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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 - 슈퍼플랫폼을 선점하라
호모 디지쿠스.강정수 외 9인 지음 / 아마존의나비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 (아마존의 나비, 강정수 외 9인, 20171025)
IT 기술 중에서 특히 목소리로 검색하고, 목소리로 컴퓨터 및 사물을 제어하는 수단이 될 때, 우리의 일상과 산업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를 논의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강정수 겸임교수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아홉 명의 저자들이 지난 여섯 달 동안 공부하고 토론하여 나온 결과물을 엮은 산물이라고 하는데, 깊이 있는 현상 분석과 미래 예측은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실감케 만들어 준다. ‘보이스 퍼스트(voice first)’ 패러다임이라는 책의 제목은 인간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 인간과 기계가 소통하는 방식에서 사람이 가장 편하게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인 목소리로 기계와 대화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의미이다. 즉 컴퓨터 또는 기계가 보이스 즉 음성이라는 새로운 감각기관을 새로 얻었다는 의미이다.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의 상대적인 의미인데 이는 컴퓨터가 작아지고 모바일 세상이 오자 사람들은 사무실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언제 어디서건 이메일을 확인하고 쇼핑과 계좌 이체를 하며, 문서를 확인하고, 카페에서 자유로이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어, 더 이상 ‘컴퓨터를 쓰기 위해 사무실에 갈’ 필요가 없어졌음을 의미하는데, 그렇게 모바일 컴퓨팅이 사람들을 공간적 제약으로부터 해방시켰다면, 보이스 컴퓨팅은 우리를 화면의 제약으로부터 해방시킨다. 10년 전인 2007년 탄생한 애플의 아이폰이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명령을 수행하여 사람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공간과 습관을 일거에 뒤바꿔 놓으며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를 열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산업 지형과 기업 순위가 바뀌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그로부터 불과 10년이 흐른 지금, 폰을 손으로 집어들 필요조차 없이 말로써 요청하면 쇼핑은 물론 메신저 보내기, 가전제품 제어까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보이스 퍼스트 월드(Voice First World)’에서는 컴퓨팅의 새로운 모습으로 음성 명령, 사람의 움직임, 온도의 변화로 컴퓨팅이 활성화될 것이라 전망하면서, 심지어 인간의 생각만으로도 그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변 환경이 스스로 지성을 지닌 존재로 탈바꿈하여 사람이 원하는 것을 수행하는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의 도래를 시사하는 것이며, 보다 진화한다면 특정 동작이나 얼굴 표정, 심장 박동 수, 심지어는 생각만으로도 시스템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생활 곳곳에 편재하는 인터페이스는 기술의 진보가 지향하는 궁극의 성배와도 같다. 이러한 앰비언트 컴퓨팅으로 가는 출구가 바로 보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어떻게 타이핑에서 터치로, 보이스로 진화하게 되었는지, 목소리로 사물을 제어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며, 그 과정에서 기업들이 음성을 데이터화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얼마나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자료들을 통해 분석하고 토론한다.
다만 이러한 기술의 변화가 현실 사회, 특히 한국 사회에 어떤 지각 변동을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조금 지면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되며, 기술이 곧 권력이고 자본인 시대가 도래할 것인데, 개인정보보호, 정보 집중으로 인한 소득불균형 심화 등의 문제에 대한 대책이나 고민 등이 부족하고, 분석이 전문적이면서도 다소 천편일률적이라는 느낌을 받는 것은 아마 한 사람 위주의 논리와 생각이 많이 좌우되지 않았을까 유추해본다. 마지막 에필로그(대담 : 다시 한 번, 혁명이 온다)에서 작가들의 진솔한 생각과 예측은 현장에서 토론하는 생동감을 느끼게 하여 좋았다. 한국 기업들의 보이스 플랫폼 기술 수준, 보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인터페이스 기술의 발전은 딥러닝과 머신러닝 기반의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할 것이라는 전망은 좋았고, 기술 진화로 인간 개인은 더욱 파편화되고 있고, 보이스 서비스로 인간과 인간의 직접 대화는 더욱 줄어들고 인간 소외가 더욱 가속화 될 가능성, 자본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IT업체의 독점 체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공고화될 것이라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 같은 유통업체가 매우 큰 소비자 가치를 창출한다고 보기 어려운데, 보이스 퍼스트 업체인 아마존 같은 유통업체의 힘이 강해질수록 생산업체는 유통업체의 하청업체와 유사한 지위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며, 소비자가 가격 결정력을 잃을 수 있고, 보이스 인터페이스를 통해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아마존 에코의 경우 아마존과의 관련 제품 두어 가지만 제품 외에는 추천하지 않는 점은 이를 방증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즉 보이스 퍼스트로 인해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를 하청화하는 현상이 점점 심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소비자 불이익이 커질 수 있다.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 또한 중요한 정보로 수집 분석되어 활용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최적의 상품이 추천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보이스 인공지능 서비스 업체의 입장에서 최적의 추천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 개인별 가격 민감도와 지불 의사 등과 관련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소비자의 주권은 사라지고, 정부의 기업에 대한 공정한 감시와 통제도 어려워 질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공론화가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