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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대문 2 : 노장과 병법 편 - 잃어버린 참나를 찾는 동양철학의 본모습 ㅣ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 2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평점 :
3,000년 고전에서 캐낸 지혜의 보석
저자는 고전의 대문 1편을 사서를 중심으로 유교의 뜰로 들어가는 대문이라면, 2편은 도덕경과 장자, 손자병법을 통해 도가와 병가의 뜰로 들어가는 대문이라고 말했다. 고전 서적은 2권은 잘 안 팔린다기에 후속편임을 드러내는 게 조심스러웠지만 워낙 1편이 좋았기 때문에 ≪고전의 대문 2편≫이기에 또 다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편은 노장과 병법을 다뤘고 또 하나의 고전 재미를 선사해준다.
p.10
전쟁은 병력과 무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명 의식, 사랑, 절실함으로 하는 것이란 새로운 관점이 ≪손자병법≫에 담겨 있습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온전한 승리, 전승이 장군 손무의 꿈이었습니다. 내 부하를 죽이고, 상대방 가슴에 못을 박고, 내 주변을 아프게 하여 승리는 승리가 아니라는 손자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책이 ≪손자병법≫입니다. 싸움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의 경쟁 철학이 될 것임을 확신해봅니다.
노자의 가르침과 손자병법에서는 어떤 배움을 얻을 수 있을까? 다른 가르침도 많지만 리더가 가져야 할 소양에 많은 부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보수적인 느낌의 공자라면 노자는 진보적인 입장으로 많은 이야기를 꺼냈는데 오늘날 필요한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p.37
<도덕경>에서는 자율의 리더, 겸손의 리더, 미완의 리더를 강조합니다. 노자는 말합니다. “섬겨라. 그러면 스스로 할 것이다! 낮춰라. 그러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완성을 추구하지 마라! 그러면 더 큰 완성을 보게 될 것이다!” 노자의 이런 리더십을 저는 역발상의 리더십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보통 리더십이라고 했을 때 강력한 카리스마로 모든 사람을 이끌어가는 힘을 떠올린다. 하지만 직선적이고 하향적 지시에 의해 오늘날의 리더십은 모두를 포용하고 끌고 나갈 수 있는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한다. 몇 천 년 전에 나온 고서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리더십에 부합하는 리더상을 제시하고 있는 노자의 생각에 놀랄 수 밖에 없다.
p.55
많은 사람들이 서 있는 곳에 가서 줄을 서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껴집니다. 남들이 가는 대학에 가고, 남들이 사는 곳에서 살고, 남들이 쓰는 물건을 사고, 남들이 누리는 문화를 누립니다. 이런 보편적 선택은 우리의 불안을 잠재우기도 하지만, 우리의 영혼을 잠들게 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이런 보편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나의 강함에 대한 확신 부족과 불안에서 기인합니다. 그래서 더욱 강해 보이려 하고, 더욱 똑똑해 보이려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변화가 크게 일고 있는 시대를 대하는 수동적인 자세를 가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자기 방어기질에 의해 겉을 포장하려 하지만 그 속내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정말 강함에 정의는 무엇일까? 노자의 철학은 역발상의 철학으로 부드러움으로 자신을 낮추고 더 위대한 강함을 말한다. 모든 것을 아우르지만 강력한 힘을 지닌 ‘물’, 그리고 ‘어머니’를 빗대는데 가장 낮은 곳으로 가는 물처럼 거꾸로 가고 도리어 비울 수 있으며 보이지 않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p.89
지식과 욕심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삶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지와 무욕은 지식과 욕망의 사슬에서 풀려난 상태입니다. 인간의 실존을 위협하는 권력의 지식, 탐욕의 욕망을 극복하고 내 삶과 온전하게 만난 상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력자가 의도적 행위를 중지해야 합니다. 지식의 경쟁을 중지하고, 자신들이 세상을 이끌겠다는 엘리트 의식도 버리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지식이 권력이 되고 차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지식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여 누구를 가르치거나 지시해야 하는 당연한 권리는 없다. 그렇다면 지도자라는 것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 노자의 철학은 추구해야 할 지도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p.199
승리는 전략에서 나오고, 전략은 절박감에서 나오고, 절박감은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절박감이어야 한다는 것이 손자병법이 보여주는 승리의 프로세스입니다.
손자병법은 서양인들이 많이 읽고 인용하는 동양서적 중에 하나이다. 전략의 삼각 축으로 적절한 타이밍, 올바른 방향과 준비되지 않은 공간, 빠르고 느리지 않은 적당한 스피드를 말했는데 손자병법이 왜 오늘 날 많은 사람들이 읽는 최고의 군법 전략서인지 알 수 있다.
가장 좋은 승리는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한 승리 안에는 지피지기, 상대를 알기 위한 노력과 내부에 뛰어난 역량과 일치된 가치가 공유되었을 때 좀 더 쉬운 승리로 갈 수 있다.
≪고전의 대문 2≫는 오늘날 사례와 잘 어우러져 쉽게 이해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고전 안내서이다. 많은 경제, 경영 서적과 리더십 책이 있지만 고전이 가지는 깊이는 훨씬 다르게 느껴진다. 어느 사회나 기업 속에서 리더의 위치에 서있다고 한다면 꼭 읽어보아야 할 대문 중의 대문, ≪고전의 대문 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