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아빠 뽑기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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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읽히려고 샀는데 어른인 제가 먼저 흠뻑 빠져 들었습니다.

제목을 보면서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리라는 예감이 있었습니다. 예감대로 흘러가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려들었어요. 작가의 힘이 이런 것이겠지요.

 

강우의 느낌에 고스란히 감정이입 되었습니다. 특히 내 아빠가 친구 아빠가 되어 친구랑 같이 있으면서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할 때 느꼈던 복잡미묘한 기분. 아주 중요한 걸 잃은 것 같은 상실감, 섭섭하고 서글프고 뭔가 불안한 느낌의 강우 심정이 너무나 이해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잘난 아빠들이 있습니까. 많이 배우고 부자인 아빠. 멋쟁이 아빠. 개그맨처럼 잘 놀아주는 아빠. 오냐오냐 다 받아주는 아빠. 그러나 강우처럼 저 역시 내가 아빠라고 부르고 싶은 아빠는 결국 세상에 단 한 사람뿐입니다.

 

그 분은 많이 배우지 못했고 멋쟁이라든가 부자와는 거리가 멉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우리랑 놀아준 적도 없고요 사실은 어떻게 노는지도 모르십니다. 바른생활맨으로 잔소리꾼이시고 성질머리도 괴팍하십니다.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으시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강우네 아빠는 가깝고 상냥하기라도 하시죠. 우리 아버지는 우리 삼남매에게 그저 어렵고 까다롭기만 한 분이셨답니다.

 

하지만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그저 한결같이 착하고 성실하게 부지런하게만 살아오셨습니다. 거짓말이라든가 게으름하곤 거리가 먼 분이셨고요. 늘 새벽같이 일어나고 밤 늦게 주무셨으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을 하셨습니다. 생각하면 내 아버지의 일생은 너무나 고단한 나날들이셨네요.   

 

이제 강우처럼 저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 이름을 조용히 불러봅니다.

아버지…… 우리 아버지.

강우처럼 저도 제 마음을 살짝 전해 봅니다.

아버지, 존경합니다아버지가 내 아버지여서 너무나 자랑스럽고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깨달음을 갖게 해준 강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가을이네요. 과연 동화는 힘이 세군요. 어른도 울려버리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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