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늑대의 피
유즈키 유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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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라고 그런건 없어

배경은 1988년 구레하라라는 작은 도시를 두고 펼쳐진다어느 날 악명 높은 회사인 구레하라 금융회사의 경리우에사와 지로가 실종된다갑작스레 종적을 감춘 지 3개월이 지났지만 행방이 묘연하다결국 경찰은 이 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판단하고 특별 수사팀을 꾸리게 된다팀에는 베테랑 형사인 오가미 쇼고와 갓 신입이 된 히오카 슈이치가 파트너를 이룬다.

 

p.22

석연치 않지만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오가미가 태연한 얼굴로 지론을 늘어놓았다.

“2과의 규칙은 야쿠자 세계의 규칙과 같아. (중략야쿠자는 평소에도 불리한 세계에서 살아두목이 희다고 하면 까다귀도 흰 거야그런 녀석들을 상대를 싸우는 거라고야쿠자를 이해하려면 그들처럼 불합리한 세계에 살아야 하는 거야.”

 

오가미 쇼고는 경력 많은 베테랑 형사지만 야쿠자와 연관되어 있다는 풍문이 흐른다새로온 첫 날신참에서 위계를 잡는 것인지 히오카에게 오가미는 냉랭하게 말하는데 과연 야쿠자를 옹호하는 것인지 그의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 하다특히 14년 전 사건에서 용의자로 지목하는 투서까지 날아들게 된다.

 

p.212

결과만 놓고 보면 오가미는 우에사와 납치 사건의 진상을 밝힐 중요한 진술을 끌어냈다그러나 방식 면에서 너무 무모하다말을 듣게 하려고 칼로 협박하고 상처까지 힙히다니 야쿠자의 수법과 뭐가 다른가도저히 경찰관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오가미는 경찰이 안 되서는 행동으로 자백을 진술하도록 유도했다거기다가 형사의 임무로 폭력단을 괴멸시켜야 한다는 히오카 슈이치의 말에 폭력단이 사라지면 우리들 밥줄도 끊어진다는 이상한 논리는 편다폭력단은 어차피 사라지지 않으니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감시하는 일만 하면 된다는 그의 말에 히오키는 복무 선서를 낭독했으면서 이렇게 행동하는 오가미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다니구미가코무라구미간 세력권을 둘러싼 갈등과 오가미 쇼고와 히오카 슈이치 다른 듯한 두 사람의 파트너십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에 경찰과 야쿠자의 유착 등 생각해 볼 문제를 주어지는데 현실적인 선택과 윤리적인 고민을 함께 하면서 읽어보면 좋을 소설이다.

 

고독한 늑대의 피은 동일 제목으로 영화까지로도 제작이 되었다. 2018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작으로 나왔는데 영화까지 나올 정도로 흥미진진한 요소를 갖춘 만큼 정의와 불신으로 가득한 사회에서 씁쓸한 현실을 느끼고 소설 속 또 다른 반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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