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슬로북 Slow Book 3
함정임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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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나 잠들 때까지그곳이 어디든별일이 없기를

 

소설 한 권에는 인생의 시작과 끝이 담겨있다사건에 몰입하고 인물에 이입이 되어 웃고 울고를 하다보면 마치 영화를 본 것과 같은 느낌으로 계속된 울림은 가슴을 감동시킨다소설은 허구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사실과 같은 느낌을 강하게 준다어쩌면 있지 않은 이야기가 아니라 어디선가 있는 이야기기 때문에 공감하고 빠져드는 것은 아닐까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에서 나의 웅크린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여러 소설과 메시지를 만날 수 있다.

 

p.39

작품을 감상하듯 집의 위치들고나는 출입문의 구조와 인상지붕과 창의 형태와 크기빛과 그늘의 흐름 등을 음미하는데이들 중 내가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부엌이다.

 

마치 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다해외에 있는 소소한 도시를 배경으로 유명한 해외 작가들의 문구는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언어에 대한 감각과 사랑은 식재료로 전이되고요리는 작품을 완성할 때의 희열을 던져준다’ 는 구절이 있다작가들이 서재와 부엌창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세심하고 감성적인 그들의 마음으로 책을 써내려가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p.108

내가 문학을 어렴풋이 자각하기 시작한 것은 외국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였다나는 가까운 곳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이 아닌 먼 곳외국의 낯선 풍경과 낯선 사람들의 마음을 해독하는 데 병적일 정도로 열성이었다.

 

저자는 그 중에서도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이다불문학과를 전공하면서 본인은 작가가 되리라고 생각을 못했던 그녀우연찮게 온 기회어쩌면 정해진 운명에서 그녀는 본인과 세상에 솔직해져야만 하는 작가가 되었다가까운 곳 보다 밖에서 많은 것을 자각했고 세계 여러 박물관은 두루 돌아보았다유명한 소설과 여행 스토리를 담은 에세이는 두 가지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향기가 되어 매력적인 에세이로 만들어주었다.

 

p.117

그 때 나를 사로잡았던 세계가 언어가 아니라 문학이었음을 자각하게 해준 것은 불어로 쓰인 작품들이었다보들레르랭보발레리카뮈의 희곡들스탕달플로베르사르트르의 소설들바슐라르의 비평들을 만나면서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보석보다 아름답다는 것을칼보다 강하며 죽음보다 영원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쁘게 포장이 된 선물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잘 포장되어 있나 생각이 들 때가 있다말에도 은유법비유법 등 많은 기법들이 있지만 딱 하나의 문장임에도 가슴을 울리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매력에 문학은 누구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치명적 매력을 갖고 있는 듯 하다저자는 언어의 사랑을 느낀 첫 자리는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라고 했다순간순간 사라지는 시간()과 새록새록 살아나는 죽음(권태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도록 끊임없이 나를 자극하며 긴장시키는 불멸의 무기를 표현한 부분에서 그저 흘러갈 수 있는 시간임에도 그 의미를 면밀히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문장의 마력은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찬 소설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요소일지 모른다.

 

에세이 책이지만 다양한 책과 도시를 소개해준다소개한 책을 들고 훌쩍 프로방스와 같이 유럽 어딘가 떠나고 싶게 만든다지금 순간순간 사라지는 시간은 새록새록 자라는 또 다른 시간으로 대체되어 간다그 안에서 이 책을 읽는 만큼은 많은 소설자의 마음에서 값진 시간을 만들어주는 좋은 매개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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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인생, 달달하게 달달하게 - 오늘부터 행복해지는 내려놓기의 기술
우석훈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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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조금 달달하게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우린 어떻게 해야 행복할 것인가행복해지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 것일까사실 궁극적으로 행복 하는 것에 초점에 맞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공부하고 일을 했다다음 날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양보했고 지금의 힘겨움을 견뎌내면서 살아왔다과연 그렇게 해서 행복해졌는가에 대해 매운 인생달달하게 달달하게로 생각해보자.

 

p.49

50대는 성년식과 환갑 사이의 무의미한 어느 시기다별것 아닌 나이다누가 50대가 되었든 말든가정에서나 사회적으로나 아무 사건도 아니다심지어 나이 50대에는 연애도 드물다. (중략내가 힘들거나 어렵거나관심 가져줄 사람은 거의 없다그 대신 많은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저자는 50대가 되었다. 50이라고 하면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지천명으로 말하기도 하는데 그 나이가 되면 엄청난 일이 일어날지 알았으나 오히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세월만 훌쩍 지나갔다사람이란 관심이 필요할지도 모르는데 50대라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왠지 쓸쓸해지는 나이, 50대라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나이이 책은 그런 50대를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p.53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서나중에는 마침내 행복할 수 있을까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언젠가 있을 행복을 찾아갈 수 있을까그렇지 않은 것 같다행복도 연습이고 습관이다행복을 미루다보면 행복은 오지 않는다. (중략지금 행복해야 한다나는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50대는 나의 부모님 나이이자 내 주변에 있는 팀장님과장님의 이야기이다지금과 같은 취업난 없이 쉽게 취직하고 저축만 하면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었던 그들에게 기성세대라고 말하지만 민주주의와 싸우고 대항하며 살아 온 그들의 역사는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저자 역시 그러한 삶을 살았고 일상이 전쟁터였는지도 모른다아직은 50년을 더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지금세월이 지나 그에게 던져진 질문은 행복이다.

 


p.88

너무나 바쁘고노동을 쥐어짜서 선진국이 된 한국에게 편의점이 없는 도시편의점이 필요 없는 삶은 낯선 광경이다한국인들은 아직 일을 너무 많이 하고또 너무 바쁘다. 50대가 되면 슬슬 은퇴를 준비하면서 퇴직 후 연금 생활을 계획하는 선진국 국민과 달리우리는 50대 진입 그 자체가 이미 위기다한국의 중산층은 쉰이 되면 전전긍긍하고퇴직 이후의 일만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 이상한 선진국 국민이다.

 

시대가 지나 택배와 배달음식편의점 등 크게 불편함 없이 필요한 것을 취득할 수 있다하지만 과연 정말 편해진 것일까세상은 편해지고 행복해졌을지 몰라도 누군가는 새벽 내내 일하고 시간을 맞추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시간이 지나면 취업난이며 생활도 나아지리라는 믿음은 깨졌고 이제 퇴직의 기로에 선 그들은 제2의 인생을 계획해야 한다언제쯤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아직은 행복한 선진국은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진다.

 

p.142

나는 요즘도 지독할 정도로 실패 복기하기를 반복하고 있다지나간 것은 빨리 잊고새로운 기분으로 새로 출발하라고 말하는 이는 멀리해야 한다. (중략한두 번의 실패에 대해서 끊임없이 뒤돌아보고 분석해 봐야 한다그렇게 계속 조율을 해야 영점 조준이 맞고타깃을 향하게 된다.

 

저자는 지나온 현실과 지금의 우리 내 현실을 잘 나열했다그리고 모든지 잘 해냈고 잘 해낼 것 같은 50대 어른들의 고민을 글로 잘 담았다특히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 잘 느껴진다.

 

오늘 행복하면 된 것이다그래야 내일도 행복하다.’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속에서 저자와 비슷한 나이대라면 살아온 세월에 대한 공통점으로지금의 청년 세대라면 그들이 살아온 시대에 지금의 나를 조명해보고 앞으로의 나의 20~30년 후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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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긋기의 기술 -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 두기
와키 교코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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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편한 관계를 정리하면 세상 살기 편해집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관계라고 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좋은 사람도 많지만 불편한 사람 또한 많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살아가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매듭처럼 풀기 어려운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선 긋기의 기술에서 적당한 인간관계의 비법을 알려준다.

 

p.11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그저 좋은 사람인 것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힘든 시간을 보냈고, 딱 한발 헛디뎠을 뿐인데 모든 일이 꼬여 버리기도 했죠. 그 과정에서 저는 주위 사람들을 대하는 제 태도가 완전히 잘못됐음을 깨달았습니다.

 

책이 말하는 선 긋기는 인간관계를 단칼에 자르듯 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단호히 다 끊어 버린다면 그 순간은 좋은 방법일지 몰라도 결국 마음의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내면에 있는 불편한 생각을 바라보고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스스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마음을 하나씩 찾아보는 과정을 만들어준다.

 

p.63

나는 나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어야 한다고요?”

, 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으니까요. 부모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내가 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면 돼요. 그것만으로 자존감 문제는 많이 해결될 겁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행동과 낮은 자존감은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화를 나게 만드는 마음과 이유를 구분하지 하는 것에서도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탓으로 돌리기도 하는데 천천히 들여다보고 사실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존감이 낮다고 합리화 하지 않고 칭찬일기를 쓰면서 채울 수도 있다.

 

, 가족과 연인, 친구 관계, 직장 관계뿐만 아니라 일까지 우리가 선을 그어야 하는 부분을 다루고 있고 각각 케이스를 통해 상담과 해결 방법을 얻을 수 있다.

 

p.97

다시는 보기 싫다 생각했던 사람도 적당한 거리를 확보한 후 명확한 선을 긋고 나면, 오히려 더 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에 대한 평가를 섣불리 내려선 안 되는 이유죠. 선을 잘 그음으로써 오히려 그 사람이 좋아지고 사이가 부드러워지는 역설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간관계는 물과 같다고 했다. 가까워졌다가 멀어질 수도 있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그런 과제의 분리를 말했다.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의 과제가 아니라 화를 내는 부모의 과제라는 것이다. 이처럼 화가 나는 감정을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는 것과 분리하고 감정을 어떻게 해소할지 생각해야 하는 것처럼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분리하면 우리는 꽤나 인간관계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컨트롤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스스로 괜찮은 사람을 아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자 목적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바라보고 순간순간 나의 선택을 믿고 해나간다면 어느새 나도 꽤나 괜찮은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믿음이 생긴다. 선을 긋는 인간관계의 단호함보다는 융통성 있는 태도를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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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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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국가가 생각하는 자유란 무엇인가?

 

존 스튜어트 밀은 철학윤리학정치학경제학논리학 등 많은 분야에서 저작을 남기고 세상에 영향을 끼쳤다. <정치경제학 원리> <자유론> <대의정부론> <공리주의> <여성의 종속등을 남겼다제레미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를 말하는 공리주의를 수정하여 지적이고 도덕적인 쾌락의 질을 높게 쳤으며 경제적·정치적 민주주의여성 해방을 함께 주창했다.

 

<자유론>은 그가 집필한 주요 책 중 하나로 꼽힌다그의 아내 테일러에게 생전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녀가 죽고 난 뒤 혼자 잘 정리한 책이자 영향이 잘 드러난 책이기도 하다.

 

p.10

이렇게 밀이 태어나서 활동했던 시대는 계몽주의 시대(17-18세기)가 마무리되면서프랑스혁명이라는 결과물을 낳은 시대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서 근대 국가와 근대의 시민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어가고 있던 때였다. (중략정의로운 민주사회 구현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밀에게는 프랑스 혁명과 더불어 뚜렷한 이정표가 되었다.

 

그가 자란 시대에는 시민 사회가 물들어가고 있던 시기였고 자유를 중요시 여겼다존 스튜어트 밀은 또한 자유를 강조했다하지만 지적역량을 받춰줬을 때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었다또한 자유가 통용되지 않는 것은 절대로 틀릴 수 없다는 전제이고 독재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자유의 불안전성에도 주목했다자유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본성적인 측면에서의 인간의 자유와 사회적인 측면의 시민으로서의 자유로 바라보았다.

 

p.60

우리가 어떤 의견을 침묵시키고자 할 때그 의견이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또한 그 의견이 잘못된 것임이 확실하다고 할지라도그 의견을 침묵시키는 것은 여전히 정당할 수 없다.

 

흔히 말하는 자유는 물리적 자유를 말하지만 사상의 자유언론과 출판의 자유 등 다양한 자유를 말할 수 있다우리 헌법에서도 보면 자유권행복권을 정의하고 있는데 다양한 자유를 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최상위 법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헌법적 가치가 충돌하며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생각하는 자유의 가치가 사람에 따라상황에 따라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자유에 대한 생각에서 귀 열어 들을 필요가 있다절대적으로 확실한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인간의 삶의 목적들을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들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데 충분한 확실성은 존재한다는 점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p.98

오늘날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심지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내놓고 그 근거를 막힘없이 제시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백 명 가운데 구십구 명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그들은 자신의 주장과 근거들은 거침없이 제시하면서도그들과 다른 의견을 펴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과 그 근거들에는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상대방이 말하기 전에 내 의견이 맞다고 이미 생각한 채 대화에 임할 때가 많다그렇지만 본인이 틀릴 수도 있음을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설령 결론이 옳다 해도 과정이 그르지 못하다면 그 문제를 전체적으로 틀리게 볼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사회와 현대 사회의 차이점을 비교해보자면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이 아니라관습에 그대로 따라하는 것 외에그들 자신만의 고유한 성향이라는 것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음을 지적한다정신 자체가 노예 상태로 있기 때문에 그저 즐겁기 위해서 하는 일 조차도남들이 무엇을 하며 즐겁게 노는지 먼저 생각하고서사람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한다는 말은 책이 나온지 100년이 넘어 읽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 뼈아픈 충고이기도 하다.

 

p.23

얼마 되지 않는 작은 분량의 이 <자유론>을 읽고서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에 배어 있는 독선과 독단과 독재를 조금이라도 깨닫는다면그것만으로 그 개인과 우리 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를 조금이라도 제거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에이 책을 읽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개성이 존중되고 자유로운 세상이 되길 바란다존 스튜어트 밀 역시 마지막 문장에 국가의 가치는 그 국가를 구성하는 개개인들의 가치임을 밝혔다. ‘그런 국가는 모든 것을 희생해서 국민을 국가로 시키는 대로 하는 완벽한 기계로 만들어놓았지만그렇게 부드럽게 잘 돌아가는 기계로 만들기 위해서 국민에게서 활력을 없애버렸기 때문에결국에는 그런 국민이 전혀 쓸모가 없게 되어버린 것을 알게 될 것이다.’는 어떠한 국가가 이상적인 국가인지 보여주고 있다.

 

바로바로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천천히 곱씹으면서 점점 수긍하게 되는 책이다자유와 나라 라는 단어 자체가 추상적인 의미지만 올바름의 범위를 많이 줄여준다옮긴이가 해제에서 적은 것처럼 들인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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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대문 2 : 노장과 병법 편 - 잃어버린 참나를 찾는 동양철학의 본모습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 2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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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 고전에서 캐낸 지혜의 보석

 

저자는 고전의 대문 1편을 사서를 중심으로 유교의 뜰로 들어가는 대문이라면, 2편은 도덕경과 장자손자병법을 통해 도가와 병가의 뜰로 들어가는 대문이라고 말했다고전 서적은 2권은 잘 안 팔린다기에 후속편임을 드러내는 게 조심스러웠지만 워낙 1편이 좋았기 때문에 고전의 대문 2이기에 또 다시 읽을 수밖에 없었다이번 편은 노장과 병법을 다뤘고 또 하나의 고전 재미를 선사해준다.

 

p.10

전쟁은 병력과 무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명 의식사랑절실함으로 하는 것이란 새로운 관점이 손자병법에 담겨 있습니다싸우지 않고 이기는 온전한 승리전승이 장군 손무의 꿈이었습니다내 부하를 죽이고상대방 가슴에 못을 박고내 주변을 아프게 하여 승리는 승리가 아니라는 손자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책이 손자병법입니다싸움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의 경쟁 철학이 될 것임을 확신해봅니다.

 

노자의 가르침과 손자병법에서는 어떤 배움을 얻을 수 있을까다른 가르침도 많지만 리더가 가져야 할 소양에 많은 부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보수적인 느낌의 공자라면 노자는 진보적인 입장으로 많은 이야기를 꺼냈는데 오늘날 필요한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p.37

<도덕경>에서는 자율의 리더겸손의 리더미완의 리더를 강조합니다노자는 말합니다. “섬겨라그러면 스스로 할 것이다낮춰라그러면 더욱 높아질 것이다완성을 추구하지 마라그러면 더 큰 완성을 보게 될 것이다!” 노자의 이런 리더십을 저는 역발상의 리더십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보통 리더십이라고 했을 때 강력한 카리스마로 모든 사람을 이끌어가는 힘을 떠올린다하지만 직선적이고 하향적 지시에 의해 오늘날의 리더십은 모두를 포용하고 끌고 나갈 수 있는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한다몇 천 년 전에 나온 고서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리더십에 부합하는 리더상을 제시하고 있는 노자의 생각에 놀랄 수 밖에 없다.

 

p.55

많은 사람들이 서 있는 곳에 가서 줄을 서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껴집니다남들이 가는 대학에 가고남들이 사는 곳에서 살고남들이 쓰는 물건을 사고남들이 누리는 문화를 누립니다이런 보편적 선택은 우리의 불안을 잠재우기도 하지만우리의 영혼을 잠들게 하기도 합니다우리가 이런 보편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나의 강함에 대한 확신 부족과 불안에서 기인합니다그래서 더욱 강해 보이려 하고더욱 똑똑해 보이려고더욱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변화가 크게 일고 있는 시대를 대하는 수동적인 자세를 가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자기 방어기질에 의해 겉을 포장하려 하지만 그 속내는 그렇지 않다그렇다면 정말 강함에 정의는 무엇일까노자의 철학은 역발상의 철학으로 부드러움으로 자신을 낮추고 더 위대한 강함을 말한다모든 것을 아우르지만 강력한 힘을 지닌 ’, 그리고 어머니를 빗대는데 가장 낮은 곳으로 가는 물처럼 거꾸로 가고 도리어 비울 수 있으며 보이지 않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p.89

지식과 욕심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삶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무지와 무욕은 지식과 욕망의 사슬에서 풀려난 상태입니다인간의 실존을 위협하는 권력의 지식탐욕의 욕망을 극복하고 내 삶과 온전하게 만난 상태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권력자가 의도적 행위를 중지해야 합니다지식의 경쟁을 중지하고자신들이 세상을 이끌겠다는 엘리트 의식도 버리고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지식이 권력이 되고 차별이 되어서는 안 된다올바른 지식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여 누구를 가르치거나 지시해야 하는 당연한 권리는 없다그렇다면 지도자라는 것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노자의 철학은 추구해야 할 지도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p.199

승리는 전략에서 나오고전략은 절박감에서 나오고절박감은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절박감이어야 한다는 것이 손자병법이 보여주는 승리의 프로세스입니다.

 

손자병법은 서양인들이 많이 읽고 인용하는 동양서적 중에 하나이다전략의 삼각 축으로 적절한 타이밍올바른 방향과 준비되지 않은 공간빠르고 느리지 않은 적당한 스피드를 말했는데 손자병법이 왜 오늘 날 많은 사람들이 읽는 최고의 군법 전략서인지 알 수 있다.

 

가장 좋은 승리는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그러한 승리 안에는 지피지기상대를 알기 위한 노력과 내부에 뛰어난 역량과 일치된 가치가 공유되었을 때 좀 더 쉬운 승리로 갈 수 있다.

 

고전의 대문 2는 오늘날 사례와 잘 어우러져 쉽게 이해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고전 안내서이다많은 경제경영 서적과 리더십 책이 있지만 고전이 가지는 깊이는 훨씬 다르게 느껴진다어느 사회나 기업 속에서 리더의 위치에 서있다고 한다면 꼭 읽어보아야 할 대문 중의 대문고전의 대문 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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