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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 - 남을 신경 쓰느라 자신에게 소홀한 당신을 위한 자기 수용의 심리학
박예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4월
평점 :
요새 맨 정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경쟁이 심해질수록 인간의 정신은 황폐해진다. 인간의 자유의지에 어긋나는 모든 행동들은 어떤 식으로 건 정서적 불안을 만든다. 물리적 폭행은 당연한 것이고, 올바르게 사는 모습이라 하며 인간의 개인적 사고방식과 자유의지를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정서적 문제를 만든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서 경쟁적 사회를 만들었고, 이제는 얼마나 인간답게 잘 먹고, 잘 살아가는 가를 경쟁하고 있다. 배고픔이 살아졌으면 인간이 개인의 욕구에 따라서 살고, 평가받아야 하는데, 우리 사호의 인간들은 타인의 시선에 매우 예민하며, 더럽고 아니꼬워도 이 악물고 회사 생활을 해야 하고, 집에 와서는 미래를 위해서 또 공부를 머리 터져라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명품가방 비싼 고가의 차, 이 모든 것이 개인의 필요성에 의해서 구매된 것일까?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삶을 반복한다.
인스타그램에는 수많은 미녀와 미남이 넘쳐난다. 열등감이 느껴진다. (누구는 얼굴 사진 찍어 올리는데 1초가 걸리고, 수십만의 팔로워를 보유하는데, 누구는 3일 동안 꼬박 책 읽고 2시간 걸려서 글 써도, 팔로워가 수십 명이다.) 억울하니 성형을 해야겠다. TV 광고도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비싼 물건들로 표현하라고 광고한다. 열심히 구매를 해 보지만, 새로운 장식품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해야 하기 때문에 감가상각이 다한 제품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를 또 구매해야 한다. 구매를 하려면, 역시 돈을 벌어야 한다.
지 밖에 모르는 90년생 어린이 비위를 맞추어 가며 업무를 진행시키고, 70년대 생 헛 똑똑이 비위를 잘 맞추어 주며 업무를 진행시켜야 한다. 협업은커녕 친한 친구도 없을 것 같은 90 년대 생은 온갖 똑똑한 척은 다하고, 잡일은 싫고, 자신을 중심으로 일이 돌아가야 하는데 잘할 능력도 없고 책임지기도 싫지만, 빛은 나고 싶다. 남들이 해 놓은 일에 여왕처럼 앉아 있고만 싶다. 70년대 생 또한 온갖 똑똑한 척은 다하지만, 지식이 얕고 현재 트렌드를 심각하게 못 따라가서 일을 떠넘기기에 바쁘다. 남이 다 알아서 해 놓으면, 지가 지시한 척 숟가락 꽂기 바쁘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플랜을 짜 봐"가 전부다. 승률이 100% 혹은 결과가 좋으면 숟가락을 꽂는다. 90년생과 70년 생은 서로 대화를 하기를 꺼린다. 80년대 생이 통역을 해주길 바란다. 서로 밥그릇 지키기에 정신이 없다. 무능하여 잘릴까 두려운 존재들. 쓸데없는 정치 싸움에 역기기 싫은 존재. 결국 이 불경기에 밥줄이 끊길까 봐 치열하게 서로 머리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모든 스트레스의 근원은 "불안"이다. "불안"은 인간이 진화하면서 갖게 된 최고의 도구일 수 있다. 겨울이 올 시기를 대비해서 미리 식량을 모아야 하고, 해가 짧아지고, 혈당이 떨어지면 우울증이 증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서 무엇인가 하라는 신호를 보내서 육체의 생존을 높인다. 단순히 먹고사는 것만 해결하면 될 줄 알았는데, 회사 내에서 정치적 입지, 미래 산업에 대한 먹거리 이런 것들이 결국 불안감이 되어 인생을 괴롭게 만든다. 더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고, 더 재력이 많아 보여야 하고, 남들과 경쟁 덕분에 우리는 더 괴롭워 진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그 책에 근간이 되는 "아들러 심리학"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들러의 심리학의 기본은 인간이 어떠한 경험을 겪고, 어떤 사람은 쉽게 극복하고, 어떤 사람은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목숨을 건 전투를 겪고 와서 어떤 사람은 더욱 강인한 이미지가 되는 반면, 어떤 사람은 폭죽 소리에도 벌벌 떠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는다. 결국 인간은 어떠한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성격 및 행복도가 결정된다는 사상이다. 알프레드 아들러가 쓴 책들을 읽어보면, 인간이 겪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어떻게 우리가 바라보고 접근해야 하는지 쓰여 있다. ( 심리학의 대가인 프로이트와는 갈라설 정도니 의견 차이는 있으며, 진화 심리학에서는 아예 프로이트, 아들러 이론 자체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으나 결국 그 세 가지의 심리과학이 말하고자 하는 바(인간의 본성)는 거의 같다. )
경쟁 때문에 혹은 불안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긍정적인 부분의 나를 만든 것은 전부다 경쟁, 혹은 불안 때문이었다. 잘난 친구들을 둔 덕분에 교환학생도 가고, 대기업도 가고, 책도 많이 보게 되었다. 친구 놈이 캐나다로 교환학생 가길래, 공부해서 다음 해 미국으로 따라갔고, 해외 인턴 하길래, 나도 다음 해 해외 인턴 갔고, 대기업 입사하길래, 나도 대기업 입사했다. 모두의 선망이던 항공사를 간친 구도 있었고, 은행을 간 친구도 있었다. 나 역시 한창 잘 나가던 디스플레이 회사에서 해외출장 다니며 잘살았다. 교환학생 전 해외 경험은커녕, 여권도 없었던 내가 지금은 마일리지 쌓아서 공짜 티켓에, 좌석 업그레이드할 정도면 성공한 것 같다.
인생 그래서 행복하냐고? 코로나 19로 여행 업계는 맛이 갔고, 디스플레이 산업은 진작에 중국에 자리 뺏겨서 명예퇴직 신청받고 있었다. 물론 그전에 나는 이직을 해서 비대면 특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고등학교 때, 학교도 안 나오고 게임에 빠져 살던 친구 중 하나는, 게임에 대한 지식과 늦게 영어공부를 시작해서 잘 나가는 외국계 기업 법인카드로 화려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 (덕분에 산해진미는 다 즐기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안이 날 여기로 이끌었건, 경쟁심이 날 여기로 이끌었건,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꿈꾸던 나라는 것이다.
내 얼굴 100번 찍어서 올려도 팔로워 안느는 것 인정하고(박보검이 아님을 원망 말고), 책 읽는 거 좋아하니 읽고 글 쓰는 게 즐거우니 즐기면 된다. 억지로 적성에도 안 맞는 책(소설책) 읽느라 머리 아픈 것, 보다야 남들에게 인정 못 받아도 좋으니 본인이 인생 책이다 감동받는 책(철학 서적)을 읽고, 글 쓰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살아보니 결과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경쟁의 결승점이 어딘지도 모르겠다. 또한 승패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매 순간순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선택을 할 뿐이고, 그 수많은 선택의 결과가 지금의 나라는 것. 주식에 얼마를 걸어서 언제 들어가고 나올지 선택한 결과가 내 통장의 잔고이듯.
아들러의 말대로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감이 달려있 듯, 불필요한 경험은 없었다. 다만, 그 경험의 결과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