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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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Wendelin Van Draanen, 에프, 20170820)

가난하지만 가족으로부터 교육과 보살핌을 잘 받은 소녀 줄리와 잘 생기고 넉넉하게 자랐지만 소심한 소년 브라이스가 유소년기에서 사춘기를 보내면서 겪게 되는 성장 소설이자 풋풋한 첫사랑이 녹아들어가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줄리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이웃집으로 브라이스가 이사 오면서 첫눈에 반해서 6년을 쫓아다니지만 브라이스가 냉담하고 귀찮게만 여긴다는 사실을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알지 못하다가 결정적인 여러 사건을 통해서 알게 되고, 브라이스는 자신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줄리 내면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성장을 통하여 깨닫게 되는 과정을 여러 주변인물의 성격과 가정환경을 대비시키면서 잘 보여주고 있다. 책 제목 “플립(flip)"이 ‘뒤집다’나 ‘정신이 나갈 정도로 열중한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열중해서 읽다보면 제목에 대한 이해와 상징성을 저절로 알게 되어 진다.

줄리는 아빠로부터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총명함을 자연스럽게 터득해 가면서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간다. 줄리는 아빠로부터 “전체가(그림은) 부분을 합친 것 이상이란다. 소는 혼자 있으면 그냥 소일뿐이고 풀밭은 그냥 풀과 꽃일 뿐이고 나무 사이로 엿보이는 햇살은 그냥 빛줄기일 뿐이지만 그 모두를 합치면 마법이 일어난다. 적절한 조명이 가장 중요하단다. 사람들의 주변에는 일상생활에 파묻히지 않고 삶의 기적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필요하다.”라는 식의 조언을 받고, 브라이스는 새롭게 가족으로 합류한 외할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으면서 아버지와 자신의 편협함과 아집을 눈뜨게 되며, “어떤 사람들은 집에, 어떤 사람은 옷에, 어떤 사람은 겉치장에 몰두하지 --”라며 인간 내면의 소중함을 “누구나 일생에서 단 한 번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을 만난단다.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게 되지.” 라며 사랑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줄리도 브라이스 외할아버지로부터 “세월이 지나면 과거를 돌아보며 충고하는 일이 쉬어지지만, 슬프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늦을 때까지 겉모습을 꿰뚫어 보지 못한단다.”라며 인간 내면의 가치를 들으며 인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는데 도움을 받는다.

단순한 사춘기의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되는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들의 인생을 풀어놓은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이다. 실제 우리들의 첫사랑의 기억은 영화나 소설과 달리 꼭 애틋하고 따뜻하지만 않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사랑 얘기는 나이가 들어서도 설렘과 이루지 못하는 짜릿한 흥분으로 다가 오며, 소설의 결말 이후를 연상해 보는 재미가 있다. 소설은 줄리와 브라이스의 시각을 번갈아 가면서 1인칭 작가의 시점으로 서술해 나가는데 언뜻 ‘냉정과 열정 사이’ 소설이 연상되기도 한다. 우리는 오해와 착각으로 상대의 진심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많았던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현대에 와서 이러한 교차 시각으로 풀어나가는 소설이 아주 많아 진 것은 사회가 점차 상대성, 다양성, 개방성을 좀 더 인정하는 민주주의 사회 분위기 탓도 있을 것이라 과장 유추해 본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편견과 선입관으로 잘못 판단하고 올바르지 못한 결정을 하였고, 우리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잘못된 정보와 시각을 주기 위해서 부지런히 우리들을 포장하고 가면을 쓰고 살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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