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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문장 - 우리가 가졌던 황홀한 천재 이상 다시 읽기
이상 지음, 임채성 주해 / 판테온하우스 / 2018년 11월
평점 :
이상이라는 이름과 함께 날개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난해하다는 것도 생각난다. 날개에 대한 내용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읽었던 건지? 못 읽었던 건지? 아마도 끝까지는 못 읽었을 확률이 높다. 유명한 작가이니까 교과서나 신문지상에서 주워들어서 소설명을 외우고는 있을 것이다. 무엇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고 싶다. 제비, 금홍, 오감도, 멜론, 거울이라는 소제목들로 책이 구성되어 있는데 금홍 편을 다 읽고 나서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다.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어느 하나 느낌이 오지 않았다. 지금 느낌이 이 정도일 정도면 이전의 책 읽기가 설령 시작은 했을지라도 끝맺음은 하지 못했음이 분명하고 글 내용도, 사용된 단어들도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 분명하게 이해되었다. 어려운 단어들에는 상세한 설명들이 작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어서 그나마 나은데 만약 한자에다 이상한 영어 표기들이 그대로 들어있는 1930년대의 글 그대로를 마주했다면 아마도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다. 정말 참고 꾸역꾸역 읽었다. 3장의 오감도의 조춘점묘에서 그나마 재미를 찾았다. 이상하게도 이 조춘점묘가 대학수능 시험에 나왔다고 한다. 지금 시험을 친다면 역시 자신은 없지만 한번 본 것이 있어서 두려움은 덜할 것이다. "보험없는 화재, 단지한 처녀, 차생윤회, 공지에서, 도회의 인심, 골동벽, 동심행렬" 중에서 단지한 처녀가 마음속에 남는다. 소녀가 결국은 어머니도 잃고 자신도 불구자가 된 원인은 가련한 무지와 가중한 전통 탓이라고 한다. 그래서 배움이 누구에게나 필요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1930년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어서 좋다. 그 사회상에 대한 비판을 한다. 하지만 대안은 제시하지 않는다. 이상이 지금의 서울에서라면 역시 비판은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식은 비판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올바른 대안 제시를 위한 것이다. "이상이 일본어를 모국어에 가깝게 사용하였기 때문에 한국어 작품에도 일본어투가 많이 섞여 들어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상이 쓴 시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거세지만 그가 쓴 수필을 보면 이상이 가진 글에 대한 재능을 엿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참고로 찾아보았다. 재능이 있고 없고를 판단하기는 나 자신의 능력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면서 글 내용이 아니라 그때의 정황이 어느 정도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