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 캠프 사계절 1318 문고 106
김영주 지음 / 사계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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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잡으면 거의 광풍에 휩쓸린 듯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몰입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났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이유로 아이들을 섬에 데려간 것인지 모든 것이 미스터리이기 때문에 궁금증 때문에 더욱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게다가 무섭기까지 하다. 공포와 미스터리의 조합!

 

엔딩은 매우 의외였다. 반전이라고 할 만하다. 규리와 유택이만 항체가 생기다니... 이해할 수 없었고 여기에 어떤 트릭이 있는 건가 의아하기도 했다. 그런데 작품을 다 읽고나면 알게 된다.

 

그들에게만 항체가 생긴 것, 그 수수께기의 열쇠. 우정이나 사랑이 아니었고 동정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뭐 대단한 휴머니즘이나 이타적인 정신도 아니었다. 대체 뭘까. 더욱더 궁금했다. 그렇다고 희생이라든가 봉사정신도 아니다.

 

‘미안함’이라는 감정이었다.

 

굉장히 놀랐다. 작가는 왜 이런 결론을 냈을까. 작품을 읽는 것보다(작품은 단번에 몰아치듯 읽은 반면) 이 수수께끼를 푸는 데에 더많은 시간이 들었다. 


친구의 외로움, 고통에 대한 반성 자책 죄의식.... 결국 미안함은 존엄성에 대한 자각이었다.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하다. 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휴머니즘이나 이타적 정신, 우정이라는 말은 뜬구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미안함'이라는 말은 구체적이다. 손에 쥐고 있는 손수건만큼이나 분명하다. 

 

미안함이라는 알아듣기 쉽고 명료한 감정은 앞으로 많은 철학적 해석이 뒤따를 것으로 생각된다. 미스터리 공포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철학을 만날 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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