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 허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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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선생님인 아영은 항상 사고를 치는 은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그런 아영 옆에는 항상 자신을 사랑해주는 친구 은주, 그리고 남자친구 수원이 곁에 있어주고 아영은 그런 은주와 수원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더 착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첫 시작부터 주인공 아영이 너무 안쓰럽게 느껴졌다. 항상 은주에게 좋은사람이여야 하는 아영, 그로 인해서 결국 끝에는 항상 은주에게 사과하게 되는 아영. 5년의 긴 연애중이지만 더이상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연인 수원, 그치만 사랑이라고, 사랑일거라고 자기 자신을 통제하며 억누른다. 유치원생 은우 역시 하루가 멀다하고 떼를 쓰고 아영을 괴롭히지만 아영은 선생이니까 화를 꾹 눌러가며 참아낸다. 아영은 결국 무료로 뇌 시술을 받게되고 그 뒤로부터 아영은 평소와 다르게 변해가는데 이런 아영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내 모습 또한 비춰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평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항상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위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해지기도,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뇌 시술을 받은 아영의 모습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비춰진 건 아니지만, 한편으론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아영의 모습이 통쾌하기도, 멋져보이기도 했다. 책이 끝나가는게 아쉬울 정도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오렌지,빵,칼이라는 제목의 깊은 뜻까지. 청예작가님은 항상 이런 이야기를 펼쳐낸다는게 정말 놀라울따름이다. 정식본이 출간된다면 꼭 소장하고싶은 책이다.

📖 오늘의 나는 지난 기념일에 수원과 맞춘 커플 속옷을 입었다. 은주가 선물해 준 노란 셔츠도 입었다. 나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로 겉껍질을 만들었으니, 알맹이만큼은 나의 선택으로 바꾸어야만 하는 셈이다.-P.20

📖 내가 왜 이 남자를 만났을까. 그가 착해서였다. 착한 사람을 거절하는 건 나븐 자의 몫이고 손가락질받는 일이니까. 그럼 왜 5년이나 견딘 걸까. 오래된 연인은 존재만으로도 나의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증명하는 수단이 됐다.-P.75

📖 망하는 인생, 찢어진 인생, 남루한 인생. 사연 속 남자가 난관을 타개하지 못하길 바랐다. 극복 서사가 없어야만 그의 절망은 순수하고 무결해질테니까. 그것이 불량한 검정이라 하여도. 원래 감정이야말로 가장 순수한 색이다.-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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