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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가치는 포기된 그들의 생산 함수로 결정된다. 희생자 가족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고인의 상대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온갖 개인적 장점들을 제시한다. 한 미망인은 36년간 결혼 생활을 했던 자기 남편의 상실이 새신부의 신랑이 사망한 것보다 더 비싸게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망인은 자기 남편이 죽음에 이를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가 자신의 휴대 전화를 사용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로 증명이 되며, 따라서 즉시 사망한 사람보다는 더 많은 고통을 겪었다는 것이다. 9.11 사태의 사망자 가족에게 제공된 보상금으로 인해 유족들이 사망자에게 부여하는 가치와 생명이 대단히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 가치는 한정된 예산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희생자에 대한 보상 문제에 관한 한 모든 사람이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의 가격> 70~71쪽, 에두아르도 포터, 김영사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생명은 정말로 귀중하다. 그들을 차마 잃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은 어디에도 견줄 수 없다. 그 가치는 절대적이다.
  그러나 절대적 가치들을 모아서 비교평가를 하게 된다면, 여기서 충돌이 벌어진다. 누가 어떻게 나의 '절대적'이 남의 '절대적'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가치가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세상의 모든 다툼이 시작된다.
  합리적인 사고가 이런 다툼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하려면, 개인의 절대적인 가치를 상대적으로 측정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경제학에서는 효용함수(utility function)라는 것을 만들어서 이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너무나도 지난한 작업으로 보인다. 한 길 물 속은 알아도 열 길 사람 속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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