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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
김상래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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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가진 지난 시절의 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잠시 스쳐 지나간 바람과 같은 기억 한조각 일 수 있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주인공은 다르다. 나의 옛 시절의 이야기 라고 해서 내가 꼭 주인공이 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는 이 다름을 통해 각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길지 않은 호흡에 여러 이야기가 꾹꾹 눌러 담겨있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주인공이 할머니였다가, 죽은 삼촌이었다가, 할아버지였다가 가까운 사람들에서 먼 사람들까지. 우리에게는 한 번 쯤은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나도 그 나이로 가서 내 주위에는 어떤 사람이 있었나 생각해본다.
지금의 시간이 먼훗날에 어떻게 기억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그땐 그랬었지 라고 빙긋 미소가 지어지는 일들이 제법 많아진 요즘이다. 그런 일상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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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믿는다 -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줄 진짜 이야기
이지은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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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의 이민과 유학, 또는 그 외의 삶을 오래 전에 계획 해왔던 터라 첫 페이지에서 나오는 호주 이야기에서부터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겉에서 보여지는 것 뿐만 아니라 인생을 걸고 와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지는게 좋았다. 오랜 타지 생활로 인한 고국에 대한 그리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의 노동 환경으로 인함 고됨, 가볍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없는 외로움까지 인간을 힘들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공존한다. 거기에 우울감과 절망감까지 더해지면 어쩌면 삶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 성향마다 달라진 환경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일반화는 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한국과의 다름에서 오는 차이에서의 녹록치 않음은 있지 않을까.
물론 이 책은 외국에서의 제 2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위한 책은 아니다. 단지 호주라는 곳이 익숙해서 잠시 위의 생각이 났을 뿐이다. 일상에서의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의 변화를 계속해서 담아가고 있다. 그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우리도 충분히 일상에서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 퇴근 후 나만의 시간을 갖고, 의식적으로 생활 물건을 비워나가기도 하고, 불완전하다 여긴 삶을 조금씩 나 스스로 안정을 찾을 수있게 하는 것이다. 꼭 밖에 나가서 어떠한 활동을 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바꿔 나갈 수 있다. 그러니 너무 큰 계획을 가지지 않고 도전이라고 하면 도전인 작은 움직임을 해본다. 나 역시 퇴근 후에 집에 돌아와서 샤워 후 30분 정도는 무의식 적으로 가만히 쇼파에 누워있든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킬링타임을 갖는다. 그리고나면 나도 모르게 다음 일과를 보낼 에너지가 생기는 듯 하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내 일상 속에서도 불완전한 내 일상을 올곧게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이제는 그게 무엇인지 찾아보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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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도구들 - 사랑할 때 미처 몰랐던 관계의 모든 것
유선경 지음 / 콘택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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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도구들
_유선경 지음

p. 22
사랑은 오게 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비 같은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한 사람을 사랑하기로 선탤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의 사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절대 도망치지않고, 의지를 발휘해 적극적으로 극복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잇다.

p. 45
우리, 다른 무엇이 되려 하지 말자. 나는 내가 되고, 너는 네가 되고, 그런데도 함께할수 있는 바로 지금, 인생의 신비와 감동이 있다.

p. 125
"하나도 버리지 마라." 사람은 사랑하고 사랑받은, 평새애 단 한 번의 기억으로도 남은 생을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 오늘도 먼 데서 나에게 보내는, 변함없는 축복을 느낄 수 있다. 그 힘으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수 있다.

p, 137
그렇게 당신과 당신의 연인이 서로를 '알아 간다.' 알아 갈수록 상대에 대해 모호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이 두툼한 질감을 갖추어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깊이 스며들며 이제야 비로소 "사랑한다".

20대와 30대의 사랑은 다른 줄 알았다. 감정과 이성의 비율이 조금은 다르겠지. 얼마되지는 않지만 그동안 세상을 좀 더 살아오고 많은 사람을 만나왔기에 어쩌면 내가 좀 더 성숙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진정한 사랑은 진정안 자아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아니라 진짜 꾸며지지 않는 모습이 나온다. 때론 유치해 지기도 하고, 고집스러우며, 말도 안될 정도로 또라이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런 내 모습에 속상할지라도 모든 과정이 흔히 내가 말하던 '감정낭비'라고 칭하지 않는다. 함께 다르기 때문에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그 모든 순간들도 소중하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들은 사랑하기 때문에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다.
보고만 있어도, 사랑만 하기에도 아까운 날들에 끊임없이 감정 줄다리기를 하기 마련이다. 누가 조금 더 사랑한지 보여주기 내기라도 하듯, 그 마음을 위해서 시작한 것들이 결국 생채기를 내버린다. 평소 같았으면 '망했다.', '너무 에너지 소비가 크다.'라고 할 법한 일들을 이제는 '어떡하지?'라고 한다. 걱정을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관계 속에서의 고민과 염려는 에너지 낭비(굳이 '감정'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은 그만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일컬어 왔는데, 그 속에서 고민과 염려를 넘어서 걱정을 한다.
사람들이 나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든지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다. 그만큼 표면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내게는 편했다. 그 사람의 내면까지 들여다 볼 여유가 없었다. 반대로 누군가 내게 어떤 말을 하든, 행동을 취하든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내게 그렇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아니었기에. 그런데 '사랑'이라는 묘약은 퉁명하게 살아온 무뎌진 감정 덩어리를 말랑거리게 만들고, 상대의 손짓 눈짓 하나하나 신경을 쓰게 만든다. 그러다가 기뻤다가, 가슴이 저릿했다가, 미안했다가, 고마웠다가 하루에도 족히 열 번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내가 이렇게 민감했던 사람이었나. 몸 뿐만 아니라 감정도 이토록 예민했던가. 정말 다양한 자아를 만나곤 한다. 이런 내 모습이 많이 낯설기도 하지만 썩 나쁘지 않은 낯섦이다. 어느 때는 이방인이 된 것 마냥 모든 것들이 어색하고, 나 혼자 덩그러니 놓여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동안과는 다른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문득문득 느끼곤 하면 낯섦에서 오는 두려움도 있지만 그보다 흥미로움이 더 크다.
특별함이 없는 비슷한 일상을 보통의 하루로 채워나갔으면 했던 때가 있었다. 이벤트가 생기는 것들은 생각보다 즐거웠던 일들이 아니었기에 차라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었다. 조금은 심심할지라도 차라리 그게 낫다고 여겼다. 그런데 요즘은 보통의 하루로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어제와는 다른 원두를 마시고, 밥 한 끼를 먹어도 어제와는 다른 메뉴로, 시간이 지나고 이 즈음을 돌이켜 봤을 때 똑같았던 하루가 단 하나도 없었으면 하는 욕심을 내본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예쁘게 우리들의 색으로 꾸며나간다. 서로가 워낙 다른 색을 진하게 가지고 있기에 새롭게 색을 입히기란 녹록치 않다. 감히 쉽고 즐겁기만 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미안하고, 때론 감사하고, 때론 애틋한 좀 잡을 수 없는 이 감정들 사이에서 천천히 색을 입혀나간다. 덧입히고 덧입히다보면 조금씩 우리가 칠하고싶던 색이 나오겠지. 혹여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그 과정 마저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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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아침에게
윤성용 지음 / 멜라이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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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아침에게> _윤성용 지음

p. 20
아침은 하루를 살아내기 위한 준비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안과 두려움 앞에서 일정하게 반복되는 아침은 안정적인 삶의 기반이 된다. 나는 반복적인 아침 의식을 통해, 처음 맞이하는 오늘도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몸에 되새긴다. 그렇기에 매일 동일한 아침을 보내는 일은 오늘도 어제와 같이 평온하고, 어제와 같이 행복하고, 어제와 같이 용기 낼 수 있기를 바라는 기도가 된다. 오늘도 무사하기를. 무사히 지나가기를.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지도 받지도 않기를. 그런 염원을 새기는 일은 다분히 일상적이고 반복적인다.

p. 48-49
걷고 있을 때만큼은, 비록 그것이 일시적이라도, 평온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산책에는 두렷한 목표가 없고, 평온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산책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고, 발걸음이 같은 방향을 향해 있으며, 걷는 중에는 어쩔 수 없이 나 자신이나 상대방에게 좀 더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본질적으로 산책이란, 나라는 이질적은 존재 혹은 함께 걷는 이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일에 분명한 도움이 된다.
나의 산책에는 목적의식이 없다. 그래서 즐겁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존경하는 니체는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라고 말했다지만, 나는 위대해지기보다는 좀 더 가볍게 살고 싶어서 걷는다. 나는 전봇대 전선처럼 복잡하게 엉켜 있는 의미들을 걷어내고 삶에 여백을 만들기 위해 걷는다. 산책을 한 날이면 '오늘은 적어도 산책을 했으니 모든 것이 엉망인 날은 아니었다'라고 안심하게 된다. 그것이 요즘 내가 산책하는 이유다.

p. 77-78
요즘은 어느 때보다 마음이 좋다.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언젠가 내 인생은 추운 봄을 지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겨울은 한 차례 지나갔으나 한기가 남아 여전히 움츠려 있는 상태였다. 어쩌면 내 삶은 이제 막 어지럽고 혹독한 겨울을 지나 완연한 봄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매일 매일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가끔은 감당하기 어렵고 벅차기도 하지만, 그 또한 봄이기에 겪는 일이라 여긴다.

p. 94-95
이런 날은 내게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언제인가 스쳐 지나왔던 순간들의 모음이다. 나는 파편적으로마나마 이런 날들이 나에게 찾아왔고, 그것을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어쩌면 내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너무도 당연하다. 멀리서 바라보면, 각각의 기억들이 칵테일처럼 서로 흔들리고 뒤섰여서 아름다운 색깔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그저 앞으로 내가 해나갈 일은 더 나은 최고의 하루를 상상 할 수 있도록, 나를 붙잡는 순간들을 천천히 모아가는 것뿐이다.


안녕하신가영의 '겨울에서 봄'이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겨울은 지나온 삶 같은데 그렇다고 따스한 봄이 오지 않은듯해서. 그러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봄을 맞이한 것 같기도 하고. 그토록 애매한 3월의 날씨가 사람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그럴 때 들으면 같이 마음이 설레다가, 위로 받기도 하다가 그렇게 봄을 맞이한다. 계절의 봄은 일 년에 한 번 오는데 일상 속에서의 봄과 겨울은 수도 없이 오고 간다. 그래서 어느 때는 아침이 힘들기도 하다가, 기다려지기도 하다가, 이 반복됨에 힘겨워하다가 또 좋은 일이 생기면 그 기쁨을 만끽하다가 그렇게 오며가며 널을 뛰면서 지낸다. 그게 삶이고 일상의 모음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생각보다 녹록치가 않다. 보통의 하루를 그토록 바래왔건만 생각보다 그런 일상을 많지 않았고,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는 보통의 하루들이다.
책 속에서의 메세지들은 마치 내가 끄적여놓은 메모들 마냥 나와 닮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래서 좀 더 집중해서 읽고 싶었고, 조금이라도 오래 읽고 싶었다. 그럼에도 술술 읽혀지는 문장들이 아까운 마음과 함께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내가 꼭 하고 싶은 글들이 쓰여있기도 하고, 미처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것에 대한 글이 있기도 했으며, 일상 다반사의 세상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그렇게 순간의 조각이 또 하나 채워졌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단단히 메워져 일상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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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실조
유형길 지음 / 채륜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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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실조>
_유형길 지음

p.5
방황, 계절, 상실 그리고 긴 고독이 가까이 있습니다. 앞으로 허무와 외로움 무의미함을 내가 가는 정처 없는 곳에서 또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는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압니다. 여지껏 들이켰던 수많은 고뇌의 한 잔이 다시금 나를 있게 해 주려는, 이곳에 머무르라는 명확한 이유였음을. 삶의 불안한 확신이 더 우리의 아름다움이었음을 시인합니다.
확장과 환기의 경게에서 생각합니다. 어쩌면 내 안에 있는 말들은 완성도 있는 책을 쓰려는 욕망보단 완성도 있는 삶을 살고 싶은, 그대로의 빼곡한 근거는 아니었을까요. 전과 같이 상처와 결핍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내밀며 나는, 오늘만을 살아갈 뿐입니다.

p. 22
도리어 낭만이란 자유자재의 정적이고 인간에 이는 어김없는 찬미일 테니까.

p. 68-69
살아가는데 지속적인 해방이 있으려면 질서가 필요하다. 인생의 소용돌이, 눈의 유효는 어느 정도의 관여와 두려움 그리고 불안감을 합의한다. 다함없이 가치와 신념을 지켜 나가려면 안정적인 그릇 내에서 뛰쳐나가 독립하는, 허다한 질서 안으로 들어가 안주하는 등의 균형 잡힌 모순이 동시다발적으로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여 영원은 강화될 수 없기에 시작과 끝의 근원인 아름다움을 모르고 지나친다. 결코, 시간은 아름답지만 아름다움은 시간이 아닌 것을.

p. 105
보고 싶고 뵙고 싶던 그리움을 풍기는 사람을 마주한다면 못마땅함과 투덜거림을 남기기보단 사랑이란 단어를 문장으로 바꿔 능동적인 표현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랑한다면, 사랑할수록, 사랑합니다. 어쩜 사랑할 수 있어서 나는 당신이 감사합니다.

p. 118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마지막 최선의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 자그마치 그 모습을 나에게 가장 먼저 보여 주고 싶은 사람이기를. 나는 지금 누군가의 정점으로 있는 사람이고. 지금 이 젊음이 정점인 것을 생각하며 오늘의 고통을 오늘의 고통으로 남기며 사랑한 당신과 나에게 축배를.

p. 119
우리는 아름답게 태어나려는 이유보다 귀중하게 태어나려는 이유가 더 많은 존재니까.

p. 128
계절 끝에서야 말합니다 사랑하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이 꼭 나인 것 같아 그랬습니다.

p. 143
아무것도 아니라는 내가 나를 구별할 줄 알게 되면, 그 자체로 순간을 얻고 살아난다는 것. 작고 작은 깜박임의 티끌이 사랑만큼의 우아함이다.

p. 234-235
사랑을 대표해 몫이 있다면 소중한 이에게 전해지기 전, 종이에 수북이 적혀있는 사랑 받을 이와 사랑할 이. 그 누구도 언제인지 모르는 이면이 필요한가 봅니다. 고맙습니다 여전히 언제나.


책을 한 권들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읽는게 요즘 내가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 거기에 커피도 맛있고, 책까지 재미있다면 더 할 나위 없다. 눈길이 가는 문장에 칠을 덧대고, 그렇게 한 번 더 기억하면서 책에 온전히 집중한다. 그렇게 좋은 글을 발견하면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 함께 드는 생각은 이토록 글을 멋있게 쓰는 사람은 대체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하다. 또 그러면서 섬세하게 표현이 가능한 한국어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알지 못했던 단어를 찾아보기도 한다. 생각보다 한국어에 내가 알지 못하는 예쁜 단어들이 많았다. 그런 어휘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한 기쁨이 있을까.
책의 모든 문장을 다 기억하고 싶다는 말은 무리지겠지만, 이토록 정신없이 문장에 색을 덧입혀 본 적은 오랜만이다. 그런 책을 만났다는 것에 감사함마저 든다. 연속되는 일상에서 무념무상의 시간으로 보낼 수도 있겠지만, 좋은 글과 함께 한다는 것은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 생각된다. 책 한 권을 들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시간이 적지 않아 행복과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
제목 자체는 힘겨움 자체이지만 그 속에 담긴 글들은 실조가 아닌 풍요로움이다. 이런 풍요로움을 쉽게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책을 읽어가는 내내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어렵고 힘든 책 제목은 어쩌면 이런 제목임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펴는 사람들에게 선택적으로 주어진 선물이 아닐까. 낭만이 가득 담긴 책은 한 여름의 무더움에 지친 몸과 마음 모두를 회복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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