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전쟁실록 - 전쟁이 바꾼 조선, 조선이 바꾼 세계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8년 5월
평점 :
조선전쟁실록 (박영규, 김영사, 20180718)
조선이 치렀던 가장 치열했던 6개의 전쟁 즉 왜구토벌, 여진토벌, 삼포왜란과 두 차례(사량진, 을묘)의 왜변, 임진왜란,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등에 대하여 전쟁의 배경과 원인, 과정, 결과 등을 주로 정사인 실록을 중심으로 기술하여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다. 개국의 혼란 와중에 조선이 두 차례에 걸쳐 대마도 정벌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승리를 이끌었던 주요 원인 중에서 군선과 함포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있고, 조선이 유일무이한 영토 개척 작전(세종의 6진 개척)을 전개한 원인, 세종의 혜안과 김종서의 충직 등 정벌 전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과 전술하고 있으며, 임진왜란으로 선조가 의주까지 달아났던 것이 비난받고 있지만 작가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았다면 조총이란 신식 무기로 무장한 전쟁으로 단련된 16만 일본 정예군에 왕조가 무너졌을 것이라고 하며, 이순신 장군이 해전에서 승리한 주요인을 판옥선과 거북선 그리고 화포와 신기전 등의 무기체계를 꼽고 있다. 또한 명과 여진과의 관계에서 중립을 유지하려 했던 광해군을 내쫓고 왕위에 오른 인조의 친명배청 정책이 병자호란이 일어난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병자호란 이후 청의 강요로 몇 차례 중국 통일 전쟁에 가담한 것을 제외하면 200년 이상 전쟁에 휘말리지 않았던 조선에 제국주의의 침략인 프랑스로 인한 병인양요가 일어나고, 이어 미국이 일으킨 신미양요의 과정과 서양의 우수한 무기 앞에서도 정신만은 당당하게 살아 있었고, 서양인들의 막무가내씩 침략에도 처음에는 호혜를 베풀었던 조선인의 인간미와 풍습을 그리고 잔인한 제국주의의 음모와 약탈을 알 수 있게 한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따르면 전쟁을 정치와 외교의 연장선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 중 하나로서 한 국가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정치적 선택의 행위 중 하나로 정의하는데, 국가 간의 정치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오늘날에는 인류 문명이 진화해서 도덕적으로 우수해서 전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영토전쟁으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실익보다는 무역 전쟁이나 IT기술 전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무력충돌이 적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무력 전쟁이 일어날 수 있기에 언제든 그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본다. 책에는 위태로운 동아시아 삼국 관계부터 조선의 대외 정책과 외교 전략, 전쟁 전략과 전술, 장수와 병력 운용, 조·중·일 삼국의 무기 체계를 서술하고 있는데, 그 비교가 어쩌면 현재의 한반도를 둘러싼 4강 구도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최근 미국과 북한이 핵폐기 합의와 관련하여 벌어지고 있는 시소게임도 이러한 전쟁론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한결 수월하다고 볼 수 있겠다.
“전쟁을 앞두고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당연히 상대에 따라 달라야 한다. 나보다 훨씬 강한 상대가 머리를 숙이고 상국으로 섬길 것을 요구한다면 머리를 숙이는 것이 옳고, 영토를 빼앗고 백성을 차지하려고 한다면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한다. 하지만 어떤 싸움을 할 것인지도 상대에 따라 달라야 한다. 싸움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5~6p)라고 작가의 전쟁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어떤 상대에 따라 어떤 싸움을 할 것인지에 대하여 좀 더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