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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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인지라 나만 알고 누구에게 말하지 못해 끙끙대다 더 곪아 가는 것이 마음의 병인 것 같다. 서양에서는 우울증이나 기타 정신질환을 치료하러 병원을 찾는 것이 감기로 병원을 찾는 것처럼 일반적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고, 한 번 진단을 받으면 이후 사회 생활에 큰 지장이 있다. 그러니 어느 누가 쉽게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을 찾을 수 있겠는가.

🚑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인 임재영 선생님께 큰 박수와 응원과 위로를 보내고 싶다.
어느 누구든 살면서 어려움이 있고 죽고 싶은 이유가 있지만, 다른 한 편에는 살아야 할 이유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죽고 싶은 이유에만 초점을 맞춰 감정에 휘둘리다 보면 삶의 밝은 부분을 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리기도 한다.
살면서 고민과 어려움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털어 놓기만 해도 후련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익명의 전문가를 찾아가 마음을 털어놓고 전문가의 시선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일은 생각지도 못했던 참 값진 일인 것 같다.

🚑 죽고 싶은 사람과 함께 한 임종 체험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조차도 수의를 입고 관에 들어가기 전 유서를 쓴다고 생각하니 지금 시간에 충실하며 즐겁게 살아가야 할 이유들이 너무나 많이 떠올랐다.

🚑 이 와중에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도 아니고, 정말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돕고 싶어 나선 사람에게 “불법 의료 행위” 라느니 “신고 당할 거”라느니 하며 당당히 자신을 밝히지도 못하면서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하니 참 씁쓸하다.
자신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도움은 주지 못할 망정 굳이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이 사회의 각박함과 쓸데없는 경쟁심이 안타깝다.

🚑 둘째 아들의 병으로 인해 안타깝게 지금은 병원으로 돌아갔지만, 이 한 사람의 시작으로 유사한 사회 제도가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머리로만 하는 역지사지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공감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진정 도울 수 있는 사회 제도가 말이다.

🚑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지만 의학적인 처방이나 조언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더 좋았다.
그런 면에서 마음이 아픈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각박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매일의 삶에서 비뚤어진 돛대의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자그마한 키가 되어 줄 감사한 책이다.

밑줄 긋기
P.7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약물을 쓸 수 없는 곳에서도
마음 아픈 사람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처방하는 사람,
저는 그런 의사이고 싶습니다.

P.64 우울증 환자에게 “몸을 움직이세요! 더 노력하세요!” 라고 말하는 건 안 그래도 아픈 상처를 후벼 파는 짓이다....... 굳이 꼭 어떤 말을 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기계적인 말을 하느니, 가슴이 없는 로봇이나 할 말을 하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입을 여는 대신 귀를 여는 게 낫고, 마음을 여는 게 더 낫다.

P.122 우리의 생각은 말랑말랑해지기도 하고 딱딱해지기도 한다.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생각의 상태는 달라질 수 있다....... 죽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살아야 할 이유도 있다. 울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웃어야 할 이유 또한 있다. 동전에는 분명 양면이 있는데도 우리는 그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고 만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에게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혼자 깜빡 잊어버린 사실을 상기시켜줄 사람이 필요하다. 혼자 내려버린 결론을 점검해 줄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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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1228 2018-12-04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행키입니다! ^^ 리뷰 감사합니당~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ㅎ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