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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맨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박연진 옮김 / 솟을북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몇달전 『결혼해도 괜찮아』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난 작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한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원작자 이기도하다. 작가의 책을 먼저 읽은 많은이들이 좋은 평을남겼기에 어느정도는 기대감을 안고 책을 펼쳤었다. 그러나 내 기대감은 무너져 내렸고 그녀가 쓰는 에세이 방식이 내겐 맞지 않는 것이리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엔 내게 그녀의 첫 소설책이 찾아왔다. 워낙 소설읽기를 좋아하는 나 인지라 왠만한 소설은 무난히 읽어내려가고 유치하건 슬프건 재밌건 감동적이건 설레게 만들건 대부분의 소설에서 그만의 매력을 찾아내 재밌게 읽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데 『스턴맨』은 도통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무척 난감했다. 책의 맨 뒷장을 보면 이 책에 쏟아진 찬사가 가득한데 도저히 난 그 유명매체들의 칭찬의 글들을 납득할 수 없었다.
책의 이야기는 앙숙으로 지내는 두 섬(포트 나일스, 쿤 헤이븐) 중에 포트 나일스에서 태어난 한 소녀 루스의 이야기 이다. 명문가집안의 가족이지만 하녀처럼 자라난 엄마와 뱃일을 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루스. 그녀의 엄마는 멀리 떠나버리고 작은 섬에서 아버지와 지내는 그녀에게 진정한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이웃집 아주머니 폼메로이 부인이다. 아들만 줄줄이 낳은 그녀에게 루스는 막내딸과도 같은 존재로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따뜻한 엄마의 정을 담뿍 쏟아붇는다.
루스가 커가면서 엄마쪽 집안에선 그녀를 외지의 좋은 학교에 보내 제대로된 교육을 시키고 섬에서 벗어나 살도록 권유한다. 그러나 루스는 뱃고물꾼이되어 포트 나일스에 영원히 머물고싶어한다. 엄마가 있는 콩코드로 보내려는 사람들과 루스가 어디로가든 상관없다는 무심한 아버지 사이에서 루스는 그녀만의 재미를 찾아가며 섬을 지킨다.
[그녀는 포트 나일스에 있을 때 진정 행복했다. 포트 나일스는 그녀의 육신과 영혼이 머무는 곳이었다. 그녀를 이해하는 사람은 오직 포트 나일스 사람들뿐이다. 그 외에는 무엇도 오롯이 진실일 수 없었다. p. 72]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앙숙으로 지내는 건너편 섬에사는 소년 오니를 만나게되고 그에게 관심이 생긴다. 루스는 무뚝뚝한 오니의 관심을 얻어낼 수 있을까? 바닷가재잡이를 놓고 벌어지는 두 섬의 치열한 전투(?)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오합지졸들의 모습, 거친말들로 농담을 주고받는 등장인물들까지. 작가의 의도대로라면 책 속에서 유머로 가득한 이야기를 만나야 옳을듯한데, 어디서 웃어야하고 어디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 작가와 난 그닥 맞지않는단 사실만 다시한번 확인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