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詩국에 방구석 신혼여행
천지혜 지음 / 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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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출판사의 책 소개가 정말 찰떡이다.

“시가 아닌 시를 읽는다. 웃고 울고 즐거워하며 노여워하다가 여행을 마친다. 책을 덮는다. 그것이 여행 실종 시대에 출판사 방과 천지혜 작가가 제안하는 대안적인 여행이다.”

시와 많이 서먹한 사이이다. 응축된 언어를 풍성히 구성해 낼만한 상상력과 창조력의 부재, 그리고 수적으로 열세인 텍스트에 대한 허전함이 그 이유이다. 시인도 이제 조금 시와 친해져 보려고 시를 썼다 하고, 대놓고 시가 아닌 시라 하니 시와 에세이 사이에 머무는 좀 더 직관적이고 친근한 시가 들어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여행이 너무 고프다. 떠나기 전 설레임, 마티나 라운지의 떡볶이와 생맥주, 비행 중 음주 독서, 낯선 공항의 공기, 심사숙고해 고른 숙소와의 조우, 익숙한 듯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 이 모든 것이 그립다. 미래의 여행을 계획할 수 조차 없는 상황에서 방구석 여행은 얼마나 신선한가. 그 여행이 궁금했다.

역사와 유머와 로맨스가 어우러진 궁중 로맨스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 애정해 마지 않는 이 궁중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참 많이 설렜는데, 이런 소설을 쓰는 작가라면 신혼여행은 얼마나 달콤할까 싶었다. 시에서도 그 설레임을 느꼈으면 했다.

거창하지만, 이게 내가 이 시집을 읽은 아주 사적인 이유이다. 결론적으로 내 사적인 기대는 한껏 충족되었다. ‘이 시국’에 관한 시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고, ‘방구석’에 대한 시를 읽으며 킥킥 웃었으며, ‘신혼여행’에 관한 시는 때로 설레고 때로 므흣했다. 비록 익히 알고 있는 아름답고 속 깊은 언어들이 모인 시들은 아니었으나, 시와 서먹한 시.알.못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는 직관적이고 친근한 시들이 많았고, 텍스트 양도 허전하지 않을 만큼 충분(?)했으며, 방구석 여행도 글로 쓰니 별거가 되는구나 싶어 흥미로웠고, 작가의 신혼 생활은 소설만큼이나 반전있는 한 방이 있는 에피소드로 가득했다.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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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선발되어 제공된 도서를 읽고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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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천지혜
출판사: 방
출판일: 2020년 7월 3일
가격: 12,000원
쪽수: 152
장르: 한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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