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페의 심부름 가는 길
유타 바우어 지음, 김영진 옮김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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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페와 함께 걷는 따스함이 가득한 길-
<예페의 심부름 가는 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독일 그림책의 거장 유타 바우어.
작가님을 생각하면 <고함쟁이 엄마>가 떠오른다. 그 책을 보며 그 안에 담긴 나의 모습도 보이고 아이의 모습도 보여 얼마나 울었던지...
안쓰러운 그 둘을 안아주고 싶고 보듬어주고 싶고 괜찮다고 다독여 주고 싶었던 그 마음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유타 바우어 작가님의 그림책이라 기대되는 맘으로 책을 펼쳤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까?

📖
어느 날 임금님이 나를 성으로 부르셨어.
내가 아주 날쌔다는 소문을 들으셨다지 뭐야.
임금님은 아주 중요한 편지를 이웃 나라에 전하고 오라셨어.
언덕을 몇 개 넘고 구불구불한 강을 거슬러 쭉 올라가다 보면 숲길이 나온대.
그 길로 계속 가면 이웃 나라 성에 도착한다고 하셨지.

나는 두루마리 편지를 받아 들고 바로 출발했어.
-본문 중에서-

날쌔기로 유명한 예페에게 아주 중요한 편지를 전하고 오라는 일을 시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부분만 봤을 땐 예페의 스펙타클 어드벤쳐 버라이어티 모험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다.
예페의 뒤를 따라 그 길을 함께하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예페의 여정 속에 담긴 의미를 말이다.

예페는 편지를 전하기 위해 열심히 나아간다. 그 길에서 예페는 여러 친구들을 만난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도움이 필요했다. 왕의 명령으로 중요한 임무를 수행 중인 예페는 이 순간 어떻게 했을까?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명감으로 마음이 조급했을 예페.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편지를 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있어서도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는 예페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가슴 한 켠이 찡해온다.
그동안 나는 '심부름 가는 길'에 만난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망설임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까?
내 안에 있는 친절과 온기를 나누어 함께했을까?
늘 주변에 좋은 영향을 전하고 싶어하면서 정말 그렇게 했을까?
예페의 모습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예페만 보고 있으면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감이 오지 않지만 예페가 편지를 전하는 여정을 떠난 그 시간에 성에 있는 왕의 일상을 보면 시간을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시간 동안 예페의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예페의 여정을 함께하며 우리는 삶을 보게 된다. 우리의 삶은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기도 하고, 내 맘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을 때도 있다.
물론 힘든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행복에 빠져들기도 하고, 즐거운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혼자였다면 포기했을 순간들에도 함께라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구불구불 돌고 돌아 심부름을 가는 길.
그 길이 우리의 인생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잔잔한 이야기 속에 담긴 친절과 온기가 나에게도 전해져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고 가끔은 엉뚱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가는 이 길이 고속도로는 아닐지라도 괜찮다.
그런게 우리의 삶이니까 :)
그래도 난 최선을 다할 거니까.

-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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