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체 ADHD가 뭐길래 - 뇌 구조부터 인간관계 팁까지, 딱 한 권으로 이해하는 성인 ADHD 가이드북
알렉스 코너 외 지음, 성세희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10월
평점 :


※ 리뷰어스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대체 ADHD가 뭐길래≫는 성인 ADHD에 관한 궁금증을 폭넓게 풀어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알렉스 코너와 제임스 브라운이고, 성세희 씨가 옮겼으며, 미래의창에서 출간됐습니다.
두 저자 모두 성인이 된 뒤 ADHD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실제로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온 사람의 목소리가 느껴집니다.
책은 ADHD의 정의와 원인, 흔히 알려진 오해를 짚고, 진단과 치료부터 일상생활과 인간관계까지 다룹니다.
ADHD라고 하면 우선 산만함이나 집중력 부족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목차를 따라가다 보면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문제, 충동성, 감정 조절, 미루기와 완벽주의까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그중 눈에 들어온 것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그 일을 시작하는 것 사이의 간격이었습니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몰라서 미루는 것은 아닙니다.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하고 있는데, 정작 시작은 늦어집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 급하게 처리하고,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대목을 보며 뜨끔... 저의 루틴 그 자체였네요 ㅎㅎ;)
이런 모습을 의지 부족으로만 보면 결국 자신을 탓하는 데서 끝나기 쉽습니다. 책은 그 과정에 실행기능의 어려움이 어떻게 관련될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시작이 어려운지,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는지, 중간에 다른 일로 넘어가는지, 마무리에서 막히는지. 이렇게 나누어 생각하니 막연하게 ‘나는 집중을 못해’라고 말할 때보다 살펴볼 부분이 구체적으로 보였습니다.
감정과 인간관계를 다루는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집중력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펼쳤는데, 거절이나 비판을 받아들이는 어려움과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까지 이야기합니다. 당사자가 겪는 혼란이 밖에서는 무관심이나 무책임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행동이 이해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문제가 반복되는지 알고, 가까운 사람에게 설명하고, 함께 조정할 방법을 찾는 일이 중요하겠지요.
저 역시 주변에서 ADHD가 아니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고, 스스로도 꽤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아직 검사를 받아보지는 않았다만요... ^^;
그래서 이 책은 남의 이야기를 알아보는 기분으로 읽히지 않았습니다. 설명을 따라가며 제 모습을 떠올리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물론 익숙한 모습이 나온다는 이유로 진단을 확정할 수는 없고, 실제 ADHD 여부는 전문적인 평가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제가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살펴봐야 할지 힌트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무조건 더 노력하라는 말만 듣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스스로도 잘하고 싶고, 할 일을 제때 끝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마음처럼 되지 않으면 결과에 대한 아쉬움에 자책까지 더해집니다. 왜 이 정도도 못하느냐고 몰아붙인다고 다음번에 저절로 잘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책을 읽으며 이제는 어려움이 생기는 지점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큰일을 한꺼번에 해내려고 하기보다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크기로 나누거나, 머릿속으로만 기억하던 일을 눈에 보이게 적어두는 식입니다. 제게 어떤 방법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하나씩 확인해보면 좋겠습니다.
미루기와 완벽주의를 함께 다룬 부분도 그런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시작을 어렵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려고 애쓰기보다, 우선 손댈 수 있을 정도로 기준을 낮춰보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성향을 탓하는 데 쓰던 힘을, 그 성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조금씩 써보고 싶습니다.
관심이 생겼을 때 빠르게 파고드는 모습이나 여러 생각을 연결하는 습관이 있다면, 그것이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반복해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는 적절한 도움과 장치를 마련해야겠지요.
ADHD를 무조건 장점으로 포장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책에 나오는 일상의 어려움들은 분명 가볍지 않습니다.
다만 제 안에서 잘 작동하는 부분까지 함께 알아보고 싶다는 뜻입니다. 어려운 점은 돌보고,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살리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대체 ADHD가 뭐길래≫는 그런 방향을 고민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ADHD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뿐 아니라, 진단을 받은 뒤 자신을 더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나 가까운 사람의 어려움을 알고 싶은 독자도 읽어볼 만하겠습니다.
저에게는 아직 확인해야 할 것도, 시도해볼 것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책을 덮고 나니 어디서부터 살펴볼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저를 탓하는 말부터 꺼내기 전에, 무엇이 어려웠고 무엇을 바꾸면 나아질지 묻는 연습을 해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