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 - 조선탐정 박명준
허수정 지음 / 신아출판사(SINA)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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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 (허수정, 20161226, 신아)

일본의 역사 추리소설 형식이지만 경제적 상황이나 사회적 풍경 등이 너무나 사실적이라 17세기 중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시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작가가 순수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놀랍고, 두 전란 직후에 조선과의 관계와 정치 상황도 잘 썩어서 소설에 녹여 놓았다는 점에서 사실성이 더 돋보여지는 작품이라고 본다. 오사카에서 벌어진 집단 참살 사건 이후에 쇼군의 쌍둥이 동생인 바쇼가 조선의 박명진을 찾아가 사건 해결을 의뢰하면서 전개된다. 계속되는 복선과 반전의 묘미 속에 집단참살 사건의 고리가 반쯤 불타버린 금서에 있음을 안 이후에 금서의 내용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금서의 내용은 액자 소설 형식으로 또 다른 사건이 전개되는데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전국시대를 마감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군웅들의 힘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일으킨 이후에 히데요시의 죽음에 얽힌 비화를 담고 있고, 이것은 왜에 끌려간 정혼자를 찾기 위해서 왜에 거짓으로 항복한 ‘린’의 활약으로 세 번째 왜란이 발생하지 않고 종전이 되었다는 것이다.

소설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가 전란이후에 국내적으로 평화를 구가하고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기 위하여 무역과 상업도시가 번성하는 광경과 조선과 명을 침략하기 전에 히데요시가 농민의 칼이나 무기 등을 회수하는 도수령과 무사를 제외한 농민 등의 신분 이동을 금지하는 신분통제령을 포고한 이후에 형성된 신분질서에 대한 반감도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조선의 판소리와 비슷한 일본의 노에 대한 해박한 설명은 소설을 더욱 부드럽고 수려하게 흘러가도록 하고 있고, 소설의 곳곳에 나타나는 위정자들의 부패하고 타락한 모습에 대한 분노와 전쟁 놀음에 죄없는 민초들이 겪는 고초와 사랑이 애닳고 가슴 아프다. 다만 액자소설의 구성이 조금 더 정치했으면 사건의 연관성이 더욱 빛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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