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 상처받기 쉬운 당신을 위한, 정여울의 마음 상담소
정여울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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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정여울 작가의 <빈센트 나의 빈센트> 북콘서트에 다녀와 끄적여 놓은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반 고흐 이야기보다 여행 이야기보다 심리학 이야기로 흘러 몹시 당황했지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의 숨길 수 없는 희열과 열정이 느껴진 순간에 왠지 울컥했다”

그 때 북콘서트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더 심오하고 섬세하게 글로 풀어낸 결과물이 바로 이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가 아닐런지. 초등학생 때 왕따를 당한 경험, 부모님의 과도한 집착과 기대로 인한 부담감과 불화 등 오랜 기간 안에서 곪아왔던 상처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심리학을 공부하며 얻은 깨달음과 성장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어 낸 고백록이자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세상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구원의 손길이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기에 심리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편안하게 융심리학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경험과 심리학 이론 뿐 아니라, 문학, 신화, 영화 등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내용이 상당 부분 나오는데, 이미 접한 작품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데미안> <미쓰백> <홍당무>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작은아씨들> 등이 등장한다.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나와 있는 물음을 활용하면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해 보고,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작가의 조언에 따라 실제로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정여울 작가의 에세이를 읽을 때면 주제와 상관없이 늘 어루만져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내밀한 상처와 트라우마와 이를 극복하기까지 과정을 이렇게 솔직하게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꺼내놓기까지 여정에는 엄청난 고통과 아픔이 있었을까? 안으로 안으로 침잠하는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이 글을 통해 나조차 몰랐던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나아가기를 그렇게 이 어려운 시기가 조용히 흘러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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