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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으로 나온 늑대
티에리 로버레히트 글, 그레고아르 마비르 그림 / 그린북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책 밖으로 나온 늑대』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 주기 전에 제가 먼저 읽어보지도 않고서
무조건 호들갑을 떨며 이렇게 관심을 불러 일으켜 보았습니다.
"와!! 이 책 좀 봐, 무서운 늑대가 책 밖으로 나왔대! 어떻게 해서 늑대가 책 밖으로 나왔지?"
거실 어디선가 놀던 아이는 이런 저의 격앙된 목소리를 듣고서 쪼르르 달려와 어느새 제 옆으로 착 달라 앉았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제목만 보고서 사실 저도 이 책 내용이 어떨지 너무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같은 마음으로 책을 한장 한장 넘겨가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아이의 방인지 모르겠지만 사방을 둘러 싸고 있는 책장 속의 책들의 모습이 익숙합니다.
그 책장 가득 꽂혀 있는 책들 가운데 <늑대!>라는 책 한권이 떨어지면서 그 책 속에서 늑대 한마리가 떨어졌습니다.
책에서 떨어진 늑대는 그 방에서 자고 있던 고양이를 보고도 겁이 났습니다.
와~ 실제로는 고양이가 늑대를 겁내야 하는 건데 말이죠.
아이는 늑대가 고양이보다 덩치가 작기때문에 그럴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겁이난 늑대는 책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몸을 숨겨 보기도 하지만,
어쩌나요!! 늑대가 등장 할 장면이 아닌 곳으로 들어가려 했다가 양에게 혼이 나고 쫓겨 나고 말아요.
무서운 늑대가 고양이를 무서워 하거나 심지어 양에게 쫓겨나기도 하는 모습이
이 이야기를 읽는 것에 재미를 더해 주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책에서는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 처럼 말이죠.

제가 있어야 할 곳을 찾지 못하고 이리 저리 고양이를 피해서 달아나는 늑대,
늑대 자신이 들어갈 만한 책이 있는지 책장에서 찾아 보았지만, 번번이 엉뚱한 책을 찾아 들어가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와 저는 늑대가 나오는 이야기 책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 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책의 이름을 여러 권 생각 해 내어 보며,
책꽂이에 있는 책중에서 늑대가 들어갈 만한 책이 있는지 함께 찾아 보았습니다.
이러는 동안 아이는 점점 더 이 이야기속으로 몰입이 되고 있었어요^^

자신이 들어 갈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우왕좌왕 하는 늑대에게
고양이는 늑대를 잡아 먹을 기세로 또 다른 책 속의 것들이 튀어 나오지 않도록 책을 꼭 덮어두라는 충고까지 합니다.
이 고양이 덕분에 이야기가 더욱 긴장감 있게 전개가 되고,
아이와 저는 어느새 늑대의 편이 되어 늑대가 빨리 제자리를 찾아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게 되더라구요.

놀란 늑대는 어떤 책 한권으로 들어 가게 되었는데, 어! 좀 익숙한 곳이 나왔네요.
숲을 걸어가다가 늑대는 한 소녀가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늑대가 나와야 하는 장면에서 늑대가 나오질 않아서 이야기가 엉망이 될까봐 걱정하며 울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아이는 늑대를 보고 어땠을까요??
놀라기도 했겠지만, 마침 늑대가 필요했던 순간이어서 아이는 반가워 하며
순조로운 이야기 진행을 위해서 늑대의 도움을 받기로 한답니다.
그렇게 해서 늑대는 고양이로부터 자신을 지키게 되었고,
또한 자신이 있을 자리에 제대로 찾아가게 되었음을 보여주며 이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됩니다.

이야기 속 늑대가 밖으로 튀어 나와서 자신이 들어 갈 곳을 찾아 헤매며 또 다른 이야기 속을 들어가는 모습에서
마치 이야기가 아닌 움직이는 영상을 보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져서 이야기가 더욱더 흥미로웠어요.
이런 구성의 이야기는 아이도 저도 처음이라 새롭고 신선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