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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은 지금 행복한가요? - 기시미 이치로의 사랑과 망설임의 철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9년 1월
평점 :
사랑, 말만으로도 마음이 설레는 것을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는 무한한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반면 사랑하면서도 겪어야 하는 문제들이 주는 감정도 힘들지만 그런 힘듦이 더 좋은 관계를, 사랑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그보다는 더 큰 사랑의 즐거움에 비하면 충분이 감당해낼 수 있다. 오히려 사랑 후에 필연으로 따라오는 이별은 흔히들 말하는 죽고 싶을 만큼의 아픔과 상처를 준다. 그리고 처음에는 세상이 끝나버릴 것 같은 이별의 상처와 아픔이 점차 아물게 되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면 두 번 다시 사랑하지 않겠다는 결심도 엷어지고, 다시 또 사랑하게 된다. 사랑은 우리 삶의 중심으로 사랑을 통해 조금씩 성숙해진다는 생각이다.
‘당신의 사랑은 지금 행복한가요?’ 이 책을 마주하는 순간 반가움으로 마음이 반짝였다. 사랑이라는 게 누군가에게 배워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는 것으로, 딱히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것이고 보면. 물론 가끔 친구들이나 선배들을 통해 조언을 듣기도 하지만 그 또한 자신들의 경험에 국한된 것으로 극히 주관적이다.
이 책은 일본 아들러 심리학회가 인정한 카운슬러인 저자가 많은 이들로부터 연애상담을 해준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연애에 대해 궁금하거나 모르고 있던 부분을 확실하게 짚어주고 있다. 그럼으로써 사랑의 이상을 알고 현실의 사랑을 개선하여 사랑할줄 알아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사랑’ 정말이지 사랑에 대해서는 나는 아마추어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오히려 두 살 터울인 동생에게 코치를 받을 정도로 늘 자신이 없다. 동생은 이미 자신만만한, 그러니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들이대는 사랑을 하고 있어 놀랍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은근히 부럽기도 하다. 그에 비해 나는 그동안 서너 번의 만남을 갖고 나름대로 사랑이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내면서 이별을 맞이해야 했다.
나는 사랑에 대해 도통 모르겠다. 물론 사랑을 논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 잘 해보고 싶어서, 잘 해보려고 해도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딱히 배울 수도 없으니.
“너는 사랑에 대해 너무 환상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두 번째의 사랑이 끝나갈 무렵 그가 나에게 남긴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치 내가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아서. 사랑에 아직도 아마추어인 나에게 행복한 사랑야기를 엮어가기 위해 주저 없이 저자와 함께 한다.
처음으로 저자는 똑같은 상처와 이별이 반복되는 이유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행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문제와 답을 들려주었다. 이 부분은 내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이었다. 사랑은 능력으로 나아가서는 기술로 사랑에 대한 지식과 노력으로 쌓아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의 라이프 스타일이 연애를 불행하게 한다면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용기를 내야하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 분명하게 해야 하며 교제를 하면 할수록 상대가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는 당연한 것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배려해야 한다고 했다. 또 사랑받기 위해서는 상대를 지치게 하지 말고 몰아붙이지 말고 공격하지 말아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순간 나는 마음이 들킨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지금 상대에게 들었던 말로 그럴 때마다 나는 상대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왔다. 그냥 넘어가면 으레 그러려니 생각할까봐, 나를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조바심으로 화를 내고 다툼을 하고, 그래서 헤어지자는 말을 입에 올리기도 했었다. 정작 속마음은 상대와의 사랑을 원하면서도. 결국 나는 사랑을 쌓아올리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와 상대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내가 상대를 먼저 이해하고 한 뼘 더 배려해준다면 굳이 힘겨루기를 하지 않아도 사랑을 더 쌓아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저자는 결혼과 자녀가 두 사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결혼은 이벤트가 아닌 생활로 두 사람의 새로운 가능성이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필요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역할은 고정되어있는 게 아니므로 가사는 분담해서 해야 하고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는 부부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자녀가 중심이 되면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 그 중 중요한 것이 서로의 호칭을 엄마, 아빠가 아닌 서로의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다. 사랑은 자신과 전혀 다른 놀라움에서 시작되고 그런 놀라움으로 사랑이 충만된다는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상대가 나와 똑같다면 놀라울 것이 하나도 없어 지루할 것이다. 그래서 나와 전혀 다른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서로 알아가는 시간으로 연애를 하고 사랑을 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결혼은 먼 이야기로만 생각해서 막연함이 전부였다. 어렸을 때는 결혼은 예쁜 웨딩드레스에 하얀 면사포를 쓰고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는 것으로, 근사한 이벤트고 생각했었다. 마치 결혼이 사랑의 완성인 것처럼.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고 결혼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결혼 이후의 삶이 연애할 때와는 또 다른, 현실로 다가와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저자를 통해 미리 배워두는 결혼 이후의 사랑이 언젠가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번에 저자는 사랑이 무엇인지. 우리가 사랑으로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사랑의 근본적인.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알려주었다.
사랑은 찾아오는 것이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자신이 져야하기 때문에 지금의 사랑을 살펴봐야 한다는. 이별의 이유는 수도 없이 많은데 상대가 변한 게 아니라 헤어질 이유를 찾다보니 상대가 다르게 보인다고 했다. 반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의 문제라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결심이 전부라고, 사랑은 이유가 없고,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사랑은 전형적인 존재이므로 인간의 사랑은 소유되는 것이 아니고 존재하므로 고갈되지 않으니 끊임없이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처음으로 가슴 설레는 사랑, 첫사랑을 하게 되었고 나는 그동안 가슴속에 품었던 사랑을 마음껏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의 첫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끝나버리고 말았다.
휴대폰이 달아오를 정도로 들여다보고, 답장도 없는 문자 메시지를 수없이 보내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내 가슴 속에는 상처와 아픔으로 먹먹해지고, 나중에는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이 끝났다는 것을 실감하고 나면 오히려 담담해지곤 한다. 그런 과정이 몇 번 되풀이 되면서 나는 사랑을 통해 조금씩 자라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은 받기만을 원하기 보다는 아낌없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내가 생각하는 대로 하기보다는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 앞서 나가기보다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것도.
이별 뒤에 찾아오는 지독한 아픔과 차가운 눈물은 내 마음의 키를 한 뼘쯤 자라게 해주었다. 그리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전보다는 조금은 성장한 모습으로 다가서곤 한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게 같은 모습이 하나도 없어 늘 나를 불안하게 하고 서툴게 한다. 지금 나의 사랑도 예전처럼 이별을 몰고 올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답답해 나는 나를 자꾸 다독이며.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가꾸어나가는 구체적인 사랑의 기술을 전해주었다. 사랑은 말보다는 시간을 쌓아가며 하고 함께 하는 경험을 담는 것이 가장 훌륭한 고백이라고. 서로 대등한 관계로, 상대의 관심에 관심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상대의 생각과 선택에 행동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이 다를 때는 대화를 통해 차이를 좁혀가고, 이해보다는 찬성을, 힘겨루기를 멈추고, 솔직해져야 하고, 질투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사랑에 집중하고, 무조건 신뢰하고, 같은 곳을 보라 했다. 그리고 이별할 때는 가늘고 작은 양초처럼 헤어지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 가지 더, 헤어지게 되더라도 헤어지기 전에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봐야 하고 평화롭게 헤어져야 한다고.
사랑의 기술을 체크해보니 아직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 많았다. 특히 상대의 생각과 행동에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말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까지 상대의 생각과 행동이 나와 다를 때는 나를 기준으로 맞추느라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는 물론 투닥거리기도 하고 언성까지 높아져 서로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제 사랑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익혀 지금의 사랑을 개선해나가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랑이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앞날을 걱정하며 불안해하지 말고 매일 좋은 관계를 쌓도록 노력해야겠다. 살아가는 기쁨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그를 만나고 나서 즐거운 일밖에 없다고 느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