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의 2.7그램 바일라 23
윤해연 지음 / 서유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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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 이후, 엄마와 함께 작은 빌라로 이사한다. 새로운 동네, 어색한 분위기. 그 안에서 민수는 낡은 탁구장의 문을 연다. “똑딱, 똑딱.” 심장처럼 규칙적인 소리. 그렇게 민수는 가로 3미터, 세로 2미터 남짓한 명지탁구장 안으로 들어선다.


 

그곳에서 만난 인물은 전교 2, 얌전한 모범생 윤민수. 그러나 탁구채를 잡은 윤민수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의 모습에 이끌리듯 민수는 자신도 몰랐던 세계로 빨려든다.

"엘리스가 흰 토끼를 따라 이상한 세상에 들어간 것처럼

나도 흰 공을 따라

내가 모르는 세상으로 들어왔다." (p.28)

 

이 소설은 단순히 탁구를 매개로 한 성장담이 아니다. 랠리처럼 이어지는 삶의 긴장과 이완, 승부와 쉼, 무게와 가벼움 사이에서 청소년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섬세하게 짚어낸다.

 

민수는 인생을 정해진 경로대로만 살아온 자신을 자각한다. 하호는 엄마의 기대에 눌려 입시로 향하지만, 본인의 방향이 무엇인지 모른 채 흔들린다. 윤민수는 누구보다 명확해 보이지만, 그 속엔 고독과 결핍이 고여 있다. 이 세 명의 청춘은 각자의 이유로 탁구대 앞에 서게 된다.

 

 

"사는 것에 승부만 있다면

나 같은 잉여인간은 설 자리가 없다.

가끔 누구나 쉬어 갈 곳이 필요했다." (p.83)

청소년기의 불안과 흔들림을 이해하면서도 그 안에 빛나는 어떤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결코 어둡거나 슬프지 않다. 오히려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센 척, 모르는 척, 무심한 척.

이게 나를 지키는 가장 쉬운 수단일 테다." (p.87)



 

이 대목에 이르면, 우리는 묻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왜 이렇게 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그리고 어른인 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탁구는 결국 공이 오가는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쉼표 같은 그 시간 안에서, 민수는 답을 찾게 될까?

 

민수의 2.7그램은 성장에 대한 소설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 또한, 그 간격에서 자기만의 삶의 속도를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

 

이 서평은 서유재 출판사(@seoyujae_books)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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