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 - 팽창을 향한 야망과 예정된 결말
브래드 글로서먼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평점 :
코로나 19를 통해서 우리의 삶은 생각보다 많이 변화했다. 아무 생각 없이 낯선 사람에게 활짝 웃으며 친절을 베풀 수 없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영향으로 군중, 대중이 모이는 집회는 불가능해졌다. 그러면서 사람 간의 거리를 두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언택트 UNTACT 사회가 급속도로 발달했지만, 주가, 유가가 폭락하듯 세상의 모든 가치들이 리셋되는 것을 보았다. 작년 말부터 시작되어 올해 2월 설 전후로 확산이 시작되었으며, 중국 바로 다음으로 코로나 19가 훑고 지나간 대한민국. 한국인의 출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들도 생겼지만, 이후 한국의 방역이 상대적으로 크게 성공적이었음 의심의 여지가 없다.
코로나 19가 세상을 Reset 시켰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미중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의 발원지인 중국은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꿈이 더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우리가 항상 선진국이라 생각했던 유럽과 미국을 보면서 그들의 의료시스템의 심각한 붕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며 확산을 방조하는 시민의식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또한, 올림픽 개최를 위해 국민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던 일본 정부의 상황을 보면서 한국의 "언론의 자유", "정보의 민주화", "방역능력", "국민의식"이 더 이상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이 책은 단순히 경제학, 사회학을 다루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그 근원에는 "인간의 심리, 본성"이라는 것이 숨어 있는데 위의 학문들은 단순히 결과물만을 정리해 놓았을 뿐 실제 현상을 예측함에는 더 근원적인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생존" 앞에서 한 없이 나약한 존재였다. 생산 시설이 모두 문 닫았으며, 우리 사회가 과대 소비에 찌들어 있는 것을 증명하듯, 공산품의 소비가 줄으니 유가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주가가 바닥을 찍었으나 코로나가 완벽히 종식되기 전에 경제활동이 멈추면 더 먼저 죽겠다는 생각에 생산 공장은 새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을 정치인들은 잘도 이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재선을 위해서 코로나의 확산 방지보다는 당장 경제의 가동이라는 가치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돈을 뿌려서라도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여야 하며, 저금리를 통해서 물건을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 더욱 촉박해졌다. 연일 코로나 19를 중국에서 온 바이러스, WHO가 중국의 하수인이 때문이라는 이유로 탈퇴를 선언하는 등, 강력한 미국 중국이 기어오르는 것을 막는 강력한 전사의 이미지로 재선을 노리고 있다.
미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한국 경제는 몸살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다르게 해석을 하면 미국은 경제가 휘청거려도 기축통화로서 입지를 바탕으로 다시 회복을 쉽게 할 수 있으나, 한국과 같이 중견 국가들은 더욱 힘들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주가 역시 한국은 심각하게 폭락했었다. 하지만 동학 개미 운동과 같이 신용대출을 끌고 와서 배팅을 한 사람들은 지금 쯤 최소 60% 이상의 수익을 보며 이 위기 속에서 큰돈을 벌었을 것이다.
과거 스페인 독감, 사스 출현 때에도 경제는 휘청거렸다 하지만 인간은 잘 극복하고 다시 일어섰다. 인간이 경제활동을 시작했다는 말이다. 이번 경기 어려움은 어떤 측면에서 올 것이 왔다고 전망하는 경제학자가 대다수다. 이미 엄청난 부실기업들이 값싼 대출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는 경제의 거품을 꺼뜨릴 중요한 명분이었다 생각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고, 판돈을 불리는 것과 같은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한 번쯤 2009년 리먼브라더스 사건처럼 10년을 주기로 오는 불황이 왔을 뿐이라 설명하는 사람도 많다.
또한, 자연재해, 중국발 역병이라는 프레임이 경제활동 실패에 대한 책임을 덮어주고, 잘 수습할 경우 위기 극복을 했다는 찬사가 넘친다. 2020년 대한민국 총선이 보여주었듯 위기 상황에서 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실패했을 경우 본전 성공했을 경우 영웅으로 치닫는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정치 공학적인 이야기도 이 책에 잘 녹아있다.)
우리의 상황에서도 위기는 또 다른 기회 일 것이다. 주가가 폭락 이후 대 상승이 있었듯, 집 값 상승을 막으니 그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으로 향하고 있으며, 공매도를 금지할 수 없는 상황과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선 부동산으로 돈이 쏠리기보다는 주식시장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는 현 경제상황을 본다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지는 답이 나올 것이다. 미국 트럼프가 왜 그렇게 중국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고, 그가 꼭 가져가야 하는 표밭에서 기반을 둔 산업이 무엇인지 안다면,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움직일지 최소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까지는 어떻게 경제가 돌아갈 것인지는 감이 올 것이다.
예측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배운 점이 있다면) 인간의 심리와 과거 세상의 흐름(역사)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미래 예상, 또한 정치 공학적, 경제학적 관점을 어떻게 배양해서 미래를 대응해야 할지 생각하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