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대로
켄 브루언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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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내내 그저 '멋지다!' 라는 감탄과 즐거움이 날 감싸안았다. 첫 등장부터 곧바로 내 맘에 쏙~ 들어버린 남자주인공 미첼. 3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온 그는 과거의 연을 끊어내지 못하고 비열한 인간 노턴과 함께한다. 그가 마련해준 근사한 집과 값비싼 생필품들. 노턴은 대가로 자신의 뒤를 봐줄것을 요구한다. 썩 내키지 않으면서도 미첼은 악의 구렁텅이 속으로 다시 슬금슬금 발을 들여놓고....
[다음날, 돈 뜯으러 갈 때 뭘 입을까를 고심했다.
잘 차려입을까, 아니면 허름하게 입을까. 단순하게 입는 편이 낫겠지. 청바지와 스웨터.   p.69]
 

미첼은 멋도 알고, 유머도 풍부하고, 범죄소설을 즐겨읽으며 대화 중간중간 책 속 글을 인용하길 좋아한다. 온갖 나쁜짓을 일삼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과 여동생을 대하는 그의 마음은 따뜻함이 배어나온다. 상당한 카리스마를 뽐내고 진짜 더라운 악당과는 손 잡지 않으며 우정을 중요시하고 여인들을 사랑할 줄 알고 때때로 섹시하고 은근한 박식함과 풍요로운 삶을 즐길줄알며 진정한 멋을 내고 비굴한자를 단번에 제압하는 싸움솜씨와 악당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여유로움.... 이런 것이야말로 영화나 소설속 주인공으로 딱~! 이란 생각이 든다. 미첼은 이 모든것을 갖춘 진정한 주인공이며 악당이다. 매 순간 아슬아슬한 삶을 살며 지켜보는 나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미첼, 폭력은 기본이요 독한 술에 마약에 원치않는 성관계도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이런 그를 절대 미워할 수 없는 힘은 무엇일까.   
 

[남자는 덩치가 크고 억셌지만 그게 다였다.
독하지가 못했다.
나는 독했다.
나는 남자가 휘두른 팔을 슬쩍 피하면서 고환을 발로 찼다. 남자가 주저앉자 뒤통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p.77]
 

미첼은 제대로된 일자리를 찾아 옛 여배우의 집에 막일꾼으로 취직한다. 묘한 매력을 풍기는 여배우에게 끌리는 미첼은 그녀를 거부하지 못하고 그 곳의 집사 조던의 비밀스러운 성격과 삶 또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미첼앞엔 끊임없이 악의 무리들이 손을 뻗어오고 위험한 일들은 점점 그의 인생을 구렁텅이 속으로 몰아붙인다. 위험으로부터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야 하고 악을 처치해야하는 미첼은 조던과 손을 잡게 되는데....
 

『런던대로』는 오래전 영화 <선셋 대로>를 모티브 삼아 씌여진 소설이다. 또한 이 책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런던 대로>도 있다. 세 작품모두 큰 기둥과 등장인물의 관계도, 주제등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각각의 개성과 차이를 가지고있다. 특히 소설 『런던대로』는 추리적 요소가 강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상당한 몰입도와 재미를 안겨준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추리/스릴러 장르에 국한지을 순 없다. 어두운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이자 사랑의 향기도 품고 있으며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문장력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매력이 흘러넘치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더없이 멋진 남자주인공을 만나 짜릿하고 즐거운 시간을 선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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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문학 오디세이 - 유럽문학을 읽다!! 고전에서 현대작품까지
김정자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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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깝게도 난 현재 한국문학 보단 영미문학을 사랑한다. 그 만이 가지고 있는 유쾌함과 진솔함, 발랄함, 감동, 뛰어난 문장력, 풍부한 감정전달, 그리고 오랫동안 가슴속을 울리는 진한 여운까지. 특히 18세기~ 19세기를 배경으로 씌여진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 시대의 배경과 인물들의 성격, 복장등 그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은근한 행복감과 설렘이 일렁인다. 『유럽문학 오디세이』를 발견한 첫 느낌은 기대감 이었다. 지나쳤던 훌륭한 작품과 이미 읽었던 작품들의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줄 수 있을꺼란 기대감.
 

다소 딱딱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약간의 망설임을 않고 책을 펼쳤으나 술술 읽히는 쉬운 문장과 재밌는 고전 이야기들에 금세 사로잡혔다. 신화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책의 내용은 학창시절 매우 재밌게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당시 모르고 지나쳤던 재밌고 신기한 신화속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들려주었다. 또한 중세 기사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기사문학인 『트리스탄』은 운문서사시이며 애정묘사의 극치를 이룬 중세 최고의 연애서사시 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꼭 한번 직접 읽어보고싶은 생각이 간절한 순간 이었다. 
 

책에서 소개하고있는 작품중에 유난히 반가웠던 작품이 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제일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나폴레옹이 이 작품을 매우 즐겨읽었고 그에게 목숨을 구해준 귀중한 책이 되었단 이야기였다. 그의 손에의해 발견된 네잎클로버가 그래서 '행운'이란 의미로 불리게 되었다니.... 여태 네잎클로버의 의미가 어디서 유례되었는지도 몰르고 좋아했나보다.
[이 작품은 온 유럽의 독자들에게 소위 베르터 열풍을 일으켰다. 남자들은 파란 상의에다 노랑 조끼의 베르터식 복장을 하고, 여자들은 로테처럼 사랑 받기를 원했다. 실연한 남자들은 베르터처럼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으니 소위 '베르터 효과'라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나폴레옹도 전쟁 중에 이 작품을 일곱 번이나 읽었으며, 전시에 잠깐 이 책을 내려놓고 눈을 감으려다 발밑에 보이는 이상한 클로버를 발견하고 그 풀을 뜯으려고 몸을 구부리는 사이 총알이 머리 위로 날아갔다는 이야기는 전 인류에 화자된다.   p.110]
중학교 1학년 CA활동으로 독서토론부에 가입했다. 첫 시간에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다. 당시 얼마나 절절하고 아름답게 묘사해 주시던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내내 가슴에 조용한 일렁임이 생겨났다. 방과 후 서점으로 달려가 책 한권을 소중히 품에안고 나왔던 기억까지....
 

작년 봄 급작스레 고전문학에 빠져들었다. 평소 눈도장만 찍어두었던 작품들을 마구 사들이고(읽기는 한없이 게을리했다.) 마음의 부자가된 듯 흐뭇해했다. 고전문학이 주는 즐거움과 신선함은 현대문학의 재미와 감동을 뛰어넘는다고 생각한다. 100여년전에 씌어진 작품들이 소름끼칠만큼 현대사회와 닮아있고 당시의 시대상황의 암울함고 화려함을 엿보고있노라면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 깊이 몰입하고 크게 감동하게된다.
[고전적이라는 말은 무언가 특별하고, 모범적이고, 표준적이고, 일회적인 것이라는 의미로 최고의 요구에 상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전주의는 조화, 균형, 절도의 정신인 고대의 모방을 의미하고, (중략) '고전주의 시대'라는 개념은 특히 모범적이고 표준적인 것과 뛰어난 가치가 있는 것을 창조한 시기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각 민족 문학이 최고의 융성기에 도달한 시대를 일컫기도 한다. 따라서 고전주의자는 작품의 완벽성 때문에 후세에도 잊혀 지지 않는 작가를 뜻한다.   p.162]
 

내가 좋아하는 샬롯 브론테의 작품도 만날 수 있었고 항상 '읽어야지....'하는 맘속 부담감을 느끼고 있던 『피아노 치는 여자』와 『풀잎은 노래한다』까지 먼저 만나 앞으로 이 책들을 읽을 때 좀 더 깊이있고 즐거운 책 읽기를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흐뭇한 마음이다. 미처 몰랐던 좋은 문학작품들을 만나 신선한 즐거움을 느끼고, 제대로된 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하고 더욱 즐거운 독서시간을 만들어주는지 다시한번 생각했다. 더욱 다양한 작품에 대한 이해와 숨겨진 뒷 이야기들을 만나고싶단 욕심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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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맨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박연진 옮김 / 솟을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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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전 『결혼해도 괜찮아』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난 작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한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원작자 이기도하다. 작가의 책을 먼저 읽은 많은이들이 좋은 평을남겼기에 어느정도는 기대감을 안고 책을 펼쳤었다. 그러나 내 기대감은 무너져 내렸고 그녀가 쓰는 에세이 방식이 내겐 맞지 않는 것이리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엔 내게 그녀의 첫 소설책이 찾아왔다. 워낙 소설읽기를 좋아하는 나 인지라 왠만한 소설은 무난히 읽어내려가고 유치하건 슬프건 재밌건 감동적이건 설레게 만들건 대부분의 소설에서 그만의 매력을 찾아내 재밌게 읽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데 『스턴맨』은 도통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무척 난감했다. 책의 맨 뒷장을 보면 이 책에 쏟아진 찬사가 가득한데 도저히 난 그 유명매체들의 칭찬의 글들을 납득할 수 없었다.
 

책의 이야기는 앙숙으로 지내는 두 섬(포트 나일스, 쿤 헤이븐) 중에 포트 나일스에서 태어난 한 소녀 루스의 이야기 이다. 명문가집안의 가족이지만 하녀처럼 자라난 엄마와 뱃일을 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루스. 그녀의 엄마는 멀리 떠나버리고 작은 섬에서 아버지와 지내는 그녀에게 진정한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이웃집 아주머니 폼메로이 부인이다. 아들만 줄줄이 낳은 그녀에게 루스는 막내딸과도 같은 존재로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따뜻한 엄마의 정을 담뿍 쏟아붇는다.
 

루스가 커가면서 엄마쪽 집안에선 그녀를 외지의 좋은 학교에 보내 제대로된 교육을 시키고 섬에서 벗어나 살도록 권유한다. 그러나 루스는 뱃고물꾼이되어 포트 나일스에 영원히 머물고싶어한다. 엄마가 있는 콩코드로 보내려는 사람들과 루스가 어디로가든 상관없다는 무심한 아버지 사이에서 루스는 그녀만의 재미를 찾아가며 섬을 지킨다.
[그녀는 포트 나일스에 있을 때 진정 행복했다. 포트 나일스는 그녀의 육신과 영혼이 머무는 곳이었다. 그녀를 이해하는 사람은 오직 포트 나일스 사람들뿐이다. 그 외에는 무엇도 오롯이 진실일 수 없었다.   p. 72]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앙숙으로 지내는 건너편 섬에사는 소년 오니를 만나게되고 그에게 관심이 생긴다. 루스는 무뚝뚝한 오니의 관심을 얻어낼 수 있을까? 바닷가재잡이를 놓고 벌어지는 두 섬의 치열한 전투(?)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오합지졸들의 모습, 거친말들로 농담을 주고받는 등장인물들까지. 작가의 의도대로라면 책 속에서 유머로 가득한 이야기를 만나야 옳을듯한데, 어디서 웃어야하고 어디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 작가와 난 그닥 맞지않는단 사실만 다시한번 확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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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사를 믿었다
R. J. 엘로리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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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책을 만나기란 은근히 까다롭다. 특히나 한가지의 커다란 만족감과는 다르게 여러면에서 고루 만족을 얻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오랜만에 내 맘을 두루두루 흡족하게 해주는 책 한권을 만났다. 『그는 천사를 믿었다』는 추리소설이 갖추고있는 사건을 이끌어나가는 긴박함과 몰입도, 순수문학이나 성장소설 또는 역사소설에서 보여지는 듯, 한 남자의 인생을 통틀어 보여주는 위대함과 깊은 감동, 이 모든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읽어내려간 책이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소년 조지프 본. 그가 살고있는 마을 오거스타폴스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너무도 어리고 약한 소녀의 죽음. 그러나 살인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연이어 발생하며 가엾은 목숨의 수가 늘어날 수록 잔혹함은 더해만 간다. 조지프는 자신이 소녀들을 지켜주어야 겠다는 사명감 비슷한 책임감을 느끼고 '수호자들'을 결성한다. 과연 이들이 어린 소녀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끔찍한 범인의 탈을 벗겨 만천하에 드러낼 수 있을까?
 

조지프는 천사의 존재를 믿어왔다. 자신의 아버지도 천사가 되었을꺼라 여겼고, 소녀들의 죽음에도 죽음의 천사가 개입했을꺼라 생각했다. 깃털이 날아들면 '그'가 나타나 조지프 자신의 곁을 맴돌며 또 한명의 가엾은 생명을 앗아가는 것이다. 연쇄살인은 점점 범위를 넓혀가며 범인의 뻔뻔스러운 무시무시함을 과시했다. 시체의 잔해들을 아이들이 오가는 곳에 버려두는가 하면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한올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던 와중 조지프는 성인이 되어가고 사랑을 시작한다. 그의 곁에 남은 단 한사람인 그녀를 지켜야하는 조지프. 소녀들의 잇단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조지프에게 위로를 건네주고 그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글쓰기임을 알려주는 그녀. 그녀와의 밝고 평범한 미래를 꿈꾸는 조지프앞에 크나큰 시련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조지프 본. 나는 너를 잘 알아. 네가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는 거 알아. 크루거네 집에 불을 지르지 않았다는 것도 알아. 난 네가 그랬을 거라고 말한 적 없다. 그저 너한테 주의를 주는 거야. 사람들이 두려워한다고 말하는거야.   p.288] 

뉴욕으로 거처를 옮겨 여러친구들을 만나고 글쓰기에 매달리는 시간들.... 다시 고향인 조지아로 돌아오지만 그를 맞는건 '죽음' 뿐이었다. 영원히 죽음은 그를 따라다녔다. 그가 숙명처럼 여긴 범인과의 끈질긴 악연, 그가 지켜주고자했던 소녀들의 죽음과 정신이상자 엄마,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감옥생활등. 마흔이 채 되기도 전에 조지프는 이미 한세기를 살아낸듯 굴곡지고 힘겨운 삶을 이겨내고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 드디어 범인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내 숨가쁨은 배가되고 놀라움에 잠시 숨을 멈춰야만 했다. 그리고 곧이어 찾아드는 의문, '도대체 그는 왜?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그런짓을 저지른 것일까?' 조지프를 이용하고 마을사람들을 이용하고 뻔뻔함과 잔혹성과 거짓이라는 가면을 드리운채 숨을 쉬고 걸으며 먹고마신 '그'. 그를 처단할 자가 정말 조지프 그 여야만 했을까. 조지프가 좀 더 평범하게 남들처럼 모르는 척, 다 지나간 척 그렇게 살 수는 없었을까. 천사를 믿은 그는 자신이 정의로운 천사가 되어 범인을 추격함으로써 자신의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을 씻어내고자 용서를 비는 인생을 살아온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조지프라는 한 남자의 인생을 따라가다보니 선과 악에 대한 근보적인 의문부터 시작하여 장르소설이 가지고있는 가벼움과 재미만의 추구를 넘어서 제대로된 글을 통해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마음속 깊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좋은책을 만났을 때 느끼는 희열,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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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미야베 미유키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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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의 책을 몇권 만나보았지만 이토록 유쾌했던적은 처음이다.(스탭파더스탭도 즐거웠지만...^^) 오래전 <모방범>을 읽으며 엄청난 두께의 3권짜리 분량에도 불구하고 정말 정신없이 빠져 읽었던 기억이 있다. 치밀한 구성과 의외의 범인과 탄탄한 글솜씨에 반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미미여사의 책을 만났으니.... 바로바로 우리의 믿음직한 충견 마사의 활약이 빛을 발하는 책이었다. 
 

명탐견이란 수식어가 전~~혀 부끄럽지않은 마사는 경찰견생활을 하다 퇴직(?)한 후 탐정사무소에 새롭게 둥지를튼 제법 똑똑하고 나이도 지긋한 섀퍼드이다. 비록 사람들의 언어를 흉내내진 못하지만 TV를 보며 사건의 정보를 수집하고 탐정사무소에서 벌어지는 온갖 대화를 귀 쫑긋세우고 들으며 진지하게 사건에대해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마사의 혼잣말을 가만히 읽고있으려면 쿡쿡터져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고 그가 사랑하는 탐정사무소의 두 딸에대한 은근한 감시(엄한 놈들의 접근을 못마땅해한다.^^)에 아버지같은 마음까지 엿보이니 마사를보고 어찌 한낱 개 라고만 할 수 있을까. 어둑한 시간에 으슥해진 공원에서 흉흉한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니 자신을 데리고 밤산책을 즐기는 가요코(마사와 콤비를 이루는 탐정사무소 큰딸)걱정해 공원산책을 포기하기도하고 작은딸이 왠 남자녀석과 외박아닌 외박을 하게되는 사건이 벌어지니 만약 그 놈이 이토코(둘째딸)에게 엄한짓이라도 저질렀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단단히 벼르기도한다.
 

책의 구성은 마사와 그의 콤비 가요코가 함께 펼치는 사건을 단편의 이야기들로 묶어 보여주고있다. 각 이야기마다 독특한 재미와 흥미진진함을 보여주고있어 무척즐겁다. 어린아이의 교묘함에 놀라기도하고, 빈집을지키며 홀로 사건해결에 나선 마사의 놀라운 탐정실력을 보기도하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건까지.... 다섯편의 이야기모두 어느하나 부족함이없다. 간혹 단편의 추리소설은 왠지 이야기의 짜임이 엉성하거나 밋밋해 실망하기도하는데, 이 책은 짧은 이야기속에서도 다양한 소재와 잘 짜여진 내용으로 읽는내내 다양한 재미를 안겨준다. 일본의 추리소설이 워낙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있고 그 중 몇몇 뛰어난 추리/미스터리소설의 작가들이 우리나랑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있다. 그 중 미미여사는 그녀만의 스타일로 뛰어난 긴장감과 글의 몰입도, 진한 감동까지 안겨주는 훌륭한 글솜씨를 보여준다. 긴장감넘치는 사건속에서도 유쾌함을 선사할 줄아는 그녀의 글! <명탐견 마사의 사건일지>는 여느 추리소설이나 탐정소설의 뛰어난 사건해결사들보다도 더욱 정감어리고 반해버릴만큼 멋진 명탐견 마사를 내세워 특별한 재미를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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