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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평점 :

개인과 국가가 생각하는 자유란 무엇인가?
존 스튜어트 밀은 철학, 윤리학, 정치학, 경제학, 논리학 등 많은 분야에서 저작을 남기고 세상에 영향을 끼쳤다. <정치경제학 원리> <자유론> <대의정부론> <공리주의> <여성의 종속> 등을 남겼다. 제레미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를 말하는 공리주의를 수정하여 지적이고 도덕적인 쾌락의 질을 높게 쳤으며 경제적·정치적 민주주의, 여성 해방을 함께 주창했다.
<자유론>은 그가 집필한 주요 책 중 하나로 꼽힌다. 그의 아내 테일러에게 생전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녀가 죽고 난 뒤 혼자 잘 정리한 책이자 영향이 잘 드러난 책이기도 하다.
p.10
이렇게 밀이 태어나서 활동했던 시대는 계몽주의 시대(17-18세기)가 마무리되면서, 프랑스혁명이라는 결과물을 낳은 시대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서 근대 국가와 근대의 시민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어가고 있던 때였다. (중략) 정의로운 민주사회 구현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밀에게는 프랑스 혁명과 더불어 뚜렷한 이정표가 되었다.
그가 자란 시대에는 시민 사회가 물들어가고 있던 시기였고 ‘자유’를 중요시 여겼다. 존 스튜어트 밀은 또한 자유를 강조했다. 하지만 지적역량을 받춰줬을 때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자유가 통용되지 않는 것은 절대로 틀릴 수 없다는 전제이고 독재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자유의 불안전성에도 주목했다. 자유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본성적인 측면에서의 ‘인간의 자유’와 사회적인 측면의 ‘시민으로서의 자유’로 바라보았다.
p.60
우리가 어떤 의견을 침묵시키고자 할 때, 그 의견이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또한 그 의견이 잘못된 것임이 확실하다고 할지라도, 그 의견을 침묵시키는 것은 여전히 정당할 수 없다.
흔히 말하는 자유는 물리적 자유를 말하지만 사상의 자유, 언론과 출판의 자유 등 다양한 자유를 말할 수 있다. 우리 헌법에서도 보면 자유권, 행복권을 정의하고 있는데 다양한 자유를 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상위 법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헌법적 가치가 충돌하며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생각하는 자유의 가치가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자유에 대한 생각에서 귀 열어 들을 필요가 있다. 절대적으로 확실한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의 삶의 목적들을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들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데 충분한 확실성은 존재한다는 점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p.98
오늘날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심지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내놓고 그 근거를 막힘없이 제시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백 명 가운데 구십구 명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즉, 그들은 자신의 주장과 근거들은 거침없이 제시하면서도, 그들과 다른 의견을 펴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과 그 근거들에는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상대방이 말하기 전에 내 의견이 맞다고 이미 생각한 채 대화에 임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본인이 틀릴 수도 있음을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설령 결론이 옳다 해도 과정이 그르지 못하다면 그 문제를 전체적으로 틀리게 볼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사회와 현대 사회의 차이점을 비교해보자면,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이 아니라, 관습에 그대로 따라하는 것 외에, 그들 자신만의 고유한 성향이라는 것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음을 지적한다. 정신 자체가 노예 상태로 있기 때문에 그저 즐겁기 위해서 하는 일 조차도, 남들이 무엇을 하며 즐겁게 노는지 먼저 생각하고서, 사람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한다는 말은 책이 나온지 100년이 넘어 읽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 뼈아픈 충고이기도 하다.
p.23
얼마 되지 않는 작은 분량의 이 <자유론>을 읽고서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에 배어 있는 독선과 독단과 독재를 조금이라도 깨닫는다면, 그것만으로 그 개인과 우리 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를 조금이라도 제거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개성이 존중되고 자유로운 세상이 되길 바란다. 존 스튜어트 밀 역시 마지막 문장에 국가의 가치는 그 국가를 구성하는 ‘개개인들의 가치’임을 밝혔다. ‘그런 국가는 모든 것을 희생해서 국민을 국가로 시키는 대로 하는 완벽한 기계로 만들어놓았지만, 그렇게 부드럽게 잘 돌아가는 기계로 만들기 위해서 국민에게서 활력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런 국민이 전혀 쓸모가 없게 되어버린 것을 알게 될 것이다.’는 어떠한 국가가 이상적인 국가인지 보여주고 있다.
바로바로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천천히 곱씹으면서 점점 수긍하게 되는 책이다. 자유와 나라 라는 단어 자체가 추상적인 의미지만 올바름의 범위를 많이 줄여준다. 옮긴이가 해제에서 적은 것처럼 들인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