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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808/pimg_7959141111976481.jpg)
생물과 도시, 기업을 꿰뚫는 보편법칙이 있을까?
프랙탈이라는 것이 있다. 복잡해 보이는 것들 속에서 어떠한 법칙이 있고 더욱 자세히 보면 큰 구조 안에 작은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어떠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들을 면밀히 보면 서로 간에 공통점이 있고 보편성을 있다. 생물과 도시, 기업에도 적용된다. 각기 다른 관계가 크기에 따라 서로 통용되는 법칙이 있다고 한다면 얼마나 신기할까? ≪스케일≫에서 이 신비한 크기 법칙을 알아갈 수 있다.
p.14
어느 포유동물이든 심장이 평생 뛰는 평균 횟수는 거의 같다. 생쥐처럼 작은 동물은 겨우 몇 년을 사는 반면, 고래 같은 거대한 포유동물은 100년 이상을 살 수 있음에도 심장이 뛰는 횟수는 거의 같다. 이런 놀라운 규칙성은 서로 전혀 다르고 고도로 복잡한 이 모든 현상의 밑바탕에 공통된 개념 구조가 있으며, 동물, 식물, 인간의 사회적 행동, 도시, 기업의 동역학, 성장, 조직 체계가 사실상 비슷한 일반 ‘법칙’을 따름을 강하게 시사한다.
스터디셀러이자 얼마 전에 다시 재출간된 책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이라는 책이 있다. 동물의 크기에 따라 생존 전략이 있고 동물의 크기에 따라 시간은 상대적일 수 있음을 언급한다. 동물의 시간은 체중의 4분의 1제곱에 비례하고 몸길이의 4분의 3제곱에 비례한다는 법칙과 비슷한 법칙은 ≪스케일≫에도 등장한다. 동물의 몸집이 2배로 늘어나면 대사율은 75% 증가하고 크기가 두 배 커질 때마다 에너지는 25% 절약 된다는 바로 ‘스케일링 법칙’이다.
p.26
123년 넘게 사는 사람은 왜 없을까? 구약성경에 인간의 수명이 70세라고 적혀 있는 수수께끼 같은 말은 어디에서 기원했을까? 신화 속의 므두셀라처럼 1,000년 동안 살 수는 없을까? 반면에 대부분의 기업은 겨우 몇 년을 살 뿐이다. 미국에서 상장기업 중 절반은 주식시장에 진입한 지 10년 이내에 사라진다. 소수는 상당히 더 오래 살지만, 거의 모두 몽고메리워드Montgomery Ward, TWA, 스튜드베이커, 리먼브라더스 같은 기업의 전철을 밟는 듯하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스케일링 법칙’은 기업과 도시로 확장할 수 있다. 특히 도시는 도로, 전선, 가스관 등 도시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반시설에 적용할 수 있고 도시의 규모가 커질 수 있는 효율성은 높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 신기한 점은 생물은 0.75, 도시는 0.85, 기업은 0.9라는 지수의 차이가 있을 뿐 선형적 관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p.247
전자볼트 활성화 에너지에 통제되는 ATP 생산의 지수적 의존성은 온도가 10도 올라갈 때마다 생산 속도가 2배로 올라간다는 단순한 표현으로 옮길 수 있다. 그 결과 온도가 비교적 적은 10도만 올라가도 대사율이 2배로 뛰고, 따라서 삶의 속도도 2배로 뛴다. 덧붙이자면, 쌀쌀한 아침에 돌아다니는 곤충이 적은 이유가 이 때문이기도 하다.
생물과 도시, 기업의 성장과 죽음까지 관계성 안에서 이를 해석하고 있는 책의 내용을 읽고 있자면 마치 퍼즐을 맞춰나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든다. 그러다 이내 복잡한 관계가 하나의 관계성으로 나타나게 되면 거대한 스케일, 두꺼운 책이 축소되는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249
기온이 2도 달라지는 더 규모가 작은 변화에도 성장률과 사망률은 20~30퍼센트 달라진다. 이는 엄청난 수준이며, 따라서 우리가 처한 문제의 근원이 된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약 2도 올라간다면? 현재 그 궤도로 가고 있다? 모든 규모에 걸쳐서 거의 모든 생물학적 삶의 속도가 무려 20~30퍼센트 상승할 것이다. 이는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며, 생태계에 재앙을 야기할 것이다.
어릴 때 가졌던 순수한 호기심을 갖고 하나씩 풀어보자.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작게 태어나면 좋을까? 내가 과연 시장이라면, 도시를 무조건 키우는 게 좋을까? 순수한 호기심에 답을 찾아보는 시간, ≪스케일≫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