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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삼킨 소년 - 제37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침묵을 삼킨 소년(야쿠마루 가쿠, 예문아카이브, 20161116)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한 세상에서 경종을 울리며, 생명의 존귀함과 청소년 범죄에 대하여 여러 고민을 안기고, 감동까지 선사하는 작품이다. 더구나 언론에서 늘 봐왔던 피해자의 입장뿐만 아니라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가해자의 입장과 그 부모로서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풀어나가야지 하는 과정이 인간적인 고뇌와 솔직함이 묻어있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 범죄가 심각하지만 늘 딴 세상의 일로 치부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만약 내 자식이 살인자였다면, 아니 내 자식이 살해당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마음을 계속 갖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중학생인 쓰바사는 살인에 대한 인정도 동기도 밝히지 않고 침묵하고 있고, 잘나가는 건설회사의 전도유망한 기획팀장인 요시나가는 살인자의 아버지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아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스릴러 소설처럼 빠른 전개와 드라마틱한 요소는 적지만 결론을 향하여 꾸준히 천천히 전개되는 알찬 스토리 구성과 내용이 가슴 먹먹하게 하는 감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에 대한 회한과 사랑이 공감가며 끝내는 눈물짓도록 한다.
행동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식이 왜 그랬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게 부모야.
아버지의 말을 들었을 때부터 그 말뜻을 깊이 새김질하고 있었다. (282p)
“유토 군을 죽이기 위해 불러냈다는 걸 안 지금도 여전히 네가 살아 있어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쓰바사가 얼굴을 들어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요시나가를 쳐다보았다.
“비록 네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한대도 살아만 있으면, 이렇게 얘기를 하거나 네가 만들어 준 요리를 먹으며 너의 성장을 느끼고 기뻐할 수 있어. 널 지켜볼 수 있는 거야.”
쓰바사가 이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계속해서 코를 훌쩍이고 있었다.
“후지이 씨한테는 이젠 불가능한 일이지.” (455p)
작가의 입장에서 이야기 전개를 흥미진지하게 이끌어나가야 하는 소설적인 요소와 교정정책이나 교정철학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는 요소를 어떻게 조화롭게 결론을 이끌어낼지 궁금했는데, 작가는 나름 소설적인 복선과 반전도 가미했고, 특히 청소년 범죄와 교정에 대하여 작가의 오랫동안의 고민의 흔적이 소설 곳곳에서 엿보인다. 비록 소년 교정에 대한 용어나 정책이나 절차가 일본과는 조금 다르지만 기본적인 인식틀과 방향에 대하여서는 많은 시사점을 주는 것 같다.
“언젠가 네가 아빠한테 물었지. 마음과 몸, 어느 쪽을 죽이는 게 더 나쁘냐고. 지금은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어. 몸을 죽이는 게 더 나빠.”
“만약 두 번 다시 네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널 만질 수도 없게 된다면, 내가 얼마나 괴로울까 --. 병이나 사고로 네가 사라진 대로 견딜 수가 없어. 하물며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면 ---. 난 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그 인간을 증오할 거야.”
“나는 유토만이 아니라, 유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즉인 거네 ---.”(45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