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천 년 동안 사피엔스는 짧지만 긴 시간 속에서 많은 변혁을 일궈왔다기아전염병감염병으로 많은 인구가 줄어들기도 하고 금광밀밭유전과 같은 물질적 자산을 갖고자 하는 욕심으로 서로에게 총을 겨누기도 했다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높은 가치를 매기는 자산은 달라졌고 지식이 이제 부의 원천이 되었다사피엔스가 마주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마주한 운명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호모데우스는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쓴 후속작이다. ‘호모 사피엔스를 유행어로 만들어 버릴 만큼 유명한 책이 된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거시적인 인간의 모습을 다뤘다면 호모데우스는 나의 문제로 미래에 선택을 위한 고민을 위한 책이다옮긴이의 말처럼 어떤 미래의 판단이 아닌 무덤덤하게 미래에 대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그 사실을 읽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두꺼운 책만큼이나 고민도 이만큼 쌓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기아역병전쟁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와 북한미국과의 관계는 점차 평화모드로 가까워지면서 전쟁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협정이나 선언 자체로 평화를 단정하거나 보장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전쟁이라는 최악의 선택에서 통제하려고 하는 힘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선거에서도 색깔 논쟁은 옅어지고 있다그럼으로써 CEO와 정치인은 선택을 받기 위한 다른 의제를 고민해야 하지만 생태계 안정과 경제 성장의 두 가지 선택지 중 택할 것은 당연해 보인다결국 경제 성장만을 외치면서 앞으로만 나간다면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한다.

 


인류는 번영건강평화를 위해 노력했다그 과정에서 종교와 이념은 중요한 개념임을 강조했고 이로 인한 믿음은 강건했다하지만 건강한 상태에서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여러 변화가 일면서 인류는 불멸행복신성이라는 다음 목표가 생긴다에피쿠로스는 행복을 최고선으로 규정했는데 이제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데우스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문구 중 진정한 행복을 얻으려면 쾌락을 빠르게 뒤쫓을 것이 아니라 놓아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p.118

현대인은 왜 단 것을 그리 좋아할까? 21세기 초에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을 배불리 먹어야 하기 때문은 아니다그보다는 석기시대 조상들이 달콤한 열매와 꿀을 본 순간 해야 했던 가장 지각 있는 행동이 그것을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이 먹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발전한다해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나 감성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책은 이를 과거의 역사인간의 내면 심리를 통해 잘 해석했는데 이러한 관찰은 매우 흥미롭다그러면서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당연해서 넘어갔던 질문은 마땅히 생각해야 할 질문으로 다시 돌아왔다.

 

p.145

호모사피엔스는 자신들의 도덕적 지위가 높고 자신들의 생명은 돼지코끼리늑대의 생명보다 훨씬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그런데 이런 생각의 근거는 그렇게 명백하지 않다인간집단이 돼지집단보다 더 강하다면 인간의 생명이 돼지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가그렇다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보다 훨씬 강하니 미국인의 생명이 아프가니스탄인의 생명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인가?

 


생명의 우선 순위가 있을까생명의 가치는 인간과 동물을 포함하더라도 위아래를 나눌 수 없는 가치이다그리고 왜 인간은 배고픔과 두려움 같은 주관적 경험을 할까생존에 대한 이유에 대한 고찰 역시 흥미롭다생존하기 위해 주관적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배고픔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지도 사자를 보고 도망치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두고 생각한다한 때 절대적 종교가 있는 상태에서 과학적인 논리로 접근했을 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던 시절이 있었다대척 관계에 있을 것 같은 과학과 종교는 완전 분리되어 있는 것일까우리가 공기를 먹고 산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은 과학이지만 처형할 때 공기를 마시지 못하게 하는 조치에 대해 과학은 설명할 수 있을까이에 대한 접근과 해석은 책 읽는 내내 재미있는 갈등요소를 전달한다.

 

탐욕은 성장의 원동력으로 선한 힘이라는 확신을 불러일으켰고 평형 상태보다 더 많이 원하라고 사람들을 부추기고탐욕을 억제했다이러한 불안을 상당 부분 달래준 것이 자유시장 자본주의였다소품종 다량생산 방식은 바뀌기 시작했고 지속적인 경제 발전도 보장할 수 없다자원을 다 썼을 때 성장은 멈추거나 이전보다 느릴 것이며 언젠가 나중에 소진될 것이다무한동력 성장을 확보하려면 새로운 자원 창고를 찾아야 한다.

 

p.548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이렇게 끝난다.

 

과연 종교와 이념은 어떻게 될 것인가과학이 점점 발전하여 상호주관적 실재의 세계를 떠나 객관적인 과학 지식에만 의조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두꺼운 책이 두렵다면 미리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고 시작하고 그리고 미래를 고민해보자어쩌면 앞으로의 없어질 일자리보다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역사적흐름의 통찰에서 당연했던 사실을 하나씩 벗겨보고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마지막 숙제이다어려운 수학 문제를 회피하고 싶은 것처럼 죽음이란 마주할 수 밖에 없는 두려운 문제 또한 피하고 싶다슬프고 애통한 시한부 인생이지만 희망과 행복을 찾으려는 한 사람이 있다아흔살 할머니는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모든 것을 내려온 채 아들과 며느리의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는 여행에 동참한다드라이빙 미스 노마에서 할머니의 감동적인 여행기가 그려져 있다.

 

p.23

우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았다자유롭게 살며 가볍게 여행했다비하칼리포르니아는 우리의 북극성이었다뜻밖에 얻은 에어스트림은 우리의 삶을 구해주었다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삶을 진실하고 온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여행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아들 팀과 며느리 라미는 그런 여행을 하다가 만났다젊은 나이에 가족을 잃은 아픔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고 부부가 되어 전국 일주를 함께하고 계획한다하지만 그 이야기를 빼놓고 계획한 여행에 차질이 생긴다생각지도 않았던 부모님의 건강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여동생 스테이시에 이어 아버지도 곧 돌아가시게 된다설상가상 아흔살인 할머니 노마는 암으로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게 된다노마는 경제적 어려움전쟁과 불임에 이어 자식과 남편의 죽음까지 마주하고 견뎌냈다그렇지만 얄궂은 장난처럼 본인의 시한부 인생까지 이어지면서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연명치료를 거부한 채 갈대와 같은 자유로운 삶에 진실하게 대하기로 한다.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건강하지 않은 몸으로 함께 여행한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었다아들과 며느리 또한 걱정을 하긴 했지만 과감히 함께하기로 결정했고 강아지 링고까지 더해 여정을 즐기기로 한다특별히 버킷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물 흐르듯 계획이 없는 대로 여행을 다녔고 그대로의 인생을 즐겼다.

 

여행 과정을 블로그나 SNS을 통해 공유하였다사람들은 이에 호응했고 엄청난 좋아요 숫자가 반영하듯 할머니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알아가기 시작했고 방송 출연 요청까지 들어왔다너무 큰 반응에 계정을 닫을까도 고민했지만 할머니의 여정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는 모습을 보고 계속 이어나가기로 한다.

 

책에 담긴 여행 과정은 팀과 라미가 번갈아가면서 일기 형식으로 적혀있고 가족들의 사랑이 물씬 느껴진다특히 아흔 살임에도 그녀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행을 통해 내가 알고 있었던 부모님이 제대로 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점은 개인적으로 나에게 많은 점을 시사했다.

 

그 이야기에도 많은 집중을 했다부모님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저 잘 지낸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특히 나이 듦에 대해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었다간간히 전화 연락은 드리지만 짧은 통화에서 얼마나 교류가 될 수 있는지 한 번 집에 찾아가기 어려운 현실에서 얼마만큼 부모님과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p.339

바하칼리포르니아에 머무는 동안 라미와 나는 엄마의 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다엄마의 일기를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엄마의 일기가 그 안에 적힌 내용이 아니라 적히지 않은 내용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했다는 것이었다.

 

불편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시한부 인생 할머니와 그 아들부부의 여행의 끝은 뭉클했다연명치료를 거부하면서 아들과의 이별은 앞당겨졌지만 그 기간은 중요하지 않았다마지막 할머니는 여행하면서 기록했던 일기에서 병에 대한 언급두려움은 표현하지 않고 삶의 희망을 이야기했다생전에도 그랬듯 이 후에도 이 책이나 다른 영상들로 많은 사람에게 또 다른 희망을 전달해 줄 것이다.

 

죽음연명치료가족여행이라는 키워드를 던져준다죽음 앞에 한 없이 작아지는 인간에 있어 무력감도 느끼기도 하지만 끝이 있는 운명이라면 죽음은 꼭 두려움이 아닌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할머니는 인생에 대해서 “YES”라고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리고 또한 말했다.

세상에는 정말 멋진 일이 많답니다그런데 이것들은 전부 계획 없이 찾아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적인 시차
룬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다르고 닮았다

 

하루하루 반복된 일상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하루라도 일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여러 번 머리를 때리고 주변에 있는 일들은 그런 나를 복잡하게 만든다하루가 지나고 어느새 1년이 지난다나이는 하나 둘 늘어가고 이뤄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매년 반성과 후회가 반복된다세상과 나는 좀처럼 가까워지지도좁혀지지도 않는 것 같다.

 

우리는 다르고 닮았다개개인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방식은 다르다하지만 지금보다 나은 삶을 바라는 것은 닮았다속박된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다사적인 시차는 그런 다르고 닮은 룬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무덤덤하면서도 따뜻함이 배어있는 글은 함께 고민하고 나와 사회의 간극을 좁혀줄 것이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더콤마에이’ 잡지를 만들었다인터뷰는 불특정 다수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타인을 평가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하지만 그녀는 타인의 이야기에서 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더콤마에이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가 내성적이고 수동적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고 마는 능동적인 사람이다교수가 되고자 학업에 매진하고 타투이스트를 위한 잡지를 만들고자 하는 모습들은 그녀의 성격이 어떨지 반영한다감성적이고 뛰어난 관찰력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소소한 일상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것에서 얻은 생각을 적은 글들이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는다.

 

p.112

나이 든 사람들이 부럽다.

빈 그릇처럼 주어진 삶을 백발이 되도록 그득 채울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다.

작은 글씨는 잘 안 보이지만 세상만사를 멀리서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것도,

나이 듦은 재빠르면서도 까마득하다.

지나간 생은 너무나 유한하고 남은 생은 너무나 무한하다.

 

책은 에세이와 시사진이 잘 섞여있다담담하게 써내려간 에세이는 깊은 생각을 빠지게 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다그런 그녀의 관찰력이 참 부럽다누구나 경험하고 느끼는 부분이지만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그녀의 삶에 색채를 더했다뚜렷한 자신만의 색깔로 삶에 색칠해나갔고 당당한 그녀의 글이 부럽고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p.286

언어란 언제나 그것을 쓰는 사람만의 몫이라서그 인생을 직접 살아보지 않고서야 그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끊임 없는 추측과 오해와 해명 안에 뒤섞여 산다.

 

언어가 가지는 순수하지만 신비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나이가 듦으로써 생각은 굳어지고 내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때론 침묵이 더 좋을 때가 있다는 걸 나이 들어 생각한다관심어린 시선에 건넨 말이지만 오지랖이 되어 상처가 될 수 있다어떤 말을 함부로 말하는 것도함부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는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

 

내가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도 담겨있다아이를 가질 때의 여자들의 마음과 양육할 때의 감정여자로서 살아갈 때 가지는 불안감과 불평등한 요소이 드러나 있는데 이 또한 사적인 시차를 좁혀주는 것 같다.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쓰인 글이 아니라서 좋았다다분히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에세이 장르일 수 있는데 그 어느 때보다 공감이 많이 되는 책이라 그럴까내가 생각하고 있던 에세이의 가벼움을 좀 더 무겁게 만든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 - 멍때림이 만드는 위대한 변화
마누시 조모로디 지음, 김유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멍때림이 만드는 위대한 변화


‘지루함과 기발함’의 상관관계는 무엇일까? 지루함을 느끼면 항상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을 켠다. 인터넷 기사를 읽거나 커뮤니티 활동, 동영상, 게임을 하면서 지루함을 대신한다. 대부분 잠깐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다. 심심하고 따분한 마음은 무엇인가 채워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을 받는다. 핸드폰은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수단이었고 그렇게 하루 중 지루함을 느끼는 시간은 점점 줄어갔다.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는 지루함의 시간에 대한 고찰이다. 지루함이 왜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어떻게 우리를 더욱 똑똑하게 만든다고 하는 것일까?

  

p.11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발견한 것은 내가 깨어 있는 시간 중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공백의 시간이 단 한순간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나의 공범은 휴대폰이었다.

  

휴대폰을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어느새 가장 눈에 잘 보이는 위치하는 곳에 휴대폰이 있고 잠깐의 틈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세상과 연결을 시도한다. 온전한 나의 시간보다 세상과 연결하고 접속하는 시간이 더욱 커져갔다. 잃어버린 시간을 인지하고 되찾기 위해 휴대폰과 멀어지는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p.43 

마음 방황이나 몽상이 다른 형태의 인지와 차별되는 핵심적인 이유다. 마음 방황이나 몽상을 통해 우리는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인지 체계를 기반으로 사물을 경험하고, 구성하고, 이해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공허가 된다. 공허 속에 심심함, 따분함, 단조로움을 느끼는 마음을 느끼게 되고 이런 마음의 방황을 허락하기 쉽지 않다. 마음의 방황은 곧 내가 멈춰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지루함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경고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목표와 계획을 바꾸도록 동기부여 하는 ‘자극제’이기도 하다.

  

p.109

“스마트폰은 마치 네 살짜리 어린아이처럼 행동한다. 그들의 디폴트 옵션은 당신이 철저하게 모든 것을 의식하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그는 말한다. 새로운 문자가 들어오면 작은 팝업 창이 열린다. 이메일이 오면 알림이 울린다. 왓츠앱, 스냅챗, 거품이 사방으로 퍼진다. 그 다음 순간 당신은 그 거품 속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추고 SNS를 확인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한다. 이를 자기 방해 패턴이라고 말하는데 돌아봤을 때 외부의 방해 요소보다 자신을 방해하는 자기 방해가 더 많다. 자기 방해를 벗어나 마음 방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지루함의 신봉자였다. 지루함속에서 통찰력을 얻었고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내면의 인지 체계에서 구성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p.244

“우리는 언제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우리는 절대 변하지 못한다. 미지의 영역,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 그곳이 당신이 변화할 수 있는 장소다.”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스마트폰을 아예 쓰지말자는 말하는 안티테크(anti-tech)가 아니다. 시대에서 가질 수 있는 편리함은 분명 기술의 혜택이 전해줬다. 하지만 기술을 통해 나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 현재의 연결성으로 인해 우리 정신이 파괴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깊이 와닿는 문구가 마지막 무렵에 적혀 있었다. ‘누군가에게 내가 있는 곳에 도착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이 세상 속에 존재하고 있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고 모든 것을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낄 때 우리는 살아 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성장하는 것. 그건 ‘지루함’을 어떻게 느낄 수 있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에서 기획을 덜어내라 - 누구나 이미 선천적 기획자다!
제갈현열.김도윤 지음 / 천그루숲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이미 선천적 기획자다

 

이미 우린 기획자이다부모님에게 용돈을 얻기 위한 과정부터 연인이 되기 위한 고백하는 과정 모두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과정을 설계하고 전략을 만들었다기획은 이론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이미 실전을 통해서 배워왔고 공식 따위는 없을 수도 있다하지만 기획은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기획에서 기획을 덜어내라처럼 기획이 특별한 것이 아닌 기획의 특별함을 덜어냈을 때 시작이라고 한다그 이유는 이미 선천적인 기획자이기 때문이다.

 

p.50 

기획이 존재하는 이유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해결해야 할 문제가 정리되는 순간 하나의 기획은 마무리를 맺는다한 번의 기획은 하나의 문제점과 하나의 해결책을 만들 때 끝이 난다.

 

기획을 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는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선택 문항 중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데 다양한 답이 존재할 수도 있고 어쩌면 답이 없을 수도 있는 답을 찾기 위해 헤매는 과정에서 기획을 어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우리는 자신의 욕망’ 속에서 답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질문을 통해서 문제를 알아가는 것으로 확장하는데 어떠한 공식이 아닌 흐름을 통해서 문제에 대한 본질을 접근할 수 있다.

 

책은 문제를 면··점의 영역을 나눠 어떻게 기획으로 하는지 접근한다두괄식 질문을 던져 생각을 만들고 선생각을 잇도록 이야기를 만든다이러한 과정 속에서 방점을 찍음으로써 가능성과 매력성을 가진 좋은 해결책을 내는 것이 기획이다.

 

그래서 기획에서 중요한 도구는 이다매력성을 가진 해결책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에 매력의 선을 그어야 한다필력을 만들기 위해서 글을 추출하고 좋은 문장을 발견하여 기록해두어야 한다좋은 글이 담긴 모든 기획이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훌륭한 모든 기획에는 좋은 글이 반드시 담겨 있다또한 기획은 음악과도 같아서 강약조절과 클라이막스가 있어야 한다평탄한 느낌을 주는 기획보단 몇 가지 포인트가 주는 매력이 마음을 흔들 것이기 때문이다.

 

p.227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은 다른 어떠한 것을 통해 얻은 것보다 깊다지금까지 무엇을 경험했느냐가 어떠한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글과 함께 해결책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실패한 경험일지라도 직접 경험하고 겪은 것들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 줄 것이다. ‘무릎 탁!’ 해결책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성향과 그 성향에 깊이를 더한 자신의 관점이 필요하다책이든술이든대화든영화든 자신만의 깊이를 만드는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문제를 마주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할 것이다제목처럼 기획에 대한 상세한 나열보다 주제 문장 하나에 기획이 담아야 할 요소를 담아놓았다책이 기획된 것 역시 책에서 덜어낼 것을 덜어낸 시도가 엿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간디가 말했다는 구절이 있어 언급한다간디는 대화란 좁게는 말과 말이 만나는 자리이지만 넓게 보면 생각과 생각이 만나는 자리라고 하면서 생각과 생각이 부딪쳐 깨진 자국을 통해 생각은 확장된다고 말했다기획에서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각다른 사람와의 생각이 계속 부딪히고 이를 통해 확장된다는 점에 공감한다그래서일까 기획하는 과정은 힘들고 때론 고통스럽다하지만 과정에서 나온 생각들이 변화하는 세상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기획이라 매력 있는 것 아닐까그 매력을 기획에서 기획을 덜어내라에서 느껴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