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1 (20주년 기념판) - 에셔와 함께 탐험하는 아름다움의 세계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1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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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은게 10여년 전이었던 것 같다. 얼마 전 다시 읽었는데, 이 책은 아직도 미학이라는 알쏭달쏭한 학문에 대해서 명쾌한 지침서이자 안내서가 되어주었다. 아직 이 책이 가진 생명력은 팔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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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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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상상력은 기발하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책 속의 작품들이 상상력만 놀라운 것이 아니라 소설로서 주는 재미도 뚜렷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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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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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건 역사물이나 추리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움베르토 에코의 이 첫 작품은 얼마나 크나큰 벽인지! 아마 앞으로도 장미의 이름은 작가들에게는 넘어야 할, 그러나 쉽게 넘지 못할 이름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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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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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의 아름다운 `미침`을 보며 마냥 부럽기만 한 후손들의 부러움과 동경 때문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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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owie - The Next Day [디럭스 에디션]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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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밍 립스가 얼마 전에 'Is David Bowie Dying?'이라는 노래를 발표한 적이 있다. 데이빗 보위의 팬들은 그 도발적인 제목에 발끈했을 것이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 제목에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데이빗 보위가 데뷔를 한 이래, 이렇게 오래 새로운 앨범을 내지 않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햇수로는 10년, 우리 말로는 강산이 변하기에는 충분한 시기. 그 긴 시간 동안 데이빗 보위는 침묵하고 있었다. 앨범이 아닌 라이브 무대에 마지막으로 보인 것조차 2006년 초가 끝이었고, 너무나도 조용한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그가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모든 이야기는, 2013년 1월 7일까지의 이야기이다.

  2013년 1월 8일, 그의 66세 생일날, 데이빗 보위는 갑작스럽게 새로운 곡을 내놓았다. 'Where are we now?'라는 곡과 뮤직비디오를 팬들에게 내놓으면서, 3월에는 새로운 앨범이 나올 것임을 예고하였다. 아무도 알지 못했고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사건이었다. 데이빗 보위의 팬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흥분이 약간 가라앉은 뒤, 팬들은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과연 데이빗 보위는 이번에 어떤 음악을 가지고 올 것인가?

  여기서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데이빗 보위의 컴백 예고를 무척 늦게 알았다. 1월 말이나 되어서야 그의 신곡을 접했던 것이다. 신곡 'Where are we now?'을 듣고 난 뒤, 그의 새 앨범 표지와 곡의 분위기를 통해, 아마도 새로운 데이빗 보위의 곡들은 자신의 과거 음악에 대한 철저한 회상이자 정리가 될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이제 보위도 늙었고, (무례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제목이지만) 플레이밍 립스의 곡처럼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중 아니던가. 마지막으로 그의 음악 역사를 총정리하듯이 이번 앨범을 낸 것이 아니었겠는가.

  묘하게도, 이번 앨범의 첫 곡 가사 중에서 그러한 내 생각에 대한 대답마냥 들리는 대목이 있었다. 'Here I am, not quite dying'. 내게는 '나 아직 안 죽었어, 이 자식아!'라고 아주 대놓고 지르는 일갈로 들렸다. 내 생각을 부정하는 데이빗 보위의 이 앨범을 들으면서, 나는 그냥 입 다물고 내 건방진 생각을 반성하며 보위를 찬양하기로 했다.

 

  데이빗 보위의 이번 앨범은 자신의 영광스러웠던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가득하거나, 과거에 해 왔던 스타일의 복습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데이빗 보위 정도 되는 거물이라면 사실 과거의 이름만 계속해서 '팔아먹는' 것만으로도 계속해서 존경받으며 살 수 있다.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오히려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했던 과거의 스타와 거장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데이빗 보위가 다른 뮤지션들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언제나 꾸준하게 새로운 음악을 추구해 왔다는 점이다. '카멜레온'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그는 특정한 스타일의 음악에 오래오래 머무른 적이 없었다. 물론 그 와중에는 평단의 외면도, 상업적 실패도, 그리고 두 가지를 다 겪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빗 보위는 계속해서 새로운 음악에 도전해 왔다. 글램에서 미니멀리즘, 디스코와 테크노와 인더스트리얼.

  이번 앨범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앨범 속의 사운드는, 그의 과거 앨범 중에서 어떠한 앨범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 않다. 과거에 비해서는 정통 록 사운드로 회귀한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서 다양한 실험이 곡마다 이루어지고 있다. 첫 곡 'The Next Day'의 직설적인 락 사운드는 바로 다음 곡 'Dirty Boys'에서 끈적하기까지 한 기름진 선율로 바뀐다. 이러한 변화는 마지막 곡 'Heat'(와, 디럭스 에디션에서는 이어지는 보너스 트랙)에까지 계속된다. 심지어 처음 발표된 싱글이었던 'Where are we now?'는 이번 앨범 속에서 가장 이질적인 곡이라는 느낌마저 줄 정도로 얌전하다. 이러한 변화무쌍함과 다양함이, 앨범을 들으면서 '이것이 데이빗 보위의 음악이었지!'라는 생각을 계속 했던 이유였으리라.

  데이빗 보위 음악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특유의 기묘함과 뒤틀림이다. 이러한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그의 두 번째 싱글 'The Stars (are out tonight)'의 뮤직비디오이다. 틸다 스윈튼과 데이빗 보위는 노년의 평범한 부부의 모습에서부터 무언가에 홀린듯한 미치광이의 모습까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일상과 비일상의 뒤섞임이야말로 데이빗 보위의 특징이 아닐까. 'Valentine`s Day'라는 곡은 그 제목에서 사랑 노래일 것이라 짐작했었다. 하지만 노래의 가사는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가사를 담은 노래 자체는 밝고 쾌활한 분위기가 아닌가! 이 계속되는 뒤틀림이 곡 속에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데이빗 보위 음악 특유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리라. 이번 앨범에서 노래 속의 소재로 쓰인 것들은 전쟁과 폭력, 배신과 공허함 등이다. 그러나 사운드 자체는 바닥을 치닫는 우울함과는 정반대로, 경쾌하고 힘있으며 세련되어 있다. 기묘하지 않은가.

 

  내 개인적인 감상을 적자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트랙은 'You feel so lonely you could die'이다. 상당히 분위기 있는 노래이지만, 그 속의 가사는 상대방에 대한 애증이 섞인, 그리고 사랑보다는 증오가 더욱 강한 느낌이다. 제목부터가 '넌 네가 죽을 거 같을 만치 외로움을 느낄거'라는 독설이 아니던가. 'I can see you as a corpse/ hanging from a beam'이라는 직설적인 가사는, 데이빗 보위의 외침 속에서 그 복잡하게 뒤섞인 감정이 곧바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어느 곡이 가장 좋은지를 꼽기는 무척 어렵다. 'Heat'는 기묘한 가사와 주술적으로까지 들리는 데이빗 보위의 저음과 신비로운 사운드가 어우러져 있으며, '(You will) Set the world on fire'는 정통 락 사운드로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모든 곡이 저마다의 분위기와 특색을 가지고 청자인 나를 유혹하고 있으며, 그 유혹들 속에서 냉정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데이빗 보위의 10년만의 귀환은, 앨범의 영국 차트 1위 등극으로 이어졌다.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역시 본 조비의 신보와 1위를 놓고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보위의 팬이라서 이 앨범을 사도 좋고, 해외의 열광적인 반응 때문에 그 궁금함을 해소하려고 이 앨범을 사도 좋으며, 데이빗 보위라는 유명하지만 생소한 거장의 음악이 궁금해서 이 앨범을 사도 괜찮다. 이 앨범은 데이빗 보위가 거장의 이름만 남은 자가 아니라 여전히 새로이 도전하는 '살아 있'는 현역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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