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페와 함께 걷는 따스함이 가득한 길- <예페의 심부름 가는 길>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독일 그림책의 거장 유타 바우어. 작가님을 생각하면 <고함쟁이 엄마>가 떠오른다. 그 책을 보며 그 안에 담긴 나의 모습도 보이고 아이의 모습도 보여 얼마나 울었던지...안쓰러운 그 둘을 안아주고 싶고 보듬어주고 싶고 괜찮다고 다독여 주고 싶었던 그 마음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유타 바우어 작가님의 그림책이라 기대되는 맘으로 책을 펼쳤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어느 날 임금님이 나를 성으로 부르셨어.내가 아주 날쌔다는 소문을 들으셨다지 뭐야.임금님은 아주 중요한 편지를 이웃 나라에 전하고 오라셨어.언덕을 몇 개 넘고 구불구불한 강을 거슬러 쭉 올라가다 보면 숲길이 나온대.그 길로 계속 가면 이웃 나라 성에 도착한다고 하셨지.나는 두루마리 편지를 받아 들고 바로 출발했어.-본문 중에서-날쌔기로 유명한 예페에게 아주 중요한 편지를 전하고 오라는 일을 시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이 부분만 봤을 땐 예페의 스펙타클 어드벤쳐 버라이어티 모험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다.예페의 뒤를 따라 그 길을 함께하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예페의 여정 속에 담긴 의미를 말이다. 예페는 편지를 전하기 위해 열심히 나아간다. 그 길에서 예페는 여러 친구들을 만난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도움이 필요했다. 왕의 명령으로 중요한 임무를 수행 중인 예페는 이 순간 어떻게 했을까?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명감으로 마음이 조급했을 예페.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편지를 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있어서도 최선을 다했다.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는 예페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가슴 한 켠이 찡해온다. 그동안 나는 '심부름 가는 길'에 만난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망설임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까?내 안에 있는 친절과 온기를 나누어 함께했을까?늘 주변에 좋은 영향을 전하고 싶어하면서 정말 그렇게 했을까?예페의 모습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예페만 보고 있으면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감이 오지 않지만 예페가 편지를 전하는 여정을 떠난 그 시간에 성에 있는 왕의 일상을 보면 시간을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시간 동안 예페의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예페의 여정을 함께하며 우리는 삶을 보게 된다. 우리의 삶은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기도 하고, 내 맘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을 때도 있다.물론 힘든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행복에 빠져들기도 하고, 즐거운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혼자였다면 포기했을 순간들에도 함께라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구불구불 돌고 돌아 심부름을 가는 길.그 길이 우리의 인생과 너무나도 닮아있다.잔잔한 이야기 속에 담긴 친절과 온기가 나에게도 전해져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고 가끔은 엉뚱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지금 우리가 가는 이 길이 고속도로는 아닐지라도 괜찮다. 그런게 우리의 삶이니까 :)그래도 난 최선을 다할 거니까.-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