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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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환기를 이해하는 최고의 가이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호모 데우스에 이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 인류 3부작 마지막 완결편으로 출간 되었다앞선 두 권의 책은 인류가 발전하는 역사를 말하는 과거와 앞으로의 인류는 어떻게 살 것인지 먼 미래를 놓고 보았지만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바로 현실 앞에 놓인 문제를 놓고 담론을 펼친다.

 

p.22

현실은 수많은 가닥의 실로 직조된다이 책은 우리가 지구 차원에서 당면한 곤경의 상이한 면들을 다루려고 한다모든 문제를 망라했다고는 할 수 없다사피엔스호모 데우스와는 달리 이 책은 역사적 서사를 의도하고 쓴 것이 아니다.

 

먼 미래가 있고가까운 미래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철학과 종교과학 등 인생의 의미를 두고 수천 년간 논쟁을 펼쳐 왔다하지만 기술 발전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고민할 시기를 앞당겼다기존의 논쟁 시간보다 생태학적 위기파괴적인 신기술의 부상 등 앞에 놓인 문제를 놓고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기술적 도전정치적 도전절망과 희망진실회복력 등 큰 주제를 놓고 21가지 제언을 다루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제본으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교훈의 제목일 먼저 받았는데 교훈보다 제언이 더 적합한 제목으로 잘 수정되었다고 생각한다.)

 

p.41

아마도 21세기 포퓰리즘 반란은 사람들을 착취하는 경제 엘리트가 아니라 더 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제 엘리트에 맞서는 구도로 전개될 것이다.

 

가장 변화를 많이 일으킬 부분은 바로 기술 혁명에 의한 알고리즘이다소수에게 정보는 집중이 된다는 점과 정보는 A. I에 의한 알고리즘으로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든다는 점이다문제는 당장 일자리이다기술 혁명은 고용 시장에서 점차 인간을 몰아낼 것이고 새로운 무용계급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와 관련된 이데올로기는 사회적정치적 격변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심각한 청년 실업을 포함한 낮은 고용률은 이미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현재 우리나라 고용 현상을 두고 소득성장주도의 경제 정책 실패라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하지만 지금의 문제를 넘어서 가까이 곧 고민할 시점이 다가올 주제라는 점에서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p.80

인간 고용자는 반복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직업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이 때 정부가 개입해서 평생 교육 분야를 보조하고불가피한 전직 기간에 필요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중략하지만 정부 지원이 충분하게 제공된다 해도 수십억의 사람들이 반복해서 자신을 바꿔나가는 과정에서 정신적 균형을 잃지 않을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중략-이후 사회와 일-이후 경제-이후 정치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탐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경제적정치적 모델이 앞으로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기에 맞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이에 대응해 국가에서는 보편기본소득제보편기본서비스를 보조하는 방법이 있다보편기본서비스의 경우 과거 공산주의가 그렸던 유토피아의 청사진이랑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방향은 비슷하나 발현한 원인과 목적이 다르다는 점이 있다.

 

알고리즘은 똑똑하게 자기 학습을 통해 만들어지지만 어떤 과정으로 정확히 만들어지고 무엇으로 내가 차별 받는지 모르게 된다결국 집단적인 차별을 넘어 개인 차별의 문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자면 섬뜩하기도 하다대량 실업과 별개로 인간의 권위는 알고리즘으로 옮겨가고 알고리즘이 디지털 독재의 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필요하다.

 

p.142

우리가 구글에 안녕 구글네가 차에 대해 아는 모든 것과 나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내게 가장 좋은 차는 뭐라고 생각하니?”라는 질문까지 할 수 있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만약 구글이 그 질문에 좋은 답을 제시할 수 있다면그리고 우리가 경험을 통해 우리의 쉽게 조종당하는 감정보다 구글의 지혜를 더 신뢰하게 된다면 차량 광고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인간의 직관과 감성보다는 똑똑한 알고리즘을 믿고 선택할 것이다기업들은 일자리알고리즘으로 만들어 놓은 시대에 어떠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을까글로벌화 된 기업인간을 대체하는 영역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과연 사회적 약자를 위해 더 큰 세금을 내면서 그 숙명에 반응할 것인가?

 

p.282

전쟁이 모두에게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해도그 어떤 신이나 자연의 법칙도 인간의 어리석음을 막지는 못한다인간의 어리석음을 치유하는 한 가지 해법이 있다면그것은 겸허함이다민족과 종교문화 간의 긴장이 악화되는 원인은 나의 민족나의 종교나의 문화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며따라서 나의 이익이 다른 누구의 이익이나 전체 인류의 이익보다 앞서야 한다는 자만심 때문이다.

 

요즘 한참 이슈가 되었던 이민 문제를 포함하여 전쟁정의세속주의의미 등에 대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야기는 계속 된다인간의 특성심리역사와 함께 앞으로의 미래를 잘 예언해놓았지만 다소 읽다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에 막막하기도 하다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p.405-410

새로운 생각과 상품을 발명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반복해서 재발명해야만 한다. (중략반복해서 지금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 중에서도 어떤 것은 버리고그 전에는 자신이 몰랐던 것을 포용하고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은물리학 방정식이나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책 한 권을 읽거나 강의 한 번 듣는 것으로 회복탄력성을 배울 수는 없다.

 

기존의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접근으로 앞으로를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다그래서 기존에 진리처럼 배웠던 지식들은 이미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오히려 새로운 도전에 맞서 회복탄력성을 높여야 할 때인 듯하다.

 

두꺼운 양만큼이나 큰 혜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그리고 지금은 노력해야 할 시간이라는 것도 일깨우게 된다책의 마지막 문장이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금의 시간이 왜 중요한지를 알게 한다. ‘우리가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직은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탐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일지 모른다제일 좋은 건 책을 읽는 바로 지금 이 시간에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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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늑대의 피
유즈키 유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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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라고 그런건 없어

배경은 1988년 구레하라라는 작은 도시를 두고 펼쳐진다어느 날 악명 높은 회사인 구레하라 금융회사의 경리우에사와 지로가 실종된다갑작스레 종적을 감춘 지 3개월이 지났지만 행방이 묘연하다결국 경찰은 이 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판단하고 특별 수사팀을 꾸리게 된다팀에는 베테랑 형사인 오가미 쇼고와 갓 신입이 된 히오카 슈이치가 파트너를 이룬다.

 

p.22

석연치 않지만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오가미가 태연한 얼굴로 지론을 늘어놓았다.

“2과의 규칙은 야쿠자 세계의 규칙과 같아. (중략야쿠자는 평소에도 불리한 세계에서 살아두목이 희다고 하면 까다귀도 흰 거야그런 녀석들을 상대를 싸우는 거라고야쿠자를 이해하려면 그들처럼 불합리한 세계에 살아야 하는 거야.”

 

오가미 쇼고는 경력 많은 베테랑 형사지만 야쿠자와 연관되어 있다는 풍문이 흐른다새로온 첫 날신참에서 위계를 잡는 것인지 히오카에게 오가미는 냉랭하게 말하는데 과연 야쿠자를 옹호하는 것인지 그의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 하다특히 14년 전 사건에서 용의자로 지목하는 투서까지 날아들게 된다.

 

p.212

결과만 놓고 보면 오가미는 우에사와 납치 사건의 진상을 밝힐 중요한 진술을 끌어냈다그러나 방식 면에서 너무 무모하다말을 듣게 하려고 칼로 협박하고 상처까지 힙히다니 야쿠자의 수법과 뭐가 다른가도저히 경찰관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오가미는 경찰이 안 되서는 행동으로 자백을 진술하도록 유도했다거기다가 형사의 임무로 폭력단을 괴멸시켜야 한다는 히오카 슈이치의 말에 폭력단이 사라지면 우리들 밥줄도 끊어진다는 이상한 논리는 편다폭력단은 어차피 사라지지 않으니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감시하는 일만 하면 된다는 그의 말에 히오키는 복무 선서를 낭독했으면서 이렇게 행동하는 오가미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다니구미가코무라구미간 세력권을 둘러싼 갈등과 오가미 쇼고와 히오카 슈이치 다른 듯한 두 사람의 파트너십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에 경찰과 야쿠자의 유착 등 생각해 볼 문제를 주어지는데 현실적인 선택과 윤리적인 고민을 함께 하면서 읽어보면 좋을 소설이다.

 

고독한 늑대의 피은 동일 제목으로 영화까지로도 제작이 되었다. 2018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작으로 나왔는데 영화까지 나올 정도로 흥미진진한 요소를 갖춘 만큼 정의와 불신으로 가득한 사회에서 씁쓸한 현실을 느끼고 소설 속 또 다른 반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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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
이유미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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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반복되고 별다른 일이 없는 삶 속에서 재미를 느끼기 쉽지 않다. 그 상황 속에서 나답게 살지 못하는 것은 더욱 답답하다. 무엇이 내 맘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 걸까? 나답게 살면 그만인 것을 어떤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살게 하는 마음을 만류하는 걸까?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에서 나답게 살고 싶어 하는 영혼들에게 건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p.27

단순하고 짧은 내 소견으로 내린 해결법은 ‘30년 40년 후를 생각할 겨를이 없도록 오늘을, 지금을 내 마음껏 살면 되지 않을까?’였다. 이게 사실 쉽지는 않다. (중략) 물론 날마다 후회 없이 사는 것도 무척 버겁게 느껴지지만 ‘가급적’ 후회되지 않을 날 ‘위주로’ 살면 된다.

  

맞다. 사실은 쉽지 않다. 날마다 후회 없이, 오늘은 나답게 살자라고 말은 하지만 실상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몸과 마음이 따로다. 마음은 그렇게 하라고 하지만 막상 행동은 그렇게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만큼은 달라져야지. 그러나 하루가 지나면 오늘 또한 똑같았구나. 오늘은 후회하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은 하루도 안가 오늘도 후회하는 반복된 일상이 되고 말았다.

  

p.44

아, 좀 지겹다. 괜찮은 사람인 척하는 것도. 하기야 그렇게 산다고 괜찮은 사람이 아닌 것도 아니지만. 나는 몇 살을 더 먹어야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될까? (중략) 어쩌면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삶이 더 화끈하지 않을까?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지금의 나에게 착실했던 것보다 다른 사람 시선에 착실하게 보이려는 사람이 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나아졌는가? 물론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달라져야지 했던 마음에 충실하지 못했고 달라져야 할 행동에 과감하지 못했다. 언제쯤이면 나답게 살 수 있는 것일까? 저자와 나의 일상은 마치 공통분모처럼 비슷한 하루의 생각과 행동에 깊은 공감을 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결혼도, 아이를 갖는 것도 원래 생각하지도 않았다. 연애 역시 이상형인 지금의 남편과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 하지 못했다. 분명히 남편이라면 책을 쓰면 그 글을 읽을 텐데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다는 듯이 솔직하게 써내려간 문장은 이 책의 이름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솔직할 수 있는 것을 부러워하지만 막상 자신은 솔직한 상황이 되면 그렇지 못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같은 생각을 한다. 막상 솔직하고 내키는 대로 살고 싶어 이 책을 읽었지만 저자처럼 솔직하게 책을 쓸 수 있을까?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아마 그래서 책 읽는 내내 저자를 부러워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하지 말고 애 낳지 말라고 말하는 솔직한 저자지만 막상 연애는 꼭 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라고 말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저자이다. 누군가 사랑하는 것은, 애틋하고 미워하고 그리워하는 감정은 살면서 잊지 말고 느끼며 살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p.107

나는 ‘대체 불가능’이란 말을 좋아한다. 뭔가 멋진 이 말은 남들보다 나에게 적용될 때 더 빛을 발한다. 당연히 나를 대신할 사람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로봇이 소설도 대신 쓰는 마당에 “너 아니면 안 돼”라는 말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소소한 일상을 바라보는 것. 매일매일 무사하게 잘 사는 것. 빨래를 개는 것이 싫어 건조대에 널어놓은 빨래를 그대로 걷어 입고 가는 귀차니즘 생활이지만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 게 아닌 그래서 괜찮은 삶이라는 걸. 스트레스 받고 반복되는 재미없는 생활이라면 이 책에서 일상 공감하고 내 삶에 한 번 솔직해지도록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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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주네요 - 분쟁 없이 살 수 있는 임대차 노하우 132가지
허재삼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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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없이 살 수 있는 임대차 노하우 132가지


부동산 상식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갓 독립을 하게 된 사회초년생이나 자취를 막 시작하게 된 학생의 경우 그제야 집을 알아보면서 처음 상황을 접하게 되는데 

부동산 상식에 대해 사실 많이 가지고 있을 수가 없다. 본인의 경우도 그랬다. 잘 몰라서 공인중개사를 이용하지만 또 다시 잘 몰라서 공인중개사에게 당하지 않을까 걱정에 걱정을 거듭한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주네요>를 통해 부동산 지식을 쉽게 익혀볼 수 있도록 하자.


이 책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임대인, 임차인에게 기본적으로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문항을 만들었고 뿐만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문항 또한 적혀있다.


p.54

[임대인과 직접 계약해도 되나요?]

전세 계약서를 작성할 때에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이용해야 안전합니다. 물론 부동산 중개업소를 배제하고 임대인과 직접 계약을 체결할 경우 부동산 중개 보수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중략) 다만 임대인과 직거래로 계약한 상태에서 임차주택이 경매로 매각된다면 경우에 따라 보증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본인의 경험을 삼아 임차인의 입장에서 방을 구할 때 기억을 떠올리면서 읽었다. 책 또한 방을 구할 때부터 이사하고 어떻게 해야할 지 순서대로 잘 구성되어 있다. 특히 낮에 괜찮은 집이라 계약했는데 밤에는 집 앞에 맛집이 있는지 모르고 계약했던 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낮에 좋다고 해서 방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닌 낮과 밤에 두 번 정도 방문을 통해 그 집이 괜찮은 집인지 보고 계약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래도 서울에서 방을 구하다보니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보증금과 가계약금이 마음에 걸렸다. 임차인과 임대인의 입장에서 24시간 이내 취소한다고 해서 가계약금을 반환해야 하는지 각각의 의무를 나눠서 설명한 것은 더욱 이해가 쉬웠다. 참고로 임대인이 계약금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일방적인 계약 해제는 불가하다.


p.65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요?]

별도의 임대인 동의는 받지 않아도 됩니다. 근로소득이 있는 거주자 또는 조세특별제한법 제122조의 3 제1항에 따른 사업자는 소득세법 및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월세 대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인중개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주인과 계약하는 경우도 있고 소득공제 때문에 임대인 동의 유무도 궁금한 부분이 많이 생긴다. 월세보다 전세로 계약할 경우, 개업공인중개사를 통해 중개 계약을 하는 방법을 추천하는데 인터넷 검색했을 때 확실하지 않은 정보에 대한 믿음을 이 책에서 많은 부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집 계약이 만료되어 가는 시점에서 보증금을 먼저 받고 이사 가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부분도 궁금해졌었다. 이 경우 임차인이 먼저 짐을 빼야 하며 임대인의 경우 1년 후 자동연장된 경우 곧바로 반환해야줘야 할 의무는 없고 통지 받은 날로부터 3개월 후에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부분도 알게 된다. 기본적인 상식, 또 알아야 할 부동산 상식에 대해 많이 나와있으므로 최소한의 꼭 알아야 부동산 지식이 있어야 한다면 꼭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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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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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고 까칠한 프랑스 사람들무엇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가?

 

프랑스를 떠올리면 자유로움과 낭만이 먼저 생각난다높은 에펠탑과 잔디 공원에 누워 마음껏 여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반면에 사람들이 무심하고 까칠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같은 유럽 안에서도 많이 다른 프랑스 사람들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고 그들에게 행복은 무엇인지 시크:하다》 속에서 찾을 수 있다.


p.6

지금 첨단 기술을 배우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파리에 가는 사람은 드물다하지만 나는 미국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다른 것을 파리에서 배우게 되었다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다친구들과 그 부모님들이 한마디씩 무심코 던지는 말을 통해서 세상을 저렇게 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인 조승연은 미국에서 졸업 후 프랑스로 유학을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유학은 미국이나 영국으로 많이들 가지 프랑스로 간다고 하는 사람들은 예술 계통이 아니라면 많지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왜 프랑스로 향했을까?

 

왜 프랑스였어야 하는지 느끼고 경험한 이유가 책에 잘 설명되어 있다프랑스 혁명부터 이어져 온 그들만이 가진 역사적인 사건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표현 모든 것에 영향을 끼쳤다특히 행복을 바라보는 기준에 대한 영향이 컸다프랑스 사람들은 우리나라보다 더 넓은 공간에 사는 것도 아니고 여러 제품을 갖춰서 사는 것도 아니다그럼에도 그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행복은 주관적인 요소로 기존의 것을 크게 바꾸지 않는 것이었다네비게이션 없이 익숙한 길을 가는 것. TGV(고속열차)가 들어서는 것도 기존의 것을 많이 바꾼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새로운 편리함보다 익숙한 불편함을 선택하는 그들이다인생에서 깊고 심오한 의미를 찾는 것 역시 아니다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묘사하고 더 잘 느끼는 방법을 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p.57

영원하지 않아 아름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런 지중해 문화의 철학 즉 삶은 죽음이라는 엔딩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는 것을 철학자들은 메멘토 모리라고 하는데파리야말로 그 자체가 거대한 메멘토 모리라고 말할 수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영원한 것을 간직하기보다 그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음식을 먹을 때도 맛을 느끼고 그 맛에 대해 까다롭게 즐기고 품평하는 사람들이다시민 혁명을 성공시켰으나 바로 정착시키지 못한 프랑스왕정이 다시 복귀하기 바라는 왕당파의 대표적 인물 조제프 드 메스트르는 모든 민중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만든다."는 말과 함께 민중들은 모든 것을 다 먹는다는 말을 남겼다는데 그러한 역사적 영향이 미쳤던 것은 아닐까.

 

p.102

프랑스 속담에 정확한 계산이 좋은 친구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서로 간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는 관계가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상대방이 있을 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고 살가운 말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오히려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것이 프랑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차가운 우정의 뿌리가 아닌가 싶다.

 

그들에게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있다바로 시크:하다》 라는 책 이름처럼 그들을 다소 냉소적으로 볼 때가 있다우리나라가 관심을 많이 주고 정이 많지만 한편으로 표면상 관계를 맺는 경우도 많다하지만 프랑스는 관계보다 나의 중심으로 두고 고슴도치처럼 적당한 거리에서의 관계 유지를 중요시 한다모든 문장에서 주어 Je()를 잘 사용하는데 가족에서도 우리는 때론 밧줄처럼 투자와 희생을 할 대상으로 반해 나와 같은 공간에서만 살 뿐 진정한 가족은 나를 더 나답게 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관계에 있어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관심보다 다소 시크 하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가 더 편할 수 있지 않을까?

 

p.168

어쩌면 프랑스인은 진짜 성공한 인생이란 성공하려고 발버둥치지 않아도 되는 인생이고진짜 행복한 인생은 행복이란 것을 믿지 않고 주어진 순간에 충실한 인생일 수 있다는 결론을 오랜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만의 문화가 있고 프랑스만의 문화가 있다여기서 말한 프랑스 사람들의 방식이 모두 옳고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이다하지만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문제인 인간관계가족결혼사랑 등에 있어 나라는 존재 명확성이 가질 때 어떤 변화가 있을지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시민 혁명을 거쳐 기존의 사고와 관습에 대해 벗어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나라직업에서 행복을 찾는 게 아니라 진짜 본인들의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나라가보지 않고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프랑스는 아마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나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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