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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융, 기억 꿈 사상 - 카를 융 자서전
칼 구스타프 융 지음, 조성기 옮김 / 김영사 / 2007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융의 제자이요 여비서인 아니엘라 야페가 융의 나이 82세가 되던 해로부터 5년 가까이 줄기차게 대담을 하여 엮은 자서전인데 융이 한 문장 한 문장을 손보았으므로 거의 융 자신의 집필로 이루어진 저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융은 처음에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출간을 거부했으나 자신의 사후에 출간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동의, 그의 세상을 떠난 다음해인 1962년에 자서전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
융이 80세가 넘은 나이에 자기 인생 전체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일생을 한 마디로 규정하길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 실현의 역사다.' 라고.. 책을 읽다보면 80세가 넘은 나이에고 4세 무렵에 꾼 꿈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대목은 그저 놀라울 뿐. 그의 저서인 '심리학적 성격유형' 에서 제시한 여덟가지 심리적 유형이 MBTI의 과학적(?) 근거가 되었다는 사실도 매우 놀라운 일이다.
* 흥미롭고도 매우 중요한 에피소드
취리히 대학병원에서 강의를 할 때 그를 마술사와 같은 명의로 명성이 자자하게 만들어 준 사건이 있었다. 면 강의 시간에 58 세쯤 된 중년부인이 엄청난 통증을 호소하며 지팡이를 짚고 내원했는데 그의 최면 시술 한 번으로 아무 것도 치료한 바 없이 지팡이를 던져버리고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다음 학기 개강에 맞춰 그 여인이 통증을 호소하며 다시 왔고 융이 최면을 걸자 다시 통증으로부터 벗어났다. 이를 스무 명 가량의 학생들이 보고 있었으니 그의 대단한 신통력이 소문날 수 밖에...이상히 여긴 융이 그녀의 인생에 대하 자세히 알아보니 정신박약아인 외동아들이 융의 병동에 입원 중이었는데, 그녀는 물론 아들이 재능이 뛰어나고 성공하기를 바랐으나 정신병 환자가 되자 무척 실망하고 있었다. 그 무렵 융은 젊은 의사로서 그녀가 아들에게 바라던 모든 것을 구현하고 있는 존재였으므로 멋진 영웅의 어머니가 되고 싶었던 그녀의 야심적인 갈망이 융에게 고착된 것 ! 그리하여 그녀는 융 (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아들로 입양시켜 버린..)의 기적적인 치유 기술을 세상에 널리 선전화여 융이 개인적으로 돌보는 환자들을 처음으로 얻게 되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