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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 문명을 이끈 5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
신무연 지음, 정기문 감수 / 다산초당 / 2026년 9월
평점 :

※ 리앤프리 카페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주로 전쟁사와 종교사를 배웁니다.
역사에 남은 전투, 한 종교가 어떤 문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등.
거기서 더 나아가면 벽화, 고대미술, 르네상스, 바로크 등 예술사도 곁들일 수 있겠죠.
그러나 '도구'의 발명이 인류가 발전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가끔 간과하기도 합니다.
특별히 '오옷?!' 할 정도로 놀랍고 참신한 생각은 아닐지라도, 은근히 도구라는 존재를 등한시하거나 '그거 뭐, 인간의 사유가 발전하면서 당연히 같이 발명되는 거 아니었어?'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달까요.
하지만 인류사의 큰 전환점에는 언제나 이 '도구'가 있었습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명저 '총, 균, 쇠'도 인간의 문명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바퀴라는 도구가 있었다고 설명하죠.
신무연 저자의 '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에서는 특별히 인류사를 크게 움직인 도구들에 대해 조명합니다.

저자는 변리사인데, 특허 및 제도를 다루며 도구가 어떻게 산업, 시장, 그리고 역사를 움직이는지 실감하고 그 인사이트를 농축하여 이 책에 담았습니다.
책은 크게 여섯 파트로 나뉩니다.
1.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도구를 발명해야 했던 기원전 40만 년경~기원전 200년경.
2. 동양에서 서양으로 주도권이 옮겨지게 된 결정적인 도구들이 발명되었던 기원전 200년경~기원후 1700년경.
3. 독점을 통해 부가 재편된 1700년~1880년경.
4. 기술이 국가의 무기가 된 1880년~1960년경.
5. 세계를 연결하는 도구를 차지함로써 온 세계의 길목을 장악하기 시작한 1950년~2010년경.
6. 그리고 현 시점, 즉 '인간 자체가 설계 대상이 되어버린' 2000년 이후.
각 파트별로 소개된 도구들은, 당연한 것도 있고, 발상의 전환으로 느껴지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불'의 발견은 당연히 인류 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전환점으로 생각되어지지만, '바늘'이 '제2의 피부'라는 표현은 무척 신선합니다.
이토록 많은 도구들이 '새로 나타난 것'에서 '필수 불가결한 것'이 되어가는 과정을 저자는 시대순서대로 나열하고 또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도구를 누가 어떻게 지배했고, 그 지배관계가 인류의 권력을 어떻게 재편했는지도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이제 누가 어떻게 새로운 도구를 지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거리를 던져줍니다.

바야흐로 대 AI의 시대. 이제는 AI를 이용하지 않으면 단순 뒤쳐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면 이 AI는 '인류에게 나타난 새로운 불'로도 칭할 수 있을 텐데요.
이 도구를 현명하게 이용해서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불어서, 이 도구를 특정 권력이 독점해 인간을 지배하는 데에 사용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도 우리 시민의 몫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인사이트를 가득 얻고 갈 수 있었던 즐거운 독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