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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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동안 사피엔스는 짧지만 긴 시간 속에서 많은 변혁을 일궈왔다기아전염병감염병으로 많은 인구가 줄어들기도 하고 금광밀밭유전과 같은 물질적 자산을 갖고자 하는 욕심으로 서로에게 총을 겨누기도 했다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높은 가치를 매기는 자산은 달라졌고 지식이 이제 부의 원천이 되었다사피엔스가 마주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마주한 운명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호모데우스는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쓴 후속작이다. ‘호모 사피엔스를 유행어로 만들어 버릴 만큼 유명한 책이 된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거시적인 인간의 모습을 다뤘다면 호모데우스는 나의 문제로 미래에 선택을 위한 고민을 위한 책이다옮긴이의 말처럼 어떤 미래의 판단이 아닌 무덤덤하게 미래에 대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그 사실을 읽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두꺼운 책만큼이나 고민도 이만큼 쌓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기아역병전쟁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와 북한미국과의 관계는 점차 평화모드로 가까워지면서 전쟁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협정이나 선언 자체로 평화를 단정하거나 보장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전쟁이라는 최악의 선택에서 통제하려고 하는 힘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선거에서도 색깔 논쟁은 옅어지고 있다그럼으로써 CEO와 정치인은 선택을 받기 위한 다른 의제를 고민해야 하지만 생태계 안정과 경제 성장의 두 가지 선택지 중 택할 것은 당연해 보인다결국 경제 성장만을 외치면서 앞으로만 나간다면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한다.

 


인류는 번영건강평화를 위해 노력했다그 과정에서 종교와 이념은 중요한 개념임을 강조했고 이로 인한 믿음은 강건했다하지만 건강한 상태에서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여러 변화가 일면서 인류는 불멸행복신성이라는 다음 목표가 생긴다에피쿠로스는 행복을 최고선으로 규정했는데 이제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데우스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문구 중 진정한 행복을 얻으려면 쾌락을 빠르게 뒤쫓을 것이 아니라 놓아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p.118

현대인은 왜 단 것을 그리 좋아할까? 21세기 초에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을 배불리 먹어야 하기 때문은 아니다그보다는 석기시대 조상들이 달콤한 열매와 꿀을 본 순간 해야 했던 가장 지각 있는 행동이 그것을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이 먹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발전한다해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나 감성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책은 이를 과거의 역사인간의 내면 심리를 통해 잘 해석했는데 이러한 관찰은 매우 흥미롭다그러면서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당연해서 넘어갔던 질문은 마땅히 생각해야 할 질문으로 다시 돌아왔다.

 

p.145

호모사피엔스는 자신들의 도덕적 지위가 높고 자신들의 생명은 돼지코끼리늑대의 생명보다 훨씬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그런데 이런 생각의 근거는 그렇게 명백하지 않다인간집단이 돼지집단보다 더 강하다면 인간의 생명이 돼지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가그렇다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보다 훨씬 강하니 미국인의 생명이 아프가니스탄인의 생명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인가?

 


생명의 우선 순위가 있을까생명의 가치는 인간과 동물을 포함하더라도 위아래를 나눌 수 없는 가치이다그리고 왜 인간은 배고픔과 두려움 같은 주관적 경험을 할까생존에 대한 이유에 대한 고찰 역시 흥미롭다생존하기 위해 주관적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배고픔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지도 사자를 보고 도망치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두고 생각한다한 때 절대적 종교가 있는 상태에서 과학적인 논리로 접근했을 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던 시절이 있었다대척 관계에 있을 것 같은 과학과 종교는 완전 분리되어 있는 것일까우리가 공기를 먹고 산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은 과학이지만 처형할 때 공기를 마시지 못하게 하는 조치에 대해 과학은 설명할 수 있을까이에 대한 접근과 해석은 책 읽는 내내 재미있는 갈등요소를 전달한다.

 

탐욕은 성장의 원동력으로 선한 힘이라는 확신을 불러일으켰고 평형 상태보다 더 많이 원하라고 사람들을 부추기고탐욕을 억제했다이러한 불안을 상당 부분 달래준 것이 자유시장 자본주의였다소품종 다량생산 방식은 바뀌기 시작했고 지속적인 경제 발전도 보장할 수 없다자원을 다 썼을 때 성장은 멈추거나 이전보다 느릴 것이며 언젠가 나중에 소진될 것이다무한동력 성장을 확보하려면 새로운 자원 창고를 찾아야 한다.

 

p.548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이렇게 끝난다.

 

과연 종교와 이념은 어떻게 될 것인가과학이 점점 발전하여 상호주관적 실재의 세계를 떠나 객관적인 과학 지식에만 의조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두꺼운 책이 두렵다면 미리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고 시작하고 그리고 미래를 고민해보자어쩌면 앞으로의 없어질 일자리보다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역사적흐름의 통찰에서 당연했던 사실을 하나씩 벗겨보고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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