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죽인 날 유진은 자신이 로스쿨 합격을 알게 된다. 마냥 기쁘지 않았고, 자신을 축하해 주는 해진이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릴 적 수영 유망주였던 유진은 약 복용이 시작된 후로 기록이 좋지 않고, 컨디션이 계속 안 좋아졌다. 어쩔 수 없는 계기로 한번 약 복용을 멈추면서 대회 신기록을 경신하고 그 후로 약을 안 먹는 날이 많아졌다.
결국 한 대회에서 발작 증세가 시작되었고, 엄마에게 수영 금지령이 떨어진 후에 수영 선수를 그만두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 자신은 엄마를 죽였고 로스쿨을 합격했으며 아직까지는 해진과 이모에게 엄마는 피정소에 가있다는 말로 둘러대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머니는 이쯤에서 수영을 그만두라고 권했다.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세상 무엇보다 물이 좋았다. 팔을 길게 뻗어 물을 만지고 쓰다듬고 끌어안고 밀어내는 모든 순간이 좋았다. 상어처럼돌진해가는 질주의 순간이 좋았다. 온몸을 던져 누군가와 혹은 나 자신과 벌이는 승부의 순간들이 좋았다. 밤마다 잠들 때마다 올림픽 경기장,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만나는 그 순간이 좋았다. 물속이 지상보다 자유로웠고, 수영장이 학교나 집보다 편안했다. 물속은어머니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온전히 나의 세상이었다. 그 안에서무엇이든 해낼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뭐든.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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