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피 범벅이 된 자신과, 죽은 엄마의 시체를 마주한 유진은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여러 증거들은 모두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전날의 기억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늦은 밤 비 맞고 들어왔건 기억, 문 앞에서 엄마를 마주쳤던 순간. 기억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자신이 엄마를 죽이고 난 뒤였다.
생각을 정리한 후, 자신의 친 형제같은 해진이 집에 오기 전까지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날카로운 충격이 맥박수를 훅 끌어올렸다. 명치 밑에서 이글대던 절망이 위액처럼 식도를 역류했다. 쿡쿡 소리가 구토를 하듯 입 밖으로 터져나왔다. 소리는 웃음이 되어 피비린내 자욱한 집 안으로 탄환처럼 뻗어 나갔다. 땀인지, 핏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뺨을 타고 턱 끝으로 줄줄 흘러내렸다. 살인자라니, 그것도 제 친어머리를 죽인 살인자라니, 그 짐승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라니, 허둥대고 조바심치며 온갖 짓을 다한 끝에 건져낸 게 이런 개 같은 진실이라니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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