 따스하게 품어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그 사진들은 균형이 맞아 보였고, 반듯하고, 매끄러웠지만, 보면 볼수록 커다란 돌덩이에 눌리는 기분이 들었다. 지율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자기 사진을 집어 들고 교실로 뛰어갔다. 친구들이 뒤따라오며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p. 10-11)🏷 지율이는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행복한 가족사진 대회를 보는 아이들 중에는 푸른이처럼 별로 행복하지 않은 가족도 있을 것이다. '그런 아이가 이 사진들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니, 가족은 꼭 행복해야만 하나? 행복하지 않으면 나쁜 가족인가? 이 대회는 왜 하는 거지?'계속 떠오르는 질문들 때문에 머릿속이 잔뜩 엉키는 기분이었다. (p. 21)🏷 천천히 노트북을 열었다. 나래는 이를 악물고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한 폴더에 모으는 중이었다. 그건 문자 메시지와 채팅 창을 캡처한 사진들이었다. ······이 폴더를 누구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엄마에게? 아빠에게? 선생님에게? 경찰에게? 생각만으로도 목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었다. (p. 65-66)🏷 서울 시청 앞 광장에는 어린이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직접 피켓을 만들어 들고 온 아이들도 많았다. 집회 진행을 돕는 어른들도 보였다. 얼핏 보면 어린이날 행사 같았다. 동건이가 가방을 벗더니 주섬주섬 피켓을 꺼냈다. 쾅쾅! 두드립니다! 대답해 주세요! (p. 101)-본문 중에서- -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