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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될게
신명진 지음 / 데이원 / 2026년 5월
평점 :
1977년 인천광역시 소래포구 바닷가에서 태어나 5살때 기차역에서 오른쪽팔과 양쪽 다리를 잃었다. 이후 장애를 극복해 백두산 왕주, 풀마라톤 코스 완주, 서울시청 사서취직, 페럴림픽 수영종목 금메달을 땄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보고 "대단하다", "멋있다" 라고 하는게 가끔 실례라고 생각될때가 있다. "100프로 똑같은 사람처럼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녹록치 않다. 남들과 똑같이 보지도 않으며, 함부로 보는 시선조차 거두지도 않는다. (이건 왜이리 힘든 일일까)
하지만 나를 동정하고 다르게 보는 시선은 공감이 되기에,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시선을 견디는 일'은 어느정도 대화가 되겠다는 반가움이 컸다.
물론, 이런 말이 비겁할수도 있다. 그에게는 보이는 요소가 있으며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든 결함은 그사람의 극복을 아름답게 한다. 나는 안팍으로 장애물이 많았고 현재도 겪고 있는데 가끔 내가 나도 모르게 그런 것들을 이겨냈다고 생각하면 "우와 진짜 대단하다" 는 생각이 든다.
그런힘이 잠깐이라도 나쁜 생각을 하다가고 내 자신이 기특해서 결국 살게 된다는 뜻이다.
죽음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고 태연하면서도, 그렇게 생각하기까지의 과정이 죽는 이후 소멸될 것이라 생각하면 오히려 그게 더 아까운 것 같다.
그만큼 고난과 수난은 그것을 극복하는 맛으로 삶을 이어가게 한다. 자신에게 고난이 있기에 그것이 희망의 먹이가 된다는 소리다.
그에게도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내 고난이 내 희망의 먹이가 되는 느낌, 그래서 내가 한뼘 자라고 있다는 느낌.
그와 내가 자기 자신의 희망에 올바른 먹이를 주고 살아간다는 걸 자부심으로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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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 볼 뿐인 도전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채찍질해 왔지만 얼마나 간절했겠는가! 내 인생은 나한테서 뭐든 앗아가기만 하지, 도무지 보태어 주는 건 없다는 알량한 불평불만과 함께 때로는 좌절감에 빠질 때면, 스스로가 궁상맞게 느껴져서 의기소침한 모습조차 내보이기 싫은 나머지 애써 강한 척을 하던 나. 그래, 나는 단단하고 씩씩한 사람이 아니라, 무르고 나약했다. 그 나약함을 들키기 싫어서 발버둥쳤던 도전이 마침내 성공한 것이다. 마음에선 환희가 타올랐지만 어머니에게는 아주 담담히 이야길 했다.
"엄마, 나 서울시청 사서 됐어."
"뭐어?"
놀라 토끼 눈이 된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방으로 들어가 한참 동안 나오지 않으셨다. 간간히 들리던 울음소리, 눈물을 찍어 내느라 바스락거리던 휴지 소리, 방문 틈새로 새어 나오던 그 소리를 가만히 듣던 그날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_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