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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도 시간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 겨울공화국 시인 양성우의 젊은 날의 연대기
양성우 지음 / 일송북 / 2017년 2월
평점 :
지금 나에게도 시간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양성우, 일송북, 2017.3.26.)
격랑의 한국 현대사에서 독재와 억압에 맞서서 온 몸으로 저항했던 시인 양성우의 젊은 날의 자서전 형식의 에세이다. 서슬 퍼런 군부독재정권의 폭압적인 자유압살정책에 항거하였던 작가는 젊은 날의 상처 많고 굴곡진 삶의 편린들이 읽는 이들에게는 때로는 거울이 되고 반면교사가 되었으며 한다는 생각으로 이 자서전을 적었다고 고백한다. 시대적인 격랑 속에서 ‘시’라는 돛대를 껴안고 험한 파도를 헤치며 살아온 상처 많고 굴곡진 젊은 날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작가는 자조하지만 그 시를 적는다는 것이 목숨을 걸고 써야하고 돌아오는 것은 눈물과 상처뿐이었음을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조작과 기만이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민주와 자유를 위한 피의 희생 덕분에 오늘날 우리들은 그럭저럭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만약 지난 폭정의 시대에 작가와 같은 사람들이 없었다면 오늘 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런 시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억압과 폭정이 잘못되었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런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 싸운 사람은 아주 소수일 것이다. 작가가 섭렵했던 책들도 똑같이 읽었고, 또한 불의를 느꼈지만 얄팍한 자기 정당화의 논리로 안전하고 편안한 삶의 길을 선택한 우리 자신에게 부끄러움과 끝없는 부채 의식을 지게 만드는 자서전이다.
앞으로의 한국 현대사도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고 또다시 역사의 질곡에 내던져졌을 경우에 과연 우리들은 작가와 같은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너무나 평화적이고 질서정연하고 안정적인 마치 축제와 같은 촛불시위 현장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면서 이러한 것도 모두 피의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는 것을 자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두 딸들과 함께 광화문 촛불 시위에 기꺼이 참가할 수 있었던 것도 수많은 열사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가 마지막에 국회의원이 되면서 한국 현실정치의 민낯을 경험했던 이야기 분량이 너무 적은 것이 아쉽다. 자유로운 영혼이며 시를 쓰는 작가가 아직도 세상의 거의 모든 대립과 모순 그리고 편견이 집약된 한국 현실 정치에서 작가가 느꼈을 배신과 소외를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겠다. 작가의 필력도 좋지만 기억력이 그렇게 무한정 좋은 것은 아마 온 몸으로 각인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