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습관이다
장오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독서는 습관이다 (장오수, 지식과 감성, 20170620)

책의 부제처럼 한권의 책으로는 인생을 바꾸지 못하니 다섯 수레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습관을 붙이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 논지이며, 독서를 해야만 하는 당위성, 독서 습관을 붙이기 위해서 필요한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방법론과 독서를 통하여 변하는 삶 등을 서술하고 있다. 다섯 수레의 책을 가득 채우는 그런 삶을 살 수 있다면 그 끝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니, 그 길을 걸어가는 자체가 곧 목적이요 이룸일 것이라고 독서 그 자체의 목적성을 설파하고 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독서의 당위성에 대하여 첫째 인식의 폭을 확장하기 위해서인데, 행동은 사고에서 비롯되며 그 사고는 인식의 폭만큼 왔다 갔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인식의 폭이 크면 클수록 그 사람이 사고의 폭도 커져서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이 행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며, 독서는 받아들여진 지식이 기존 지식과 섞이고 대립하여 자신만의 것으로 재정립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식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삶의 기로에서 보다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다. 셋째 살아가면서 닥치게 될 위기와 고비를 잘 헤쳐 나가기 위해서다.

그리고 독서는 습관들이기 나름인데 재미와 즐거움 그리고 지속성을 통해서만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책을 한 권씩 사 줘야 하는 기본적인 이야기는 성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유효하며, 책을 읽는 재미와 즐거움을 먼저 알게 해주라는 말이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며, 그렇게 자신의 관심 분야의 책을 읽다보면 재미를 느끼게 되고 그와 관련된 또 다른 책들도 구해서 읽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를 가지고 오게 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할 때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몸을 풀고 나서 기초적인 자세부터 단계적으로 난이도를 높여가야 하듯이 독서 역시도 인문학적인 소양만을 강조해서 처음부터 어렵고 힘든 인문서적부터 읽기 시작한다면 백 번을 도전해도 백 번 모두 실패한다는 것이다.

책을 어느 정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작가가 제시하는 것은 물이 수증기로 끓어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처럼 우선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읽으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지속적으로 읽다 보면 몸에 변화를 조금씩 느낄 때가 온다. 읽는 책들이 몸에 변화를 가지고 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읽는 인내가 필요하다. “5.3법칙”- 한 작가의 작품을 다섯 권 이상 읽으면 그 작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고, 같은 주제의 책은 적어도 다섯 권 이상을 읽어야 하며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은 책이라면 세 번은 반복해 읽어야만 행간에 숨어 있는 뜻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독서는 양을 통하여 질을 확보한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독서로 인한 삶의 변화나 가치관의 재정립 같은 깨달음은 어느 날 벼락처럼 오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이상의 지속적인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결과물이라는 면에서 돈오점수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돈이나 밥보다 더 가치있고 의미 있는 것이 우리 삶에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도 우리는 더 책을 가까이 해야 하고 더 깊이 읽어야 한다. 그러한 것을 느끼게 될 즈음이면 독서가 자신에게 밥도 주고 돈도 주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흔한 말로 책을 읽는다고 돈이나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구의 말처럼 삶이 갑자기 고귀해지거나 인품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해한 행위를 멈출 수 없는 것은 아무 희망도 없는 이 세상을 어떻게든 견디어 내야 하는 사람들이 실낱같은 끈에 마지막으로 매달려 보는 심정과 같을 것이다.

어느 정도 읽어야 글을 쓰는 일이 가능한가에 대한 궁금증은 명나라 화가 동기창의 말-讀萬券書 行萬里路(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를 여행해야 한 줄의 글을 쓸 자격이 생긴다)-을 빌려 답하고 있고, 만약 기본적인 독서가 쌓인 후라면 어느 시점이 글쓰기를 시작하기에 적당한가에 대한 물음은 다양한 독서로 내면을 채워 더 이상 담아둘 곳이 없어 꾸역꾸역 밖으로 역류하는 지경이 될 정도에야 비로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쓰고 싶다는 욕심만으로 글이 써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설령 그렇게 시작했다 해도 몇 자를 쓰고 나면 더 이상 쓸 말이 바닥 나 버려 실망과 자책으로 포기하게 만들거나 수준에 미치지 못한 조악한 글이 될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되도록 많은 작품을 필사해 봐야 한다. 작품 필사를 할 때는 단어와 띄어쓰기는 물론 따옴표나 느낌표 하나에 이르는 세세한 부분까지 틀리지 말고 그대로 베껴 적어야 한다. 그렇게 다른 작품을 베껴 쓰다 보면 좋아하는 작품이나 작가의 문제가 자연히 익어지고 그런 문체를 흉내 내어보기도 하면서 조금씩 자신만의 문체를 개발해 나갈 수 있게 된다. 그 밖의 독서방법론으로는 한권의 책을 세 번을 반복해서 읽어보면 작품이 담고 있는 뜻이나 저자의 주장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독서, 독서모임에 가입해서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함께 읽으며 의견을 나누어 보는 방법, 한 작가의 작품을 모두 스토킹하듯이 읽어보는 방법, 독서의 가치와 목적을 먼저 따져본다면 천천히 읽는 정독, 책을 읽으면서 밑줄도 긋고 낙서나 메모도 하면서 지저분하게 읽기, 대부분의 책에는 다른 저자의 작품이나 내용이 언급되어 있는데 고구마 넝쿨을 캐듯이 언급된 작품을 함께 구해서 읽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치지만 독서에 대한 깨달음이나 인식이 참 많이 닮았다는 동류의식을 감히 가져본다. 작가는 공직생활의 바쁜 와중에도 한 달에 10권 이상의 책을 10년 이상 읽었다는 자체가 이미 독서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작가와 같이 무기력한 생활에 찌들려 미래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독서를 시작하였고, 독서를 하는 중에 세상이나 인생의 물음이 생겨서 나도 책을 한번 내보자는 가당치도 않는 욕심을 부린 적이 있었는데, 책속에 언급한 사례처럼 몇 페이지 정도 적어 보다가 내공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중단한 적이 있었다. 약 10년 계획을 잡고 준비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1단계(3년)에서는 편식이 없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재미있게 읽고자 하고 있으며, 2단계(3년)는 책에 언급된 고구마 넝쿨 캐기처럼 관련된 책을 모두 섭렵하고자 하며, 3단계(3년)에서는 책 주제와 관련하여 심화학습을 하고, 자료 등을 발췌하고, 마지막 1년 동안 집필을 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척박한 삶에 온기를 주고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독서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은 수세기 동안의 역사에서 이미 입증되었다는 작가의 주장에 십분 공감하며, 독서를 취미와 즐거움을 넘어 나를 다듬는 도구로서의 가치를 발견하게 될 정도가 되는 한 단계 높은 반열에 진입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반성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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