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절박한 이들과함께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어디까지나 연대하는 사람이었을 뿐 당사자가 아니었다는 걸, 둘의 세상은 완전히다르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손 벌리는 자‘의 마음에 대해아무것도 모르면서 ‘손 잡아주는 자‘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부끄러워서 펑펑 울었다.
- P124

마음 속 동그란 빈자리
나에게도 그런 동그란 빈자리가 있다. 타인을 위해자기를 온전히 내어주고 동시에 진정한 자기다움을 찾기위해 충분히 애쓰는 존재들을 보면 시큰시큰 아파오는 자리. 세상에 배워야 할 것이 참 많은데 다정함도 그중 하나임을, 세상엔 필요한 권리가 참 많은데 자매가 함께 무시히 할머니가 될 권리‘도 그중 하나임을 알았다. 기분이 좋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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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몰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두 문장 사이에 전혀 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사람들은 ‘알기 때문에 떠났다. ‘안다는 것‘과 감당한다는 것‘ 사이엔 강이 하나 있는데, 알면 알수록감당하기 힘든 것이 그 강의 속성인지라, 그 말은 그저 그사이 어디쯤에서 부단히 헤엄치고 있는 사람만이 겨우 할수 있는 것이었다. 신영복은 ‘아름다움‘이 ‘앎‘에서 나온 말이며, ‘안다‘는 건 대상을 껴안는 일이라 했다. 언제든 자기 심장을 찌르려고 칼을 쥔 사람을 껴안는 일, 그것이 진짜 아는 것이라고,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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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둘레에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계절의 변화, 내 창이 허락해주는 한 조각의 하늘, 한 폭의 저녁놀, 먼 산빛, 이런 것들을 순수한 기쁨으로 바라보며 영혼 깊숙이새겨두고 싶다. 그리고 남편을 사랑하고 싶다. 가족들의생활비를 벌어 오는 사람으로서도 아니고, 아이들의 아버지로서도 아니고, 그냥 남자로서 사랑하고 싶다. 태초의 남녀 같은 사랑을 나누고 싶다.
이런 찬란한 시간이 과연 내 생애에서 허락될까. 허락된다면 그때는 언제쯤일까. 10년 후쯤이 될까, 20년후쯤이 될까, 몇 년 후라도 좋으니 그때가 가을이었으면싶다. 가을과 함께 곱게 쇠진하고 싶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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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도 많이 추웠지만 가끔 따스했고, 자주 우울했지만 어쩌다 행복하기도 했다. 올겨울의 희망도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봄이고, 봄을 믿을 수 있는 건 여기저기서달콤하게 속삭이는 봄에의 약속 때문이 아니라 하늘의섭리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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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꼭 안아준다.
괜찮아, 괜찮아…… - P145

그의 몸은 나날이 망가졌지만 정신은 나날이 빛났다. 리는식의 역설은 옳지 않다. 몸을 지키는 일이 정신을 지키는일이고 정신을 지키는 일이 몸을 지키는 일이다.
- P160

우리는 모두 ‘특별한 것들‘이다.
그래서 빛난다.
그래서 가엾다.
그래서 귀하고 귀하다.
- P199

다시 프루스트:
"우리가 모든 것들을 잃어버렸다고 여기는 그때 우리를구출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우리가 그토록 찾았던 그 문을우리는 우연히 두드리게 되고 그러면 마침내 문이 열리는것이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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