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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독 ㅣ 꿈꾸는돌 15
다케우치 마코토 지음, 윤수정 옮김 / 돌베개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만약 원더가 없었다면, 저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요?"
현립 소라자와 고등학교에 star dog 한 마리가 떴다. 이름하여 wonder dog!
상자에 버려진 강아지를 품에 안고 입학식장에 들어선 고1 신입생 고마치 겐타로는 강아지를 돌봐줄 방편으로,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던 '반더포겔' 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한다. 그리고는 반더포겔 선배들의 도움에 힘입어 반겔 정신, 즉 '스스로 결정하고, 양심에 기초해 스스로 책임지고 행동하며, 새로운 인생을 이룬다'는 항목을 '자주, 자각, 자립'이라는 교훈에 걸맞는 내용이라며 학교장과 교감을 설득하기에 이르는데...
강아지의 이름은 동아리의 이름을 따서 원더(반더포겔의 '반더'와 '놀라움'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wonder를 일본에서는 모두 '원더'로 발음된다)가 되었고, 반더포겔 부원 모두 쉬는 날에도 원더를 돌봐주기 위해 등교하는 등 양심에 기초해 스스로 책임지고 행동하는 생활을 익혀나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등장인물들은 교실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길을 찾게 된다. '모두가 나란히 서서 같은 일을 하는 데 서투른 학생은 학교라는 폐쇄된 사회에 가둬 놓아서는 안 된다.는 반더포겔 지도교사 다이치의 교육관이 부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 학생들 스스로 원더를 돌보며 자신들이 열중할 수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두는 부원들이 원더로 인해 사건 사고에 휘말리는 순간에도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팽개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더포겔 부원들이 원더를 키우고 가르치는 것 같지만, 원더 덕분에 부원들이 배우는 것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원더 돌보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즐거움을 알아버린 부원들은 다른 데서 맛볼 수 없는 만족감을 누릴 수 있었다. 그 만족감이 있었기에 미래에도 계속 무언가를 목표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반더포겔은 독일어로 철새를 의미한다. 철새처럼 들과 산을 걸으며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반더포겔 정신은 소라자와 고등학교의 양호교사인 기시다가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교사의 역할에 대한 다음의 이야기들에서도 잘 드러난다.
"중요한 건 수업같은 게 아니야. 뭐라고 해야 하나.좀 더 전체적인, 사람됨이나 행동거지나, 그런 게 중요한 거야."
"수업을 잘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이런 일을 생각하게 만드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우리들에게도 원더가 있었으면 좋겠다. 원더와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가야 할 곳에 수월하게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한 걸음씩 전망 좋은 산등성이를 오르다 보면 어느 덧 목표인 산 정상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고, 산꼭대기에서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았을 때의 상쾌함도 맛볼 수 있겠지.
*함께 읽으면 좋을 책 :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