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워진 세계
아사쿠라 히로카게 지음, 이구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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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워진 세계 - 아사쿠라 히로카게 장편소설/이구름 옮김/해피북스투유


"버려진 페트병 같은 우리는, 서로를 만나 반짝이게 되었다."

세상을 비우며 살아온 남자와 세상을 주워 담으며 살아온 여자의 '서툰 동행'


"네가 끝없이 스스로를 버려도, 나는 몇번이고 너를 다시 주울 테니까."

누군가의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버려진 삶을 다시 세상으로 데려오는 일인지도 모른다.

지나치게 깨끗한 일상 속에 자신을 가둔, 쓰레기 수거원 아사히.
어느날 그는 옆집 주민 도모에가 집안으로 쓰레기를 들이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리고 악취와 쓰레기 더미 아래 숨겨진 그녀의 외로움과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깊은 상처를 마주하게 된다.
타인을 밀어낸 채 단단한 벽을 쌓고 살아온 아사히와 버려진 페트병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온 도모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처 입은 두사람은 일상을 함꼐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오랫동안 닫혀있던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이 쓰레기들은 오랫동안 나를 지켜준 성이었어."

상처받은 마음을 다시 주워 올리는 버려진 곳에서 피어난 가장 따뜻한 온기.


📖
공허한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집에 돌아오면 종일 쌋인 불안과 분노가 한꺼번에 빠져나와 기분이 상쾌했다.

"쓰레기집, 하면 고독을 떠올리는게 일반적이잖아. 결국 너무 외롭다 보니 물건들 사이에 파묻혀 있지 않으면 불안해서 살 수 없는거 아닐까?"

민토 말대로 쓰레기와 집은 그 사람의 삶과 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누군가를 집안으로 들인다는건 단순히 공간이 어질러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물리적인 더러움보다도 자기 내면 깊숙한 곳까지 흙 묻은 발로 거리낌 없이 밟고 들어오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쓰레기집은 고독이다. 그럼 텅 빈 청결한 집에 사는 나는 고독하디 않을 걸까.
춥고 외롭다. 아사히는 사실 그런 감정을 필사적으로 외면하고 있을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는 그녀에게 마음을 지키는 갑옷 같은 것이었다.
그 두꺼운 갑옷을 벗어버리면 그녀는 상처투성이 맨몸으로 세상과 마주해야만 한다.

쓰레기집을 정리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건 세찬 바람일까, 아니면 따뜻한 햇살일까.
단호하게 민펴라고 말하며 당장 치우라고 몰아붙여야 할까, 아니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따뜻한 햇살처럼 그녀의 외로운 마음부터 감싸안아야할까.

타인의 숨결과 체온이 따뜻했다. 마음이 편안했다. 밤이 무섭지 않았다. 아사히는 깨달았다.
난 외로웠던거야. 난 이 텅 빈 방에서 사람의 온기를 갈구하고 있던거야.
따스한 햇살로 비춰주길 바라건 나였어.

민토는 아직 젊은데도 자신만의 확고한 왕국을 마음속에 세우고 영토를 확보해 지켜나가고 있다.이건 간단해 보이지만 좀처럼 흉내내기 어려운 멋진일이다.

사람은 누군가를 버리고 또 누군가에게 버림받아.
누군가를 주워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주워지기도 하지.
결국 그런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는게 인간의 숙명아닐까. 쓰레기랑 별반 다르지 않아.



🔊
이 소설을 읽기시작하면서 나또한 아사히와 같았다. 도모에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한번씩 텔레비전에 쓰레기집이 나오면 그걸 보면서 왜 저렇게 사는거야 하고 그들을 한심하거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을 가졌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들을 비난하기만 하고 이해하려하지 않았던 내모습이..너무 한심스러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아사히와 같이 도모에를 조금씩 이해해 나가게 되었다.
일방적인 내 생각만이 아닌 도모에의 사정과 생각과 마음을 알게되면서,
쓰레기집이라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단 한사람 그자체를 이해하고 알아가야 한다는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한사람을 이해한다는것은 그사람에 대해 받아들이려는 마음부터가 있어야 하고
그사람이 왜 그럴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면 조금이나도 그사람에 대해 알게되는 과정이 되어가지 않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일방적인 생각에 부끄럼을 느끼며 많은것을 생각하고 내 관점을 바꾸고, 조금더 마음이 넓어지기를 바라며 많은 배움을 밭게 되었다.

그리고 좋은 글귀들이 많아서 인덱스가 모자랄 지경..너무 많아 다 적지 못해 아쉽다.



"해피북스투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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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
신도 후유키 지음, 장하나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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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gbb_mom @lovely_rachel_v @moonchusa

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 - 신도 후유키 지음/장하나 옮김/문예춘추사


"괜찮아.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난 앞으로도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거야."

펫로스를 이겨 내는 희망을 그리다! 모든 반려인의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소설


분명히 들렸다. 환청이 아니라 분명 파스텔의 목소리가.

주인공 미나미노는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영상 제작 회사 대표로,
아내와 직원들 모두 등을 돌린 냉정한 인물이었는데 어느날 우연한 계기로 골든리트리버 강아지를 맡아 기르게 되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진다.
굳게 닫아버린 얼음 같던 그의 마음이 강아지 파스텔의 무조건적 사랑 덕분에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한 것.
하지만 꿈 같던 시간은 오래가지 못하고 파스텔의 몸은 조용히 병마에 갉아먹히는데..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이 사랑하는 주인을 기다리는 장소인 '무지개다리'.
그 이름만큼 밝은 희망이 되어주는 사람과 동물들.
삶을 완전하게 하는 사랑과 교감에 관한 이 이야기속에서 독자들은 기적 같은 치유의 힘과 믿을수 없이 농밀한 따뜻함을 느끼게 될것이다.



📖
과거라고 부르기엔..이 팔이 아직 파스텔의 온기를 기억하고 있다.
후억이라 부르기엔.. 이 귀가 아직도 파스텔의 숨소리를 기억하고 있다.

열리려던 마음의 문을 억지로 닫아버리듯 미나미노는 소리쳤다.
파스텔은 몸을 움찔하며 놀랐지만, 여전히 미나미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파스텔에게 휘둘리는 사이, 미나미노는 후지시로에 대한 복수심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인간과 개 사이에 오랜 세월 이어져온 깊은 유대를 설명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개가 인간을 사랑하는데는 특별한 이유가 없어요.
한번이라도 진심으로 사랑을 준 사람이면, 그가 성자든 죄인이든 똑같이 따릅니다.
미나미노씨는 자신이 파스텔에게 별로 해준게 없다고 하셨지만,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자신을 다시 만나기 전까진 아무것도 먹지 않을정도로 쇠약해져 있던 파스텔의 행동에 미나미노도 깜짝 놀랐다.
"도대체 넌 왜 이렇게까지.." ...나를 좋아해주는 거니?

"이번엔..내가 널 지킬 차례야.."

미나미노는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숙여 파스텔을 꽉 끌어안았다.
단 하루라도, 조금이라도 더 오래 파스텔의 온기를 느끼고 싶었다.
단 한 시간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오래 파스텔의 심장박동을 느끼고 싶었다.
단 일분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오래 파스텔의 미소를 보고싶었다.

파스텔이 구세주..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깊은 어둠속에서 숨가쁘게 헤매던 자신에게 파스텔은 분명 빛을 비춰주었다.

"설령 파스텔에게 남은 시간이 일주일뿐이라해도 미나미노씨만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저만 할 수 있는 일이요?"
"네, 곁에 있어주세요. 그게 파스텔한테는 가장 큰 행복이니까요."


🔊
왜 애견이 아니라 반려견이라고 하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읽는내내 가슴이 먹먹해지지만 마음이 따뜻해지기도하는 아이러니한 소설.
반려견의 무한정 사랑에 녹아버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저 사랑만 주는 아이에게서 사랑을 배워가는 미나미노의 삶이 너무 점점 따뜻해져가서
너무 좋았다. 소설에서 나오듯이 미나미노의 진정한 구세주인 파스텔.
사랑뿐만 아니라 온기와 배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지를 점점 알아가는 미나미노.
어른또한 성장해나가는 아름다운 여정이 너무 슬프기도 하지만 따뜻하다.

요즘시대 반려견이 많이지는 상황에..그저 순간의 애정이 아닌 진정한 가족으로서 그들의 받아들여야 하는 이들에게..이책을 선물하고 싶기도 하다.
진정한 가족이 되어거는 과정을 제대로 배우고 알아갈 수 있는 배움의 여정이 될것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가슴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게되어 너무 좋았다.



"르온서평단(단단한맘&레이첼)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무지개다리를건넌강아지 #신도후유키 #장하나 #문예춘추사#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읽기 #완독기록 #소설 #종이책 #서평 #단단한맘_레이첼서평단#일본소설 #장편소설 #힐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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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으로 가는 길
정형남 지음 / 애플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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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visionbnp

새벽으로 가는 길 - 정형남 장편소설/(주)비전비엔피•애플북스


"가장 깊은 밤을 지나온 자만이 눈부신 새벽의 문을 열 수 있다.

※제1회 채만식 문학상 수상 작가 정형남 신작 장편소설


"세상과 단절된 고독속에서도 우리는 결국 누군가의 온기로 다시 살아간다."

노을 지는 바다와 눈 덮인 산이 건네는 삶에 대한 묵직한 위로

두사람은 석양낙조를 의식하고 바다로 나갔다.
저렇듯 붉게 타는 일몰과 함께 하루가 가면 또다시 동트는 새벽이 온다.
잠에서 깨어나는 동트는 아침. 그 신선한 하루의 시작만큼 인간의 삶이,
역사의 수레바퀴가 늘 새롭게 깨어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부조리로 뒤엉카 삶과 역사의 점철. 우인과 유종은 통발을 보고 나서 몽돌밭에 이르렀다.

눈보라 치는 외딴섬, 그곳에서 피어나는 영혼의 치유와 인연의 서사.



📖
자연의 무궁한 변화는 거부하거나 타박할 수 없는 진리인지라 자연과 더불어 하나가 되면 그것이 곧 깨달음의 경지로 나아가는것이 아닐까.
그러한 찰나에 그녀가 눈 뭉치처럼 굴러와 야릇한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젊은시절 여러번 그 같은 유혹에 휘말릴 뻔했어. 지금 생각하면 치기어린 환영이었지."
"아름다운 추억이 아닐까요?"
"슬픈 경계였어."

소여는 카메라에 석양낙조를 담기 시작하였다.
신해는 소여의 말에 공감하면서 그런 행운이랄까, 자연과 하나가 되는 삶을 가슴에 모둘 수 있는 우인의 운명적인 행동 반경이 새삼 돋보였다.
타의에 의하였던 자의에 의하였던 자기만의 숨결은 쉽지 않을 터였다.

그런데 맙소사. 어째서 이런 감정에 휩싸이게 되었는가? 운명적인가?
아니면 나의 일방적인 사랑의 감정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그는 냉혹하리만큼 이성적인 존재였다. 도끼날로 밑둥을 찍어낼 수 없을만큼 우람한 버팀목으로 이성의 나이테를 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나의 신념은 변함이 없다. 아무리 튼실하게 이성의 나이테를 두르고 있다지만 사랑의 진실을 담아 이성이라는 살얼음판을 녹여내리라.

그녀를 사랑한다.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고되라든가 고통 따위는 오히려 향기로운 촉매제일 수 도 있다.
사향노루의 배설물은 가장 고급스러운 향수의 질료가 아닌가.
그 같은 마음의 위안은 신해의 편지에서 농익은 과일의 향기로 가슴에 안겨왔다.

"그것도 나의 선택이고 삶의 방식 아니겠어.
네 말처럼 한편으로는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를 품 안고 산다."

"육체적인 자유와 정신적인 자유가 원활히 하나가 될 때 진정한 자유아이 되겠지요.
한쪽을 잃었을 때는 아무래도 완전한 누림을 바랄 수 없을것입니다."


🔊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이 책을 읽으니 내마음이 정갈해지는 기분..^^
고전적인 분위기도 풍기며 철학적인 문장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 읽고나서 무언가를 많이 배우것 같은 느낌이 든다. 딱 꼬집어 무엇을 배웠다고 말할수 없지만..굳이 말하지면
마음이 강해지는 느낌이 무엇인지 배우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롭지 못한 장소와 그 상황에 누구나 자유와 희망따위는 생각할 여유가 없을것이고,
난 왜 이런 불행한 환경속에 살아가야 하는가 한탄하기 바뿌겠지만,
그럼에도 옆에 단한사람 누군가가 있다는것만으로 위로가 될것이고, 자연이라는것을 바라보는것만으로도 삶의 힘듦을 치유받는 처방전이 될것이다.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것이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 선물이라는것을 이책을 읽으면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거기에 우인과 신해의 로맨스는 이 이야기의 설렘까지 추가해주는 요소가 있어서 더욱 좋다.우리의 삶에 로맨스가 빠질수 없으니..



"비전비엔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벽으로가는길 #정형남 #비전비엔피 #애플북스#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읽기 #완독기록 #소설 #종이책 #서평 #국내소설 #장편소설 #제1회채만식문학상수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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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밑 도피자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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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samnparkers

처마 밑 도피자들 - 리러하 장편소설/(주)쌤앤파커스/팩토리나인


"이곳에서는 아무도 못 데려갑니다!"
사라진 영혼을 둘러싼 인간과 차사의 미스터리 판타지


※SNS화제의 역주행 베스트셀러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되지 않는다> 저자 신작
※Kㅡ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 작가, 리러하

그가 빚어낸 수상하고 다정한 미스터리 판타지!

미처 이승을 떠나지 못한 안타까운 영혼들.
그들에게 기꺼이 처마 밑을 내어주는 조금 특별한 기록.

이승에 미련이 남은 이들에게 '소도'라는 임시 대피소를 만들어 마지막 시간을 벌어주는 현수리.
평온하던 그녀의 일상에 어느날 저승사자 신산이 찾아온다.
귀한 영혼이 사라졌으며, 그 실종 사건의 중심에 수리가 얽혀 있다는 것.
설상가상으로 지인의 소개로 취직한 인테리에 업체 또한 수상쩍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묘한 곳임이 드러나는데..


📖
찝찝한 잠자리를 만든 원흉이야 뻔히다.
오래간만에 본 면접, 다시 봐도 재수없는 선배, 안 어울리는 귀신이 나오는 쇼핑몰 따위 때문이겠지. 다만 그것들을 탓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간유리 너머, 이젠 제법 우리 등을 잘 겨낭하게 된 푸른 라이트를 쳐다보며 창문을 열었다.

상식적인 사람은 가지 말라는곳에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상식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나 통하는 말이다. 쇼핑몰에는 귀신이 없어야 한다. 상식이다.

그날부터 밤잠을 괴롭히는 빛은 사라졌다. 그럼에도 난 밤잠을 설쳤다.
어느새 푸른빛을 무드등 삼게 되었다는건 물론 아니다. 덜떨어진 차사와의 대화가 문제였다.
귀신. 그 흔해 빠진 두글자가 거지같은 기억을 악몽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끄집어냈다.

운명론을 믿지는 않는다만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렇게 감정은 무시하고 이상적인 척하며, 나는 지족 스페이스의 직원이 되었다.

말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난 고맙다고 말할 타이밍을 놓쳤고,
또한 내 안에서 끓는 비합리적 분노의 원천을 꺼낼 기회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얻은 걸지도 몰랐다.

난 여전히 저승 시스템을 좋아할 수 없다. 풀뿌리 같던 이들에게는 죽음 이후의 시간마저도 불공정함을 계속 체감시켜주는 존재에게 내가 뭐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베푸는 마음으로 살아가는거야 좋지. 하지만 그것도 삶이 충만한 사람이 해야 하는거야.
안그러면 인생은 인생대로 거덜 나는데, 알량한 자존심만 붙들고 살다가 그걸 제 자긍심으로 착각하게 된다."

"비슷한 말을 찾자면, 불교 용어로는 극락왕생이라고 하죠."
단어 자체는 구면이다. 그 정확한 뜻을 모르고 있었다는건 이제야 깨달았다.
극락에서 다시 태어난다. 인간 세계에는 다시 올일이 없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그것이 또 어딘가에서 실에 집착하는 모습을 발견하지 않아도 된다.
그 작은 가능성이 내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기쁨이었다.



🔊
생각보다 이야기가 유쾌하고 재미있기도 하다.그리고거기에 감동까지..
일단은 수리의 일상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에게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지만,
딱 하나 다른..귀신을 볼 수 있다는것..그리고 수리가 대단한 능력을 가진 건 아니지만,
그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그늘을 만들어 준다는 것에 마음이 찡 하다.
귀신도 무서워하고, 자신의 처지조차 그렇게 완벽하지 않고 힘들지만,
그래도 그들을 위해 아주 작은 공간을 내어주는것이..이 책의 제목과 딱 들어맞는다.
그리고 신입차사와 수리, 갓여사와 수리의 티키타카가 중간중간 재미를 주고,
귀신들의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지루할 시간을 주지 않고 즐겁게 읽었다.
아주 조금의 배려도 누군가에게는 큰힘이 된다는 것을 이소설을 읽으며 다시금 배우게 된다.
나또한 누군가에게 작은 배려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고자하는 가르침이 주는 소설이 되었던거 같다.




"쌤앤파커스(팩토리나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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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후더닛
아사네 주지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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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knitting79books

천년의 후더닛 - 아사네 주지 장편소설/김은모옮김/내친구의서재


※MRC대상 2025 TOP10

방도, 저택도, 섬도 아니다. 이번 밀실의 이름은 '천년'이다.

인류 최초의 냉동수면 실험.
일곱명이 잠들었고 여섯명만이 깨어났다!

인류 최초의 냉동수면 실험에 참여한 일곱 명.
그러나 천년 뒤 실험이 끝나고 눈을 뜬 사람은 여섯명뿐이다.
한사람은 캡슐 안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천년동안 누구도 침입할 수 없었고, 피험자들은 모두 잠들어 있는 완벽한 밀실이었다.
모두에게 철벽같은 알리바이가 있는 상황에서, 단 하나의 결론만이 남는다.
범인은 깨어난 여섯 명 중 하나다.

후더닛 Whodunit
: '누가 했는가 (Who done it)?'를 묻는 미스터리 형식으로,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 것 자체가 서사의 핵심 동력이 된다.


📖
쿠란이 걱정하는건 시몬의 죽음에 얽힌 사정이었다.
머리로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상상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누가, 언제, 어떻게, 뭣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 의문도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그렇다, 여기는 내가 아는 세상이 아니다.
우리는 천년의 시간을 넘어 미래에 있다.
쿠란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싶었던 심정을 어느새 잊어버렸다.
머릿속에 가득한 이 기분이 바로 호기심이리라.

그렇다. 카이의 말이 옳다.
예전부터 누군가 관찰하는듯한 느낌. 그리고 이따금 근처에 나타나는 수수께끼의 동물.
어쩌면 이것이 그 위험한 놈들일 가능성도 있다. 주의하는게 최고다.

과연 범인과 공범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그만한 시대적 격차를 뛰어넘어 함께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선생님이 남긴것이 유전자가 아니라 기억뿐이라면 그것은 내가 이어받기로 했다.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구원받는 영혼이 있을지도 모른다.
죽은 시몬이나 이리야의 영혼이 아니다. 구원받는 것은 우리의 영혼이다.
어떤 시대든 남겨진 자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그건 시간이 흘러야만 치유되는 고통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진상 규명은 의미있는 행위가 아닐까.

예전에 이 세상에 가득했던 인간들은 각자 다양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며 살아갔으리라.
쾌락을 추구하고 욕망을 채우고 싶다. 진정한 사랑을 손에 넣고 싶다.
명예를 얻고 역사에 이름을 새기고 싶다.그저 조용하고 편안한 일생을 보내고 싶다.
그것들은 전부 사라졌다.
하지만 그 시절에 쿠란이 차지 못했던 삶의 의미는 이제야 겨우 싹트기 시작했다.
모순일까


🔊
처음 소설을 읽을때는 살인사건보다는 SF설정에 먼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천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아득한 시간이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간에..
냉동수면실험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설정이 먼저 확~~나를 사로잡은것 같다.
그렇기에 이런 신비롭다면 신비로운 상황에 살인사건까지 접목이 되어..너무나도 흥미롭게 읽었던것 같다.
범인이 누군인지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이 실험에 참여하게 된 이들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너무 내게 삶에 대한 의미로 와닿아서 마음이 쓰리기도 했다.
하지만 천년이 지나고나서의 지구는 참..생각도 하기싫은 황폐한 모습에..그들의 천년의 위한 결심이 너무 무참히 무너지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더 슬프기도 하다.

추리소설이지만 그저 추리소설만은 아닌듯한 소설.
추리소설같기도 하고, SF소설 같기도 하고, 각자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느끼는 철학소설
같기도 한..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려 작정한 소설이다.^^



"모도서평단의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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