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미술 이야기 1 -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 : 미술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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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 (양정우, 사회평론, 20160717)

제목이 말해주듯이 처음 미술 이야기를 공부하는 독자들에게 알맞게, 쉽고 알차게 문답식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각종 그림과 자료를 상세하게 덧붙여 놓아 술술 잘 읽히고 이해하기가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미술에 얽힌 사상과 철학을 밀도있게 다루는 진중권 미술평론가의 글 스타일과 완전히 다르게, 양정우 작가는 처음 미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초등학교 고학년 교사처럼 너무나 자상하게 묻고 쉽게 풀어서 답한다. 약 4만년전에 표현되기 시작한 미술뿐만 아니라 미술을 통하여 인류의 생존과 죽음을 배우고, 인류가 품었던 고뇌와 투쟁의 역사를 통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모두 섭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알려주고, 간간이 우리의 역사와 미술도 곁들여 설명해 주고 있다.

누구나 배우지 않아도 그림을 그리고, 지식이 없어도 미술 작품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미술은 우리에게 본능처럼 존재한다고 작가의 믿음이 이 책의 시리즈를 관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술을 본다는 것은 그것을 낳은 시대와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말이며, 그 시대의 영광뿐 아니라 고민과 도전까지도 목격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 속에 담긴 인류의 지혜를 끄집어낼 수 있다면 내일의 삶은 다소나마 풍요로워질 것이며, 미술에 담긴 원초적 힘을 살려내는 것, 미술에서 감동뿐 아니라 교훈을 읽어내고 세계를 보는 우리의 눈높이를 높이는 것이 이 책의 소명이라고 작가가 밝히고 있다.

현대 문명이 무척 고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어떤 존재이고, 우리가 꿈꾸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궁금해 하는 것은 고대 원시인들도 마찬가지였고, 삶과 죽음에 대하여 고민하고 영생을 꿈꾸는 면에서 고대 이집트인과 유사하고, 삶의 처절한 투쟁을 통하여 번영을 추구하고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메소포타미아 미술에서의 의미와도 상통한다는 점에서 인류는 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약 4만년 전에 근력이 세고 뇌의 용량도 큰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미술과 언어 등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이 안정적인 사회를 만들고, 개인의 수명이 다한 뒤에도 그 사회를 지속시켜 나가는 종 차원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며, 공유하는 가치와 원칙이 있고, 서로의 복잡하고 정교한 생각을 교환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한 의사소통 방법이 없다면 세대 간의 정보 전달은 불가능하다. 인류에게 정교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의식이 생겨났고, 그 생각을 교환하기 위한 장치로 언어와 미술이 발전했다. 4만년 전에 현생 인류가 생존했던 가장 큰 이유가 아직도 한 국가 내에서 한 조직 내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현생 인류가 가진 최고의 무기이며, 언어를 통해, 미술을 통해 현생 인류가 복잡한 사회를 조직하고 타인과 깊이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뿐 아니라 개인의 생물학적 수명을 뛰어넘어 사회와 조직을 지속시키고 지식과 지혜를 쌓아나갈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 엄청난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미술 이야기 시리즈는 총8권이 출간된다고 하는데 기대가 커다. 평소 그림과 음악을 좋아하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우리는 어떤 존재이며, 우리 조상이 누구이며 어떻게 생존해왔는지, 우리가 좋게 생각하고 나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염원이 무엇인지, 우리가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지 등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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