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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가게
너대니얼 호손 외 지음, 최주언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8월
평점 :
마술가게(허버트 조지 웰스 외 3인, 몽실북스 ,20170224)
어린이를 위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환상과 상상력이 가득한 어른을 위한 동화로 바꾸어 버린 것 같은 책이다. 저명한 작가 4명(하버드 조지 웰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나다니넬 호손, 로드 던세이니)의 소설 6편을 묶은 단편집인데, 어릴 때 보았던 동화책이나 최근에 영화로 본 ‘반지의 제왕’이나 ‘헤리포터’ 같은 느낌을 준다. 단편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읽을 때는 전혀 단편같이 않은 6편이 모두 긴 여운과 상상력을 가져오게 하는 고전이다.
1. 목소리 섬(Robert Louis Stevenson)
순간이동을 통하여 목소리 섬으로 가게 되면 섬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의 소리는 들을 수 있는 섬에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야기하는 덧없는 말로를 암시하는 듯한 얘기이다.
2. 마술가게(Herbert George Wells)
아빠와 말 잘 듣고 착한아이가 어느 날 골목에 있는 마술가게에 들어가게 되는데, 아빠가 보기에는 너무 진짜 ‘같은’ 마술이지만 믿을 수 없고, 아이는 ‘진짜 마술’이라고 그대로 믿어 버리는,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상상을 하는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3. 초록문(Herbert George Wells)
어린 시절 우연히 초록문을 통해 들어갔던 세계가 너무나 편안하고 황홀하였지만 현실의 중요한 기로에서는 늘 초록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다른 선택을 하는 주인공에 대한 연민과 번뇌를 느낄 수 있는 단편이다.
4. 눈먼 자들의 나라(Herbert George Wells)
세상과는 높은 암벽과 산으로 철저히 고립되어 있는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사람들은 모두 장님이 되어 버리고 15세대가 지나지만 모두들 아무런 불편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어느 날 눈이 보이는 사람이 굴러 떨어진다. “눈먼 자들의 나라에서는 외눈박이가 왕이다.”라는 속담을 굳게 믿고 있는 주인공은 눈이 보이는 이점을 사람들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이러한 생활에 적응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때까지 눈먼 자들의 나라에서는 추녀라 결혼도 못하는 처녀를 눈이 보이는 주인공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눈이 보이는 아름다움과 자유를 포기하지 못하고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우물 안 개구리격인 인간의 편견과 편협함 그리고 인간의 자유와 욕심 등에 대하여 반추하게끔 만드는 소설이다.
5.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Lord Dunsay)
‘강에 노니는 새’호를 타고 여러 아름다운 도시를 항해하면서 여유롭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관조하게끔 만드는 소설이다. 신이나 종교에 대하여 아무런 편견이나 선입감 없이 서로가 모든 것을 인정해주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들이 부럽기만 할뿐이다.
6. 페더탑(Nathaniel Hawthorn)
유능한 마녀가 마법으로 허수아비인 페더탑으로 하여금 담배를 계속해서 피우게 하여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으로 만든다. 사람들은 모두들 페드탑을 사람으로 여기고. 허수아비마저 점점 자신을 사람이라 여긴다. 사람들은 페더탑을 그 누구보다 화려하고 부유한 귀족일 거라며 우러러보게 되고, 마을의 유지인 쿠킨 판사의 딸마저 페더탑을 첫눈에 반하게 되지만 텅 비어 있고 열정 없는 세상에서 특권을 누리며 살아가기에는 너무 마음이 진실한 페더탑은 거울을 보고 진정한 자신의 실체를 알아버리고 만다. 누더기를 걸친 졸렬하고 텅 빈 모습이라는 것을. “이 세상에는 페더탑처럼 닳아빠지고 잊혀 버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로 만들어진 허풍쟁이, 겉멋만 든 것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그래도 잘만 살아가고 있고, 그것들은 도통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보는 법이 없지. 그런데 왜 불쌍한 내 새끼만 자기 본모습을 알아 버려서 죽고 만 것”이라는 마녀의 넋두리가 귀에 맴맴 거린다.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의 회귀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이미 때가 너무 묻어있고, 있는 그대로의 상상력으로 봐야 하는데 우리들의 눈은 이미 온갖 선입관, 편견, 아집으로 물들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일방통행의 주입식 교육에 절어 있어서 그런지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면 조금 불편하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단편들을 모아서 호평도 크지만 왠지 상상력과 담쌓고 지낸 지 오래 된 것 같은 이 느낌이 싫다. 하지만 한창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두 딸들과의 소통을 위하여 그나마 조금의 인내를 갖고 굳어버린 뇌에 나름 윤활유를 부어서 아바타가 되어 이크란을 타고 날아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