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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해도 괜찮아 - 자폐스펙트럼장애 최고 권위자가 알려주는 보호자 행동 지침서, 개정 증보판
배리 프리전트.톰 필즈메이어 지음, 김세영 옮김, 한상민 감수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11월
평점 :
자폐스펙트럼 장애 최고 권위자가 알려주는 보호자 행동 지침서인
<독특해도 괜찮아>를 읽어보았는데요.
저는 자폐라고 하면
작년쯤 이슈가 되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먼저 떠올라요.
그건 드라마니까 아름답게 포장된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요.
그 인기 드라마가 없었더라면 세상의 관심과 이해가 넓혀지지 않았겠죠.
우영우처럼 뛰어난 능력을 갖지 않은 경우가 사실은 대부분인데요.
일반인으로서 생각해 보건대,
자폐라면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서 세상, 타인과 소통이 힘들고
무언가에 꽂혀서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거나
혼자 뭔가를 계속 중얼거린다거나
불안해 보이고 심하면 날뛰는 모습을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폐성 행동'으로 인식되는 행위 중 실제로 문제가 되는 행위는 별로 없다고 해요.
사실 일반인이 하지 않는 행동은 없다죠. 일반인도 불안하면 몸의 어딘가를 떤다든가
불멍, 물멍 등 멍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무언가에 꽂혀서 계속 보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급발진해서 과격한 감정 표현을 한다든가 하잖아요.
'자폐성 행동'들은 사실 모두 자신의 정서와 생리 상태를 조절하기 위해 쓰는 전략들로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하는 행동일 때가 많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왜"라는 의문을 갖고
그때 겪고 있는 불안함을 해소시켜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선천적으로 타인의 행동을 예측할 능력이 있는데요. 직관적으로 보디랭귀지를 읽어낸 뒤, 그의 긴장 상태나 타인을 쳐다보는 시선 또는 사회적 맥락을 근거로 잠재적인 판단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쉽게 "눈치"라고 생각되는데요.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어려운 일인 거예요.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니까 매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되지 않고 항상 불안하고요. 자기 몸, 자신을 둘러싼 세상, 다른 사람 등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두려움을 갖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힘들어서 타인의 행동이 갑작스럽고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대요. 잔뜩 긴장한 채 모든 사람과 사물을 극도로 조심하면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늘 예민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겠죠. 그들의 특이한 자폐성 행동은 그런 불안을 잠재우고 스스로를 통제하기 위한 그들의 몸부림의 표출인 것이죠.
자폐가 있는 사람들과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되려면
첫째, 신뢰 관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 가운데 하나는 상대방이 나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아는 것이다.
그들이 표현하는 것을 잘 듣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최대한 알아주고 반응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통제하는 방법을 연습해서 스스로 결정할 능력을 기르게 하자. 통제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들에게도 선택권을 줘서 자기 의견을 내게 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고 삶을 좌우할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끼면 주변 사람들도 더 잘 믿게 된다.
셋째, 정서 상태를 이해하자. '지금 이 사람에게는 어떤 기분을 느끼게 해야 할까? 불안한 저 마음을 줄여 주려면 어떻게 해줘야 할까?'를 생각하며 행동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뢰도 쌓을 수 있다.
넷째, 의지하고 믿을 수 있고 투명한 사람이 되자. 사람들의 행동에 담긴 미묘한 뜻, 사회적인 규칙들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고 분명히 밝히고,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면 도움이 된다.
다섯째, 잘한 것을 축하해 주자.
이 책의 첫 장에
"우리가 세워야 할 목표는 아이를 고쳐서 '정상'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을 키워서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있어요.
자폐성 행동들을 못 하게 막자는 것이 아니라
그 이유를 파악해서 불안함을 해소시켜주고 긍정적인 자극을 더 많이 줘서
그들의 능력을 강점으로 만들고
사회 구성원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자는 내용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폐스펙트럼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다면
더 많은 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이상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겠죠.
가끔 매체를 통해 유명인의 가족이 자폐스펙트럼을 갖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는데요.
평범한 사람들은 생각지 못한 일이
예상외로 아주 많이 존재한다는 게 참 안타깝다고 느껴집니다.
항상 감사하고 더 많이 나누고
조금 더 이해해 보려고 하는 너그러움을 갖고 살아가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고 스스로도 그렇게 살아가자고 마음을 먹게 되네요.
책의 부제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은 '보호자 행동 지침서'이므로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이와 함께 살아가는 분이라면
읽어보시고 도움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