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김유진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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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마저 살리고 자르고 지우고 주입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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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김유진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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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카페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서평을 남기게 된 김유진 작가의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는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기억을 지우고, 되살리고, 심지어 조작할 수도 있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SF 의학 스릴러이자 복수극이죠.


이 책은 시작부터 구성이 꽤 인상적입니다. 


목차에 등장하는 이름은 사실상 김수오와 주경재, 단 두 명뿐이에요. 

김수오가 8번, 주경재가 7번 등장하며 두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전혀 다른 출발선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인물이 각자의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조금씩 접점이 생기고 결국 하나의 큰 사건 안에서 만나게 됩니다. 


김수오는 기억을 되살리는 사람입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의 기억을 되찾아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해당 분야를 선택했고, 실제로 어머니의 기억을 복원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사라졌던 기억이 돌아오자 상황은 그가 원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것이 언제나 행복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차라리 몰랐던 편이 나았을 기억까지 함께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주경재는 기억을 지우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넣을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기술에 대한 확신이 굉장히 강하고, 사람의 기억을 자신의 판단에 따라 마음대로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기억을 지우거나 조작해주는 모습은 상당히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읽는 내내 나르시시스트, 사이코패스 같은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김수오는 결국 자신의 어머니와 관련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주경재에게 복수하려 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기에, 자세한 스토리 설명은 생략하고, 이 책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를 말씀드리자면....


이 소설은 흔히 말하는 작가의 ‘글빨’이 정말 좋습니다. 


문장이 잘 읽히고, 사건이 계속해서 다음 사건을 끌고 가기 때문에 책을 한번 잡으면 쉽게 끊기가 어렵습니다. 

설정 자체도 흥미롭지만, 설정만 던져놓고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두 인물의 대립과 복수극을 중심으로 계속 긴장감을 유지해요. 

그래서 SF나 의학이라는 소재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기억을 제거하고 복원하거나, 기억 속의 장면을 추출하고 새로운 기억까지 삽입한다는 기술이 실제 의학적으로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완벽한 의학적 고증을 기대하고 읽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읽는 동안‘기술이 계속 발전하다 보면 정말 언젠가는 이런 일이 가능해지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었고, 그러다 보면 진짜로 김수오, 주경재와 같은 인물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F 의학 소설은 거의 안 읽어 보았는데, 흥미롭게 입문할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만약 정말 사람의 기억을 마음대로 지우고 되살릴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고통스러운 기억을 없앤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아니면 그 기억까지 포함해서 결국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지만, 너무 무겁게 생각하면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소설 자체가 재미있어요. 두 인물이 점점 가까워지고, 과거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는 과정도 흥미롭고 몰입감도 상당합니다. 


SF와 의학, 스릴러, 복수극이 적당히 잘 섞여 있었고, 끝까지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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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 문명을 이끈 5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
신무연 지음, 정기문 감수 / 다산초당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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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앤프리 카페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주로 전쟁사와 종교사를 배웁니다. 


역사에 남은 전투, 한 종교가 어떤 문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등.


거기서 더 나아가면 벽화, 고대미술, 르네상스, 바로크 등 예술사도 곁들일 수 있겠죠.


그러나 '도구'의 발명이 인류가 발전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가끔 간과하기도 합니다.


특별히 '오옷?!' 할 정도로 놀랍고 참신한 생각은 아닐지라도, 은근히 도구라는 존재를 등한시하거나 '그거 뭐, 인간의 사유가 발전하면서 당연히 같이 발명되는 거 아니었어?'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달까요.


하지만 인류사의 큰 전환점에는 언제나 이 '도구'가 있었습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명저 '총, 균, 쇠'도 인간의 문명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바퀴라는 도구가 있었다고 설명하죠.


신무연 저자의 '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에서는 특별히 인류사를 크게 움직인 도구들에 대해 조명합니다.




저자는 변리사인데, 특허 및 제도를 다루며 도구가 어떻게 산업, 시장, 그리고 역사를 움직이는지 실감하고 그 인사이트를 농축하여 이 책에 담았습니다.


책은 크게 여섯 파트로 나뉩니다.


1.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도구를 발명해야 했던 기원전 40만 년경~기원전 200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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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양에서 서양으로 주도권이 옮겨지게 된 결정적인 도구들이 발명되었던 기원전 200년경~기원후 1700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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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독점을 통해 부가 재편된 1700년~1880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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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술이 국가의 무기가 된 1880년~1960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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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세계를 연결하는 도구를 차지함로써 온 세계의 길목을 장악하기 시작한 1950년~2010년경.

​

6. 그리고 현 시점, 즉 '인간 자체가 설계 대상이 되어버린' 2000년 이후.


각 파트별로 소개된 도구들은, 당연한 것도 있고, 발상의 전환으로 느껴지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불'의 발견은 당연히 인류 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전환점으로 생각되어지지만, '바늘'이 '제2의 피부'라는 표현은 무척 신선합니다.


이토록 많은 도구들이 '새로 나타난 것'에서 '필수 불가결한 것'이 되어가는 과정을 저자는 시대순서대로 나열하고 또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도구를 누가 어떻게 지배했고, 그 지배관계가 인류의 권력을 어떻게 재편했는지도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이제 누가 어떻게 새로운 도구를 지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거리를 던져줍니다.




바야흐로 대 AI의 시대. 이제는 AI를 이용하지 않으면 단순 뒤쳐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면 이 AI는 '인류에게 나타난 새로운 불'로도 칭할 수 있을 텐데요.


이 도구를 현명하게 이용해서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불어서, 이 도구를 특정 권력이 독점해 인간을 지배하는 데에 사용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도 우리 시민의 몫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인사이트를 가득 얻고 갈 수 있었던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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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필독서 15 - 프리드먼부터 버냉키까지 노벨경제학상 명저를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34
홍기훈.김동호 지음 / 센시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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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앤프리 카페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단 한 가지 교육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저는 그게 경제라고 생각합니다.

국어, 수학, 영어(혹은 요즘 메타로는 탐구)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와 돈을 잘 벌어도, 경제관념이 제대로 박히지 않으면 자산을 모으지 못하거나,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홍기훈 김동호 저자의 '노벨경제학상 필독서 15'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집필한 열다섯 권의 필독서를 대중에 눈높이에 맞추어서 교양서로 펴낸 책입니다.

'헬리콥터맨'으로 유명한 벤 버냉키에서부터, 밀턴 프리드먼 같이 친숙한 이름도 있고, 경제학 자체에 깊이 관심이 있지 않은 이상 잘 모르는 저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정립해나가고 있는 '경제학'은 저자의 설명과 같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도구'로서 기능함이 분명합니다.




해당 책은 총 3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챕터 '자유'는 진정한 자유의 의미가 무엇이고, 자유의 의미에 대해 치열히 고민한 일곱 명의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조명합니다.

두 번째 챕터는 '시장'입니다. 모든 경제활동 가능한 인구는 이 시장에 참여해야 하는데요. 위기와 기회를 현명하게 다루기 위한 경제학자들의 저서가 실전압축으로 야무지게 담겨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챕터는 '국가와 제도'. 아무래도 정치, 국가와 경제는 뗄래야 뗄 수가 없죠. 국가, 그리고 국가 아래에서 존재하는 제도는 어떻게 경제와 관계해야 하는가를 알아봅니다.

책을 읽은 후 느낀 것은... 저자분들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별개의 서적으로 보면 굉장히 어려운 개념들을, 이 책을 읽을 대다수의 분들 눈높이에 딱 맞추어서 쉽게 풀어 주십니다.

그 덕에 저 역시 헷갈렸던 개념들을 다시 한번 차곡차곡 머릿속에 정립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요즘 들어 깊게 고민하고 있는 주제, '자유'에 대해 더 깊이 사유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돈이 많으면 자유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 나서서 제 삶을 돈으로서 구제해준다고 하면 저는 자유로울까요? 과연 나는 어떤 노동을 하고 어떻게 시장에 참여해야 행복할까요? 등.

머리 아프면서도 즐거운 고민을 안겨준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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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집에서 죽을 수 있을까? - 정보·선택·용기로 완성하는 마지막 삶의 설계
박동자 지음 / 예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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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앤프리 카페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무척 새삼스러운 말이긴 하지만, 살아있는 존재는 언젠가 죽습니다.


신 혹은 환상/전설 속의 존재가 아니라면 말이죠.


요즘에는 '죽음'이라는 것도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의 일종으로 보고, AI 등의 기술을 이용해 이를 정복해보려는 시도가 많지만, 매우 오만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삶이란 죽음을 내포하고 있는 것인데요.


많은 경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골몰하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통상적으로 죽음을 생각하기엔 어린 나이입니다. 


하지만 해당 도서에 나오는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내가 어떤 죽음을 맞고 싶은지 미리 생각하고 그려보는 것도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는 내 집에서 죽을 수 있을까?》의 저자 박동자는 대학에서 독문학과 국문학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정책학 석사와 작업치료학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재직 중에 1년간 독일에서 사회보장 서비스 관련 인턴십 경험을 쌓으며 복지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시스템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35년간 공기업 사회보장기관에서 근무하며, 여러 삶과 죽음의 현장을 마주하고, 또 그렇게 마주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실어 해당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나는 어떻게 죽고 싶은가?'라는 질문입니다.


그와 함께 어떻게 죽음은 찾아 오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본인의 의지로 준비하고 있는지, 또 주체적인 죽음을 위해서 어떤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또 마련되어 있지 않은지 소개합니다.


가장 인상 깊으면서도 '아, 그렇겠구나...' 했던 부분은 초반부에 있었습니다.


바로 가정형 호스피스를 이용하시면서 자택에서 어머님의 죽음을 준비해드린 자매들의 이야기인데요.


분명히 의료기관을 통해 가정형 호스피스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님의 사망 이후 도착한 경찰관들은 '왜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사망하도록 방치했느냐'고 추궁, 취조하듯 대했다고 합니다.


이 탓에, 분명히 어머님께서는 원하시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자매들은 괜히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토로합니다.


대한민국의 행정은 물론 다른 제3세계, 심지어 선진국이라 불리는 유럽, 북미 등보다도 훨씬 잘 되어있고 신속한 경우가 많지만, 한편으로는 이렇듯 소통이 부재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저자는 그 외에도 여러 제도 (재가 장기요양서비스, 장례서비스, 시설, 돌봄 서비스, 특례제도, 간호서비스, 치매안심센터, 방문 치료, 각종 연금, 재외동포 관련 등) 에 대해 소개합니다.




해당 저서를 통해 제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고, 또한 저희 부모님께서 저의 곁을 떠나실 때도 어떻게하면 존엄성을 지키시면서 잘 떠나보내드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나는 내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가' 등 여러 질문거리를 안겨준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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