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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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김영사, 20180913)


이 책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원제 : The Undoing Project》는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라는 두 위대한 작가가 공동 저술한 《생각에 관한 생각》이 어떻게 저술되었고, 행동경제학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와 이론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이 행동경제학의 ‘바이블’이라면,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는 이를테면 행동경제학의 ‘창세기’라는 출판사의 카피라이트가 그대로 맞는 문구다. 행동경제학은 심리와 경제를 접목한 학문인데 인간이 완전히 합리적일 수 없다는 개념으로 제한된 합리성을 가정으로 경제적 의사결정에서 감정과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간의 심리와 경제 활동 사이의 연결고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일반 주류 경제학이 소비, 생산, 투자 등에서 인간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파레토최적의 상태를 달성한다는 가정과 많이 다르지만 전체적인 전제는 주류 경제학의 프레임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을 편향에 빠뜨리는 머릿속 속임수로 인해 모든 판단과 결정에는 ‘이성’과 ‘합리성’이 아니라 ‘심리’와 ‘감정’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마치 그렇게 타고난 듯이 우리는 끊임없이 오류에 빠지고 변함없이 수많은 실수를 반복해서 저지른다. 하지만 기존 주류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 설사 실수를 반복하더라도 인간 본성은 오류와 거리가 멀다. 본래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단정 위에 경제학이 서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비합리적 행위를 잘 돌아가던 인간의 사고 체계가 어쩌다 발생시키는 ‘버그’쯤으로 치부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이야말로 전통경제학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은 체계적으로 오류에 빠진다는 “체계적 편향”은 우리의 머리가 확률 법칙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짐작 법칙으로 대체하기 때문이다. 통계 논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보고도 경험과 감정에 의존해 판단한다는 것이며 복권과 보험 문제 역시 계산과 계획의 결과라기보다는 감정과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어떤 일이 머릿속에 쉽게 떠오를수록, 그러니까 회상이 용이할수록, 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 어떤 사실이나 사건이 최근에 일어났거나 유독 생생하다면, 회상하기가 쉽고 따라서 판단에서 부당하게 높은 비중이 부여된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다 끔찍한 자동차 사고를 목격하면 사람들은 즉시 속도를 늦춘다. 교통사고 발생 확률에 대한 생각이 바뀐 탓이다. 하지만 교통사고 발생 확률은 사고 목격 전이나 후나 다름이 없다.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이러한 어림짐작을 ‘회상 용이성 어림짐작(heuristic)’이라고 불렀다. 또한 트버스키와 카너먼의 ‘전망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기댓값보다는 ‘손실이냐 이익이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와 감정에 따라 행동한다. 사람들은 가망 없는 이익을 추구하느라 위험을 추구하고 손실이 생길 확률이 극히 낮은데도 위험을 회피한다. 복권과 보험이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인간 정신은 완벽하게 만들어진 도구라기보다 대응 기제에 가깝다. 뇌는 대충 말하면 확실성을 최대한 제공하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모든 불확실성을 표현하기보다 주어진 해석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경우를 찾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본다. 인간은 짐작 법칙을 이용해 불확실한 상황에 훌륭히 대처한다. 하지만 짐작 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때도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실수는 그 자체로 흥미로울 뿐 아니라 정신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도 잘 보여준다.


성향이 극과 극인 두 사람이 1969년 봄 히브리대학 한 강의실에서 만나서 이후 학계에서 손꼽히는 훌륭한 공동 연구자로 단짝이 되었고 그 결과물인 [생각에 관한 생각]을 펴낸 과정을 아주 소상하지만 지루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정작 행동경제학에 대한 유효적절한 내용을 찾아내기는 힘들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어 본 독자이고 행동경제학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느낄 내용도 가끔 나오지만 스토리 전개를 너무 지루하다고 할 정도로 질질 끌어가고 있어서 보통의 인내심으로 독파하기가 힘든 책이다. 행동경제학이 기존 경제학에 심리적인 요인을 가미해 감정과 비합리성이라는 요인을 추가해서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는 있다지만 결국 자본주의 주류 경제학에서의 분석 틀을 못 벗어나고 있고, 어쩌면 심리나 감정 분야에 까지 고전경제학적 이론을 접목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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