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가스미초 이야기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그리움과 따뜻함이 간절한 이 계절에 맞춰 가스미초 이야기가 다가왔어요. 
일정한 시간에 밤안개에 감싸는 가스미초에 가보고 싶고 아사다 지로의 비유와 문체를 닮고싶었답니다.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철도원'을 읽으려 했었는데  아사다 지로의 최근 소설이라 반가웠어요. 
쉽게 그리고 아름답게 쓰신다는 소설원칙, 매끄럽고 군더더기없는 글의 세계는 정말 저도 배우고 싶어요. 

제가 글을 부드럽게 쓰려곤 하지만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필사할 책을 찾고 있었는데 딱이예요.
 
8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온전히 제 글속에 담고싶다는 이벤트서평 신청글을 떠올려보았어요.
한편 한편이 너무나 아름다운 한 폭의 수채화같고 드라마같고 감동적인 영화같아서 책을 잡자마자 읽어버렸지요.
장인기질의 사진예술가 할아버지와 사위, 딸과 주인공인 고등학생 이노의 가족사와 그의 꽃다운 청춘시절을 아름답게 그려냈어요.
 
읽는내내 우리 가족이야기를 쓰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내 여고시절이 그리져 풋풋한 그 날들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20여년이나 훌쩍 지나버린 아쉬움과 돌이킬 수 없음에도 회한이 밀려들기도 했지만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리고 싶어졌어요.
조금씩 기억을 떠올리며 아사다 지로처럼 쉽고 아름답게 그려내지 못할지라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이샤였던 아름다웠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굴곡진 사랑과 드러내지 못할 감춰진 진짜 부성애를 찾아야했을 어머니의 슬픔.
할아버지와 닮았으면서도 다른 기질탓에 제자에서 데릴사위로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아버지의 겉도는 모습.
알 수 없는 가족사의 끈을 붙잡고 허물어져가는 사진관과 진로에의 고민과 자유로운 영혼 이노의 방탕한 모습이 애처로워요 .
 
특히나 자신의 청춘을 탐닉하듯 술과 친구, 여자를 취하는 이노의 모습은 이질적이며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8편의 이야기를 꿰뚫는 뼈대가 느껴지면서 그의 고통과 어려움을 벗어나보고자 했던 몸부림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죠.
모두가 그렇게 방황하는 모습은 아닐지라도 그는 그답게 이노식 청춘 공식으로 살아낸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주변을 둘러싼 일상이나 자잘하며 사소한 변화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가스미초 이야기였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롤링스타즈 1 - KBS 2TV 인기 야구 애니메이션
박정오 원작, 류대영 각색 / 페이퍼백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롤링스타즈 1편, 재밌다. TV 애니메이션을 지면으로 보는 것 같다.

우리 아들들은 왜 2편이 없냐면서 언제 나오냐고 난리가 났다.

원래 만화를 좋아하는 초등 6학년과 2학년이지만 야구에 필이 꽂힌 마당이라 더욱 야단이다.

2편부터 시작해 끝날 때까지 사낼 생각을 하면 괜히 서평을 신청했나 후회했을 정도니까.

 
세상은 인간과 인간같은 동물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 배경이다.

평화로운 지구에 어느 날 외계 생명체가 쳐들어 오면서 평화가 깨지고 엉망진창이 된다.

그런데 그 이유는 야구 게임을 하자는 제안을 국가 방위 사령부가 거부했기에 쳐들어 온 것.

어이없는 사령관 캐릭터와 이상한 카레스 왕국의 네로 마왕의 모습은 기묘하다.

어떻게 알고 있었던 외계인인지 설명은 없고 겨우 야구게임을 하기위해 쳐들어 온다는 얘기라니 황당...

전쟁 일주일만에 지구는 완패를 하고 야구를 할 수 밖에 없는 불쌍한 처지에 놓이고 만다.

 
어거지로 야구선수를 모집하지만 20년 동안이나 야구를 금지했었던 과거가 밝혀진다.

지구 사령관은 사랑하는 얘인을 전설의 야구선수중 한 명인 미스터 빅 선수에게 빼앗기면서 야구를 못하게 한 것이었다.

오랜시간이 흘렀기에 선수다운 선수를 찾기 어렵다. 더구나 스페이스 리그 우승을 해야 지구를 살릴 수 있다니 큰일이다.

그러던 차에 우승을 위해 전설의 선수들을 찾아 나서지만 그들은 야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렇지만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살아나 다시 야구를 하기로 결심한다.

소집일에 드디어 전설의 선수들이 모여들면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기존의 만화와는 약간은 다른 것 같다.

우선은 선으로 그려진 느낌이 아닌 TV만화 채널의 부드러운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더 중독성이 강하지 않을까. 텔레비전에 친숙하고 너무 즐기는 아이들이 태반인데...

거기다 KBS 2TV 인기 야구 애니메이션이었다니 더욱 걱정스럽다. 

 
천하무적야구단의 인기와 우리 프로야구의 세계적 수준으로 우리 야구의 위상이 얼마나 올랐던가.

우리 작은 아들은 야구 글러브와 배트를 사서 친구들과 야구를 즐기며 열성적인 팬이 됐다.

큰 아이는 아빠의 영향으로 축구를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만화는 너무나 좋아한다.

인기리에 방영되는 만화영화를 이렇게 만화책으로까지 내다니 그 인기몰이가 거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속의 그림책 -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의 호소문 에듀세이 2
이희경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나를 돌아보며...
이 책을 읽으며 어린시절과 지금의 내 모습, 사춘기를 보내는 큰 아이와 그 친구, 만나는 아이들까지 많은 생각과 모습들로 복잡했다.
그리고 혼자라는 외로움을 앓았던 가슴속 깊이 묻혀있는 헤묵은 기억들이 떠올라 전율하기도 하고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초등학생학교때까지 우리를 엄하게 때리시며 키우셨던 어머니, 멀리 배를 타고 나가서 1년에 한번 아버지를 볼 수 있던 시기였다.
두 오빠와 나는 각각 2살 터울로 많이 싸우기도 하고 또 재밌기도 했지만 오빠들끼리는 남자세계라며 끼워주지 않았다.

학교에 입학하자 엄마가 일나가고 없는 빈 집에 들어가는 것이 너무 싫었다. 대문에 기대 신발도 벗지않고 가방을 맨 채 웅크리고 앉아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잊고 있었는데 책 속의 상처받은 아이들의 외로움을 접하며 떠올랐다. 혼자라는 생각이 많이 든 것은 우리집이 이사를 많이 다닌 탓도 있었다.

배를 타지 않으시면서 아버지의 들쑥날쑥한 수입과 어머니의 고단한 노동에 가난을 겨우 면할 수 있었지만 빈 집을 지키며 무섭고 외로워 많이 울어야했다. 남녀 차별이 심한 어머니는 외로웠던 나를 위로하거나 보살피진 않으셨지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진 않았다. 그러나 오빠들에겐 공부하라며 야단를 치는 일이나 매를 드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마음속의 상처가 나타난 그림들
 저자인 이선생님이 계시는 실업고는 학생들 스스로가 '쓰레기'라고 부르며 세상낙오자인 것처럼 힘겨워하는 고교생들이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잘 한다, 잘 해.',  '니깟놈이 해봤자 그짓이지.'라는 모욕과 불신이 가득한 말들이 충격이다.

거기에 형제와 친구와 비교하는 비수의 말에 엄청난 상처를 받으며 지독한 매타작으로 불만이 쌓일 데로 쌓인 사례가 나온다.

상담실에서 만난 아이들은 어른들에 대한 선입견으로 입을 떼지 않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물고기 가족화'와 '나무 그림, '동그라미 가족화', '가족에 대한 상징적 표현'을 통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나 산소호흡기를 달거나 썩은 물에서 죽어가는 물고기, 뿌리도 없고 겨울 나무처럼 아파하는 나무들이라 가슴 아팠다.

부모들이 받았던 상처과 고통으로 인해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고 사랑하는 분신과도 같은 자식들에게 그럴 수 밖엔 없었을까.

정말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 어느 부모가 사랑과 칭찬이 좋다는 말을 모를리 없고 다만 잘키우고자 하는 바램이었을 것이다.

비록 매를 들기는 했지만 아이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자제했던 지금의 내게 꼭 필요한 경각심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아이의 마음속 그림
곧 중학생이 될 큰아이와 초등2학년인 두 남아를 키우는 나는 '동화읽는 어른모임'을 작은 아이 태어나는 해에 가입했다.

그 전부터 워낙 책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육아관련서도 적지않게 읽었고 동화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을 해왔던 것 같다.

독서관련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면서 '자녀교육'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으리라여겼다.

그렇지만 그 알량한 생각은 큰 아이가 초등 4학년이 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학교 공부가 힘들어지면고 준비물도 못 챙겨가니 자연히 학교 생활 태도가 불량하다는 담임샘 말씀을 듣게 된 것이다.

새롭게 대학공부를 시작하고 내 공부에 바쁘다보니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을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남편은 워낙 잔업과 야근이 많은 직종에 술과 친구, 축구를 좋아하는 스포츠광이라 아이들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을 바꿀 수 없는 것을 알면서 더욱 부부싸움이 많아졌다.

좀더 아이들 생각하자며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동안의 가라앉았던 감정까지 들춰져 격해지고 다투기가 일쑤였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갖고 있더라도 남편에게는 스스로의 의지와 자유를 억압하는 모양새였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잘못을 미루며 시간이 흐르고 보니 초등 6학년 초부터 큰얘의 온갖 말썽에 직면해야 했다.

선생님의 호출을 연달아 받아야했고 아이와 함께 이름있는 상담소도 찾아가고 남편을 설득해 부부상담도 받아보았다.

사춘기 관련한 많은 책도 읽고 남편과의 풀리지 않는 갈등을 풀기 위해 선배님들의 조언도 많이 구했다.

내 아이에게 닥친 엄청난 변화와 혼돈 앞에 모든 방법을 강구하며 내 일을 접기 시작했다.

오로지 순하고 착하고 문제 일으키지 않았던 아이로 돌려놓기 위해 노력했지만 상담소장님의 말씀을 듣고야 깨달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저 관심과 사랑으로 자꾸 안아주고 스킨십하고 기다리라'고 하셨다.

나부터 시작하는 부모되기
나는 내 마음을 다잡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3년전부터 '자기발견글쓰기'를 하면서 나를 인식하고 수용하고 이해하고 나아가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다.

100일, 365일 빠지지 않고 그날 그날 내 감정과 생각, 사건 등을 기록하며 차분하게 나를 만나며 조금씩 느꼈다.

작년에는 학생상담 자원봉사자교육을 받고 가까운 초등학교에서 1년동안 집단상담을 했는데 올 해 나에게 큰 힘이 됐다.

거기다 우리 부부는 상담소를 다녀온 이후 많이 대화가 부드러워지고 서로의 배려하며 생활하는 등 안정을 찾고 있다.

하반기가 되면서도 여전히 반항적이고 친구의 말이라면 무조건 함께하는 우리 아이지만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편하게 한다. 그리고 예전엔 거부감있는 듯 보였던 스킨십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의 영향이 크겠지만 무엇보다 부모의 사랑을 전제로 안정된 가정과 부모의 올바른 모범속에 아이를 믿어야 할 것 같다.

어떤 자격으로 어떤 생각으로 부모라고 해도 무자비한 공격적인 폭언과 폭력을 가할 수는 더더욱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며 한 번, 사춘기 되기 전 한 번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

저자인 이희경선생님의 말씀처럼 부모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진정한 부모교육'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인생의 가치와 성공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며 어떻게 하면 진정한 부모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무석교수의 '자존감'을 읽은 지금 잔잔하게 어딘가로 향했던 낯선 뭔가를 느낀다.
이글어진 내 존재감에 대한 인식일 수도 있고 세상을 향해 손을 내미는 밝아진 변화일 수도 있겠다. 표지에 적힌 말,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다". 이 말을 놓치고 싶지 않다.

 나는 누구인가. 나이 마흔 즈음에 나라는 존재에 대한 정체성과 가치감을 생각하고 있었다.
운을 봤는데 삼재가 들었다고 조심하라셨기에 약간은 움추리고 풀리지 않는 일을 한탄했다.
꿈에서는 낯선 길에서 헤매거나 사나운 짐승에 쫏기고 갇혀 꼼짝달싹을 못해 신경을 쓰였다.
그러던 차에 알게된 '자기 발견 글쓰기'는 내 삶에 작은 변화를 몰고왔고 3년여가 흐른 지금까지 글을 쓰게 했다.

 나를 나 자신을 제대로 진정 알고 싶고 나만의 꿈을 이루고 싶다.
모닝페이지를 써왔던 것이 도움이 됐음을 '자존감'을 읽으며 절실히 느꼈다.
나를 어떤 관점에서 보고 있었는가에 대한 좋은 답을 줬던 모닝페이지에서 무의식의 끈들이 조금씩  풀려나왔기 때문이다.
아침시간 펜을 제대로 잡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그저 생각나는 데로 아니 생각도 못하는 것 같은데 끄적였다.

 어떤 날은 횡설수설이고 남편과 시어머니, 시댁에 대한 감정까지 솟아오르고 어린 시절의 기억들로 넘나들었다.
그러면서 복잡한 감정들이 조금씩 풀어져서인지 단순화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점차 긍정쪽으로 향함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도 얘기하기에 나의 일련의 노력들이 나를 열리게 하고 부드럽게 만들며 희망의 문을 찾아나섰음을 일깨웠다.

 여러 장에 걸쳐 우리 모두에게 있는 열등감에 대해 많은 사례를 소개하고 있어 쉽게 다가설 수 있었다.
가난, 외모, 집안, 부모 등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나의 경우엔 무관심한 아버지와 남녀차별이 심하신 어머니의 태도로 큰 상처를 받고 열등감이 생겨났을 수 있다.

 그리고 자학적 성격이 될 수 있었던 양육일 수 있었으나 청년기를 거쳐 독립해 살고자 했던 노력덕분에 벗어났음을 깨달았다.
제일 크게 와닿았던 것은 자기애적 성격일 수 있는 우리 부부가 서로에게 실망하고 십여년 이상을 무관심하게 살아 왔고,
우리 아이들에게 상처뿐만 아니라 자존감의 형성에도 좋지 않을 영향을 준 것이다. 
스타처럼 사람들의 이목을 받고 싶었던 나나 남편이었기에 밖에서는 인기가 있었지만 집에선 그렇지 못했다.
나 혼자만이 남편의 무관심을 받고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해 왔음을 처절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마지막 파트에선 누구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며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나 자신의 부정적 관점이 어디서 왔는지를 인식하고 이해하며 고쳐나갈 방법을 찾는다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모닝페이지'를 계속 해나가며 혼자지만 외롭지 않는 사색의 걷기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련다.
저자의 말대로 '조건없이,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받아 주는 경험'을 해나가리라.
'내가 일류 대학을 나오지 않았어도 정리정돈을 잘 못하고 요리도 못하지만....우리 가족은 나를 사랑해.'라고 되뇌이면서.

 초등 6학년과 2학년 두 아들에게 엄마의 자존감이 대물림되지는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무조건 하기 싫다고 의욕을 보이지 않던 큰 아이를 보며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른다.
충격적이지만 자신감 없는 아이는 내가 그렇게 기른 것이었음을 이제야 알았다.

화해와 안정으로 자존감을 회복시켜 내 아이를 믿어 주고, 자율적으로 놀게 해주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
자존감 회복을 통해 일상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교수의 베스트셀러 산책 - 서양명작의 숲에서 文香에 취하다
윤일권 지음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세월과 함께 숙성된 명작

명작을 읽어야 한다며 권하는 사회, 고등학생이던 내게 엄청 부담이 됐던 때가 있었다.
공부하기에도 벅찼지만 책을 읽으면 시간 하나는 참 빨리도 지났다. 주말이면 꼴딱 밤을 새던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마흔이 넘고 보니 그 때 힘들어도 읽어두었다면 지금의 내 삶이 어땠을까 싶다.
독일문학을 전공하고 강의하시는 윤일권교수님의 이 책에서 다룬 명작은 모두 10편이다.
3편을 읽었지만 그마저도 가물가물한 기억과 함께 명함도 못내밀 것 같다.
줄거리에 치중한 읽기였을 뿐 삶과 연결되지 못한채 깊이있는 숙성이 없던 탓이리라.
특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은 지금 처한 나의 현실과 마음을 알아차린듯 느껴져 다시 한번 꼭 읽고 싶은 명작이 아닐 수 없다.
세월과 함께 녹아낸 시각과 감수성이 숙성시켜서일까. 찝을 수록 새록새록 맛이 다른 것 같다.

 
진정한 사명을 자기 실현 

데미안은 내게 소중한 명작이 아닐 수 없다. 헤르만 헤세처럼 나를 끌어당기는 작가는 없었기에 그의 작품은 거의 접했다.
그 중에서도 데미안은 청소년기에서 독립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그 시기의 내게 큰 영향을 준다.
제주라는 변방에서 벗어나 부모님의 안온한 그늘을 버리고 변화의 무한 가능성인 서울로 상경했던 밑거름이었다.
꿈을 찾아 새로운 대학을 향해 도전하고 잘못된 선택이지만 마무리를 지으며 희생시키고 돌아가려 애썼다.
힘겨운 시간들이었지만 누군가가 내 알을 깨뜨린 것이 아니라 내가 시작한 또 다른 세계를 향한 발돋움이었기에 의미있었다.
생각보다 여린 탓이었는지 꿈을 이룰 관문 앞에서 좌절해야 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자에겐 절망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
'인간에게는,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이끄는 길을 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없다는 것을!'(p290)

 

 교육의 목표는 '자유인'

자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 조국 그리스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자긍심이 놀랍다.
"그리고 오랜 세월 유럽을 무력으로 지배한 로마제국보다, 신앙으로 지배한 중세신국보다
고대 그리스가 더욱 강하고 폭넓게 서양문화를 지배해왔다는 평가는 결코 지나치지 않다."(p104)

자유인 조르바를 바라보며 책과 학문, 관념의 세계에 갇혀 지낸 주인공 '나'처럼 강렬한 태초의 회오리가 일어오르는 것 같다.
일상을 낯설게 만나며 새삼스럽게 놀라고, 감동받고, 궁금해지고 싶다. 신명이 나도록 나의 본성을 깨우고 싶기 때문이다.
육십 넘은 조르바가 어린아이같은 원초적 감각으로 모든 사물과 생소하게 만나고 매일 매일을 기적으로 맞이한다면...?
과연 나도 우상으로부터, 이념으로부터, 욕망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교육의 목표도 '자유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인재육성이니 '인적자원개발'이니 하는 따위의, 사람을 도구로 삼는 구호는 이제 그만 걷어치우고 구성원 하나하나가 자유인이 되는 교육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p125)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 미하엘 엔데의 '모모', 피터 셰퍼의 '아마데우스',
E.M. 레마르크의 '서부전선은 이상 없다', 게르드 브란트베르그의 '아갈리아의 딸들',
C.V. 게오르규의 '25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자' 등
소중하고 의미있는 작품의 향기에 취해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음을 인정한다.
많은 부분을 동감하며 정신과 육체가 화해의 길로 들어서는 조르바 주인공의 대목에 공감한다.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 문학은 우리의 삶을 풍요로운 토양으로 만들기에 내 몫은 마음밭을 기름지게 하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