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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치다 술독에 퐁당
한지혜 지음 / 톰캣 / 2026년 5월
평점 :
남들처럼 버젓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려했다. 하지만 도저히 일이 풀리지 않았고, 회사를 나와 막걸리 빚는 기술을 배워 전통주 브랜드 '해일막걸리'를 창업했다.
책에 쓴 것들은 모두 용기있고, 매번 돌파구를 찾아가는 용감한 모습이라 놀라울 정도였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이런것들은 될때까지 최선을 다했다..
한 업체를 성공시키는 건 기세와 깡뿐이며,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는 집착공의 자세인듯 하다. 항상 이런류의 에세이를 볼때마다 나도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하며 점검하게 되는데, 적어도 내가 어른의 자세로 조금씩 꺽어가고 있는듯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마인드는 움직이고 행동은 주춤하지만.. 누군가는 이렇듯 행동이 느리기 때문에, 재빠른 실행력과 메타인지 능력은 순수 정신적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성실하면 알아준다고 했던가, 전국 팔도를 다니며 막걸리 빚는 수업을 하고 밤낮없이 양조를 하고 모든 가게일을 셀프로 하는 만큼, 주변 사람들은 또 다른 주변 사람들에게 가감없이 홍보하기 시작했다.
닮고싶다. 망설이지 않으면서 성실함으로 돌파구를 찾고 그덕분에 신뢰를 얻는 기술, 빚이 두려워 한번도 과감한 도전을 하지 않는 나한텐 유니콘같다..
실제로 해일막걸리는 내가 어느 백화점몰에서 파는 걸 봤는데 나중에 이 책에서 이 막걸리 이름이 등장하는걸 보고 엄청 반가웠다. 응? 맞아 막걸리에 다양한 맛이 있어서 진짜 신기했는데 하며..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지만, 앞으로 해일막걸리를 보면 내적 친밀감이 생겨 신생 막걸리 전문 기업이 있더라 하며 조심스레 추천하고 싶다. 작가가 말하는 '어둠의 마케팅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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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따리장수처럼 여러 장소에서 막걸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좋고, 온라인에서 미리 마케팅을 해두는 것도 좋다. 하지만 막걸리 양조장을 차리는 일도 시급했다. 이를 위해 나는 어쨌던 공간을 임차해야 했다. 법적으로 제조업은 독립된 제조장을 갖추어야만 하니까. 그러나 선명한 계획은 없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공간을 계약할지 아무것도 정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예산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다른 조건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외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어갈 생각이었다. 언제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어떻게든 되겠지. _ 104
🔖 인테리어를 마친 매장은 뭐랄까, 한적했다. 작은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려고 사방을 흰색으로 칠하긴 했지만 거기에서 오는 착시라기보다 그냥 짐이 없었다. 계획했던 거대한 가구를 다 갖춰놓긴 했는데 더 이상 뭘 더 해야 하나. 당장 남은 돈도 얼마 없고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빈틈을 근사하게 메울 자신도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 차차 채워지리라 생각하며 무작정 나만의 막걸리 양조장 해일막걸리의 개업을 선언했다. _ 117
🔖 모든 새내기 자영업자에게는 벗어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가 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원을 투입해야 하고, 그 자원을 벌기 위해서는 매출을 늘려야 한다는 거다. 도저히 빈틈이 보이지 않는 이 굴레 안에서 하나의 샛길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바로, 새어나가는 비용을 줄이는 거였다. 사업 초기에 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시간은 가득했기 때문이다. _ 135